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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th 하우스 콘서트 관람기

장인준 | 2017-11-10 14:11:58



장르 특성상 익숙치 않은 공연이 될 수도 있다는 일종의 팁(?)과 함께 시작되는 박창수 선생님의 연주.
하지만 연주자의 음악은 그 어떤 이해력이나 지식 같은 매개물을 요하지 않은 채 무엇보다 거침없이 우리 마음을 동요시킵니다.
우린 그저 그 분위기에 따라 연주자가 발산하는 그 순간 순간의 감정에 반응할 마음의 준비만 하면 됩니다.

긴 침묵 속에서 시작되는 하나의 피아노 음.
이토록 그 상황에 절대적으로 맞는 그 음 하나를 찾기 위해 연주자가 요했을 고도의 집중력과 음의 절묘함에 감탄하게 되고,
놀랍도록 지속되는 그 집중력과 폭발력 속에서도 첫 음이 심어준 여운은 연주 내내 제가 체험하는 감정의 기반이 되어줍니다.

도발적인 연주자의 소리는 관객들에게도 동일한 집중력을 강요하며 우린 자의적으로, 때론 거의 반강제적으로 연주자의 감정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거칠고 매섭게 몰아치는 때도 있는 가하면 어느 순간엔 폭풍이 지나간 뒤의 그 불안한 차분함 같은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장르특성상 내러티브가 존재할 수 없는 구조처럼 보였지만, 다 듣고나면 종횡무진 속에서도 어떤 감정의 방향성이 안내하는 굴곡의 내러티브가
묘하게 느껴진다고 하면 이상하려나요.

소리를 내는 건 피아노지만 연주자가 그토록 학대하는 건 피아노 건반이 아닌 자신의 마음 그 자체가 아닐까.
'이건 더 이상 피아노 연주라 부를 수 없는, 부르기엔 아까운, 이 연주자만이 표현 가능한 고유의 미학적 감각'이라는 생각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 하콘
    인준씨, 소중한 관람기 고마워요.\"폭풍이 지나간 뒤의 불안한 차분함\" 이라는 말이 무척 공감되네요. 아마 박창수 선생님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고유한 감각> 이겠죠? ^^

    2017-11-11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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