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더듬어보니 하우스콘서트는 언제나 친구들과 함께였지
정작 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인 "어머니"를 모시고 온 적이 없었습니다.

어머니께 공연에 함께 가지 않으시겠냐고 먼저 여쭤보는게 어쩌면 그렇게도 힘들던지요.
사실 별 거아니지만,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평소에 클래식은 베토벤이나 쇼팽말고는 별 관심이 없으신줄알았던 어머니가
선율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으니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상념때문일까요,
슬프기로 유명한 비탈리나 바흐의 샤콘느보다
저에게는 어제의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가 더욱 애수에 젖은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악장이 진행될수록 제가 너무나 불효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어느 곳보다 특별하며 보물같은 공연이 있다고,
"하우스콘서트"라는 곳이라고 매일 말씀드렸는데
정작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올 생각은 왜 하지 못했던걸까요? 이렇게 즐거워하시는데

앞으로 어머니랑 자주와야겠다는 생각이 연주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 맴도는 하루였습니다.



관람기이지만, 잠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모순되는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어제의 공연은
섬세하면서도 거침없는 연주의 연속이었습니다.

거침없는 현과 활은 강한 타건의 피아노 음표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날아다녔고,
바이올린의 몸통에서 나오는 나무의 울음과 같은 울림은 짙었습니다.


기교에 집착하기보다는 음 하나하나를 해석하고 이해해서 연주하려는 태도도 인상깊었습니다.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는 악장이 진행되며
피날레로 갈수록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각각 다른 악기로서의 독립된 음색이아닌
마치 단일 악기인것처럼 하나가 된 듯 조화롭게 울리는 멜로디가 아름다웠고,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는 마지막 4악장까지의 긴 여정이 끝났을때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것이다"라는
어떤 영화의 대사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웃는 모습이랄까요?

흐느끼는 현의 선율로인해
저를 마지막까지 연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만든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역시
사랑의 기쁨보다는 앙코르로 조금 더 적절한 선택이 아니였나라고 생각됩니다.  


어제의 공연, 기교나 감정적인 측면에서도 좋았지만 모든걸떠나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저를 되돌아보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