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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회 더하우스콘서트 리뷰

박준영 | 2017-10-25 10:10:58



음악가는 연주를 하고 관객들은 그 주위 마룻바닥에 둘러 앉아 음악을 듣는다. 누가 생각해봐도 매우 신선하고 독특한 공연 방식이다. 2002년 연희동 자택에서 시작된 박창수의 더 하우스 콘서트는 클래식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이번에 584번째를 맞았다. 이 공연은 볼때마다 느껴지는 것이지만 여러 다른 공연장들의 음향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가장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기에 피부로 와 닿을 듯 음이 매우 생생하고 바닥에서부터 올라와 가슴으로 꽂히는 독자적인 음향 전달방식이 특징이다. 하지만 장시간 바닥에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세에 따라 다리가 아플 수 있고 방음의 한계가 있어 버스킹 공연 등 대학로 주변 소음을 감당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하우스 콘서트가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주자들의 호흡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가장 직접적으로 대면한다는 고유의 매력 덕분일 것이다.
이 날은 피아니스트 이대욱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는 즉흥적인 감정표현을 배제한 채 건반을 누르는 힘의 양과 페달량까지 철저히 계산된 시나리오 안에서 연주했다. 긴 호흡으로 음악을 흘러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음표 하나하나의 소리를 들으며 전체적인 균형에 신경썼다. 흐트러짐없는 일관된 소리를 내며 지적인 연주라 할만 했지만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밋밋하게 들린것이 사실이다. 브람스의 8개 피아노소품은 단정하지만 색채감이 부족했고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는 강렬한 음향들을 평범하고 너무 안정적으로만 풀어내어 불꽃같은 격정을 느끼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쇤베르크의 5개 피아노 소품에서 자칫 의미없게 들릴수 있는 음들을 그만의 연주법으로 마법처럼 살아 움직이게 했다. 마치 자신의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예술작품을 창조해내기 위해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각상을 깎아내가듯 건반 하나에 음악전체에서 치밀하게 게산된 듯한 딱 필요한 만큼의 무게와 감정만 실어내 생명력을 부여했다. 그렇게 관객들에게 쇤베르크가 의도했던 복잡하고 난해한 음들의 향연속에서만 드러날 수 있는 신비로움을 느끼게 했다. 마지막으로 쇼팽의 환상 폴로네이즈가 연주되었는데 깊은 우수와 비애감이 묻어나는 이 곡에서 그는 음악의 감정표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한발 뒤로 물러나 관조하며 자신의 분석적이고 학구적인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 하콘
    안녕하세요 박준영 님 :) 하콘을 자주 찾아주시는데 이제서야 성함을 알게 되네요.
    하콘의 공연에 늘 가장 먼저 도착해서 편안한 자리가 아닌, 소리를 가장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자리에 착석하시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하우스콘서트에도 이해가 남다르신 것 같아요. 하콘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지난 공연의 감상을 이렇게 저희와도 나눠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 번에 뵈었을 땐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2017-10-26
    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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