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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객석] 2017년 7월호 - My Favorite Thing - 작곡가 박창수

월간객석 2017. 07
​36쪽, My Favorite Thing


작곡가 박창수

마음 깊은 곳의 음악

2002년 여름, 평화롭고 고즈넉한 골목길을 돌아 연희동 이층집 대문 앞에 걸린 더하우스콘서트(이하 하콘) 문패를 확인하고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 음악회를 관람했던 추억을 소환해 본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하콘은 이제 집(하우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를 바꿨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건 '하우스'가 갖는 편안하고 따뜻하고 진솔한 내면적 개념의 가치다. 하콘의 주인장 박창수 대표는 그렇게 15년 동안 우리 사회에 문화가 있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한 발짝씩 걸으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의미 있는 역사를 써 왔다.

문턱이 없는 무대를 통해 연주자와 청중과의 긴밀한 호흡을 추구하고 싶었던 그의 바람에 힘입어 그동안 수많은 연주자와 청중이 하콘을 다녀갔다. 그리고 우리 음악계에도 하콘과 같은 형태의 무대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무대에서도 이제 꾸준히 하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2012년부터 하콘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그 꿈을 더 넓혀갔다. 매년 여름페스티벌 형태로 한 달간 한국중국일본인도영국독일스페인미국 세계 곳곳의 다양한 공간에서 열리는 프로젝트인 원먼스 페스티벌(2017 7 1~31)은 공간과 장르, 프로와 아마추어, 나라와 이념 등 어떤 것에도 제한을 주지 않는 다양성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스스로 음악가이기에 연주자들에게 하콘을 통해 서고 싶은 무대를 만들어 주고 싶은 목적이 가장 컸다는 박창수 대표는 그 진정성이 무대와 청중 사이로 전해져 좋은 하모니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한다.

"하콘을 운영하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의미 있는 일이기에 보람도 컸습니다. 하지만 음악가인 저로서는 늘 작곡에 대한 열망이 남아 있지요. 언젠가는 제 본업인 작곡가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학창시절 오선지에 꾹꾹 눌러 그리던 이 오래된 연필과 중학교 때 처음 제 손으로 산 LP판은 그래서 항상 제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입니다."

그는 그동안 하콘에서 펼쳐진 무대의 횟수와 장르 등 변화과정을 그린 그래프를 보여주었다. 무수히 늘어난 음악회들이 수많은 점들로 표시되어 있었다.

"어쩌면 하콘 음악회들이 저에겐 하나의 큰 작품일지도 모르죠. 이 연주들이 모여 이룬 점들이 청중에게 의미있는 감동을 전한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하콘은 장르뿐 아니라 콘텐츠도 확장시켜 더 깊고 넓게 나갈 계획입니다."

그는 하콘에서 들려주는 음악과 이야기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좋은 것들이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정신의 가치,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회를 꿈꾸면서 말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개인의 행복에 관심이 많은 우리 사회에 조금은 낯설게 다가오는 단어인 '사명감'이라는 가치가 떠올랐다. 어느 시대나 사명감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나침반이며 닻이고 방향타이며 모든 창의의 근본이었다. 우리가 누구이며 어떤 사명감을 가졌는지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 소중한 가치를 지켜온 하콘의 무대를 그래서 더욱 응원하고 싶다.

 

글 국지연 기자(ji@gaeksuk.com)
사진 심규태(HARU)

 

박창수는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더하우스콘서트 대표다. 2002 7, 연희동자택에서 시작한 하우스콘서트로 작은 음악회 열풍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후 전국적으로 하우스콘서트를 확대해 나가며 작지만 생생한 소통이 오가는 공연으로 풀뿌리 문화의 꽃을 피우는 것은 물론, 기초문화 다지기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