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홈피(2003)에서 찾아온 두가지의 글 입니다.
하라다와의 만남(20030303)
하라다를 만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치노에게 한 말.
-당신이 나를 믿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다-
14년전 처음 치노를 만났을때 그는 빨간바지였다.
작년에 치노에 대한 만남의 얘기를 게시판(33번)에 올린적이 있다
이번에 하라다를 처음 만났을때 그도 치노와 만났을 때 처럼 빨간 바지를
입고 있었다. 치노 53세. 하라다 56세.
그를 만나기 하루전 치노의 집에서 들은 하라다의 음악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 인상은...
이건~ 괴물이다
그의 엄청난 힘과 스피드에 나는 기가 질려 버렸다.
*첫번째 충격
그에 관한 치노의 소개를 이어서 듣게 된다.
그는 Aketa no Mise에서 25년간 매달 한번씩의 공연만을 갖는다.
아주 가끔 특별한 경우 외부공연도 하지만 그는 한곳을 고집하고 있다.
25년이란 시간동안...
(Aketa에서 포핸즈를 할 때 그는, 여기 피아노가 너무 나빠 나빠를... 되뇌였다)
*두번째 충격
그는 일본 문화계의 모든지원을 거부한다.
부끄럽지만 우리로선 이부분에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내가 받고 싶다 하더라도 나에겐 주지않을 것이다.
그는 오로지 노동의 댓가로만 밥을 먹는다고 한다.
실재로 그는 공사판의 일용직으로 평생 곡괭이와 삽질을 하고 있다.
노동자 피아니스트...
*세번째 충격
22일 나와 치노의 공연을 보고 그는 24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22일 공연직후 떠나버려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의 집을 찾았다. 집은 매우좁은 원룸형식의 아파트였다.
들어가자마자 현관엔 공사용 헬멧이 걸려있고 거실(방) 한 가득 모든 살림살이로
그득하다. 그의 행위?에 비해 그 사는 모습의 초라함에 나는 띵~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사람이 하라다인가...
*네번째 충격
치노와 나, 하라다와 그의 부인. 통역의 하나꼬...
(그는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을 부르는 배려를 했다)
첫 인사를 나눈 후 치노가 화장실을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한시간동안 그 비좁은 화장실서 나오지 못했다. 화장실 문의 고장...
문을 열어 보려고 모두 매달리는 해프닝 속에서 한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피아니스트의 집에 피아노가 없다...
*다섯번째 충격
그는 피아노 연습이 따로 없다. 단 공연 30분 전 손을 푸는 것이 유일한 일이다.
확실히 그는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치노와 나에게 당신들은 피아니스트다. 나 하라다는 아니다,
라고 했던 말의 의미는...
그의 초대...그는 나를 매우 환대해 준 경우인거 같다. 샤브샤브와 김치국수.
그리고 배추김치와 갓김치...하라다의 부인은 제일교포 3세로 가야금과
거문고를 공부했다고 한다.
나중에 하우스에서 공연하겠냐는 제의...
그는 받아들였다.
.......
25일 Aketa no Mise의 공연에 예상 못햇던 그가 나타났다.
1부때는 연주장 밖에서 내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무슨 의미일까...
2부 순서에서 그와 나, 그리고 세명의 다른 뮤지션이 연주를 시작했다.
나머지 세사람의 뮤지션은 소리의 존재를 잃어버렸다...잃어버리게 한?
그의 파워 속에서 나는 빈틈을 찾아 치고 들어간다.
포핸즈로 그와 나는 그렇게 만났다.
언젠가 한번 제대로 붙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타이틀 매치....
비기기 위해선 그를 더 알아야 한다.
그의 장점과 단점을 발견한 지금의 성과....
치노가 누구를 그렇게 인정하는 모습을 처음봤다.
그는 그가 매우 강한 사람이다, 라고 말한다.
내가 발견한 모습
-그는 매우 따뜻한 사람이며 약한 사람이기도 하다- ...
가을쯤 하우스서 만나게 될지도...
==========================================================
하라다와의 대담(20030817)
오늘 오전 하라다씨가 일본으로 돌아갔다.
어제 저녁에 4시간 동안 대화한 내용을 아래에 옮겨본다.
###오후 6시 고속터미널서 만난 우리는 서초동의 갈비집으로 가기로 했다.
박:소주 마실까?
하:일단 맥주부터 마시고 소주를 마시자.
박:하우스 콘서트에서의 인상은 어땠는가.
하:일단 피아노가 무척 맘에 들었다. 아케타노미세 에서 연주하던 느낌과 많이 달랐다.
만약 아케타노미세에 스타인웨이가 있어도 사실 그 공간엔 어울리지 않는다.
하:관객은 어떤 사람들이 왔었는가.
박:.....이런저런 다양한 사람들이 왔었다.(하우스 식구들을 소개했다)
하: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박:매우 깊은 인상을 줬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이었다.
하:당신은 어땠는가.
박:1부는 조금 불안했다. 2부에서 훨씬 안정적이었던거 같다.
인터미션때 당신이 뭔가를 생각한다고 느꼈다.
글쓰는 친구가 당신과 나를 비교해 쓴 흥미있는 글이 내 홈 게시판에 올려졌다.
하:궁금하다. 번역해서 보겠다.
하:일본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예술에 대한 흥미가 없다. 30년전의 내 팬들이 지금도 찾아온다. 그대신 젊고 새로운 사람을 보기가 힘들다.
박:30년 팬이라...한편 일본인의 꾸준함이 엿보인다. 그도 훌륭하단 생각이 든다.
하:그런가? 한국의 젊은이들은 일본의 젊은이들에 비해 수용하려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박:어떻게 보면 예전 일본도 그러지 않았던가.
하:요즘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선 한국음식이 유행이다, 비빔밥과 김밥이 인기다. 근데 김밥 한줄에 만원이나 한다.
박:김밥은 일본에도 있지 않나?
하:한국식 김밥이 유행이다.
박:무슨 음식을 좋아하나?
하:연어를 좋아한다. 거의 매일 먹는다. 한국에선 못본거 같은데...
박:한국에도 있다. 난 장어를 좋아하는데...당신과 장어집 가려다 이곳으로 온거다.
하:나는 장어요리를 일년에 한번 정도 먹는다.
하:치노와는 언제부터 알았는가.
박:14년 전에 처음 만났고 교류문제에 의견차이가 있어 싸운후 10년가까이 안보다가 최근 몇년전 부터 다시 만나고 있다.
하:나도 치노와 싸운후 10년정도 안본 적 있다.
박:^^...
박:한국음악가와는 누구하고 연주 해 봤나?
하:김대환. 박재천이랑 해봤다.
박:강태환과는 안해봤나?
하:씨디로 음악을 들어봤는데 끌리지 않았다. 당신은 강태환과 해봤나?
박:20회 정도 해봤다.사이가 좀 멀어져 최근엔 안하고 있다.
하:당신은 잘 싸우는가?
박:...^^ 그렇진 않다
하:^^...
박:당신의 1985년 녹음한 씨디를 들어봤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나.
하:차이...없다고 생각한다.
박:난 분명 더 젊다는 생각이 들던데?
하:오히려 힘은 그때보다 지금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박:내 경우도 그것을 느낀다. 나이들어감에 따라 붙는 힘이란게 있는거 같다.
하:음색(이라는 표현을 했다)이 있는 예술가가 많지 않다. 유명하더라도 자기의 색깔을 가진 연주자는 찾기 힘들다.
박:동감이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를 존중해야 하는 자세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카페로 옮겼지만 금연카페여서 우리는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박:요즘 담배 피우는게 눈치가 보이게 됐다.
하:일본도 요즘 그렇다.
###다른 까페
박:당신은 언제 흔들리는가. 또는 약해질땐 언제인가.
하: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박:정말 없었는가.
하:없었다. 한가지... 나이가 들면 연주를 못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은 있다.
(옆에서 부인인 장리향씨가 거든다-아마 죽을때까지 할 거예요)
박:사람들은 당신이 피아노가 없다는데 대해 신기하게 생각한다.
하:필요가 없기 때문에 없는거다.
박:당신은 나보다 16살이 많다.나에게 음악적인 또는 삶에 대한 충고를 해준다면?
하:어차피 사람 사는거 다 제각각 아닌가.
박:째즈클럽서의 공연 기획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음에 한국에 오면 해보겠는가. 그리고 하우스서 또 해보고 싶은가.
하:클럽 공연은 하고 싶지 않다. 좀 더 제대로 된 무대에 서고 싶다. 하우스는 다시 하고 싶은 무대다. 일년에 한번 정도 오면 그때마다 하우스서 하고싶다. 한국의 음악관중은 일본보다 순수하게 느껴진다. 하우스 끝나고 어떤 여자가 다가와 공연을 잘 봤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봤다. 일본선 그런 일이 절대 없다.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그냥 돌아간다.
하:당신은 음악만으로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는가.
박: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인가. 사실 크게 문제를 느끼진 못하고 있다. 당신은 노동일을 언제부터 했는가
하:10년정도 해오고 있다. 그전에는 음악만 했었다.
하:당신은 연주하면서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생각하며 연주하는거 같다.
박:잘못 본 거다. 그렇진 않다.
하:정말 그렇단 말인가. 아닌거 같은데...
박:아마 작곡을 전공한 나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무엇을 당신이 보는거 같은데...당신과의 차이점 일 수도 있다.
하:하우스에 어울리는 일본의 인형공연예술가를 추천하고 싶다. 가능한가.
박:물론 가능하다 추천해 달라. 이렇게 교류하는것은 나에겐 기쁨이다.
박:올초 일본에 갔을때 이미 얘기했었지만 앞으로 당신과 치노 그리고 나, 세사람의 공연에 대한 계획을 만들어 보겠다.
하:무리하지 않았으면 한다.
(옆에서 장리향씨가 일한교류기금 신청얘기를 한다)
박:일단 공무원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진 않다. ^^
하:나도 그렇다. ^^
박:물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노력해 보는것이다. 그것이 안 통할땐 나도 어쩔 수 없다.
하:세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건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당연하다. 첨부터 끝까지 그렇게 할 생각은 없다. 분명 세사람의 스타일이 다르다.
하지만 어느정도 융통성이 필요할 땐...상황에 맡겨달라.
###식사와 커피를 내가 계산했다.
하:잘 먹었다. 다음에 일본에 오면 내가 대접하겠다.
박:기대하겠다.
###헤어질땐 서로에게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아쉬웠다. 몇번의 악수...
박:공항으로 가는 방법은 알고 있나
하:물론 알고 있다. 걱정하지 마라.
하:씨유 어게인...
박:.....씨유 순 ^^
하:^^...
#멀어지는 사이사이 몇번의 손인사...
오후 10시.
올 초 처음 만남부터 서로에게 끌리는 점이 분명 있었던거 같다.
그 이유는 뭘까...
하라다와의 만남(20030303)
하라다를 만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치노에게 한 말.
-당신이 나를 믿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다-
14년전 처음 치노를 만났을때 그는 빨간바지였다.
작년에 치노에 대한 만남의 얘기를 게시판(33번)에 올린적이 있다
이번에 하라다를 처음 만났을때 그도 치노와 만났을 때 처럼 빨간 바지를
입고 있었다. 치노 53세. 하라다 56세.
그를 만나기 하루전 치노의 집에서 들은 하라다의 음악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 인상은...
이건~ 괴물이다
그의 엄청난 힘과 스피드에 나는 기가 질려 버렸다.
*첫번째 충격
그에 관한 치노의 소개를 이어서 듣게 된다.
그는 Aketa no Mise에서 25년간 매달 한번씩의 공연만을 갖는다.
아주 가끔 특별한 경우 외부공연도 하지만 그는 한곳을 고집하고 있다.
25년이란 시간동안...
(Aketa에서 포핸즈를 할 때 그는, 여기 피아노가 너무 나빠 나빠를... 되뇌였다)
*두번째 충격
그는 일본 문화계의 모든지원을 거부한다.
부끄럽지만 우리로선 이부분에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내가 받고 싶다 하더라도 나에겐 주지않을 것이다.
그는 오로지 노동의 댓가로만 밥을 먹는다고 한다.
실재로 그는 공사판의 일용직으로 평생 곡괭이와 삽질을 하고 있다.
노동자 피아니스트...
*세번째 충격
22일 나와 치노의 공연을 보고 그는 24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22일 공연직후 떠나버려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의 집을 찾았다. 집은 매우좁은 원룸형식의 아파트였다.
들어가자마자 현관엔 공사용 헬멧이 걸려있고 거실(방) 한 가득 모든 살림살이로
그득하다. 그의 행위?에 비해 그 사는 모습의 초라함에 나는 띵~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사람이 하라다인가...
*네번째 충격
치노와 나, 하라다와 그의 부인. 통역의 하나꼬...
(그는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을 부르는 배려를 했다)
첫 인사를 나눈 후 치노가 화장실을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한시간동안 그 비좁은 화장실서 나오지 못했다. 화장실 문의 고장...
문을 열어 보려고 모두 매달리는 해프닝 속에서 한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피아니스트의 집에 피아노가 없다...
*다섯번째 충격
그는 피아노 연습이 따로 없다. 단 공연 30분 전 손을 푸는 것이 유일한 일이다.
확실히 그는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치노와 나에게 당신들은 피아니스트다. 나 하라다는 아니다,
라고 했던 말의 의미는...
그의 초대...그는 나를 매우 환대해 준 경우인거 같다. 샤브샤브와 김치국수.
그리고 배추김치와 갓김치...하라다의 부인은 제일교포 3세로 가야금과
거문고를 공부했다고 한다.
나중에 하우스에서 공연하겠냐는 제의...
그는 받아들였다.
.......
25일 Aketa no Mise의 공연에 예상 못햇던 그가 나타났다.
1부때는 연주장 밖에서 내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무슨 의미일까...
2부 순서에서 그와 나, 그리고 세명의 다른 뮤지션이 연주를 시작했다.
나머지 세사람의 뮤지션은 소리의 존재를 잃어버렸다...잃어버리게 한?
그의 파워 속에서 나는 빈틈을 찾아 치고 들어간다.
포핸즈로 그와 나는 그렇게 만났다.
언젠가 한번 제대로 붙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타이틀 매치....
비기기 위해선 그를 더 알아야 한다.
그의 장점과 단점을 발견한 지금의 성과....
치노가 누구를 그렇게 인정하는 모습을 처음봤다.
그는 그가 매우 강한 사람이다, 라고 말한다.
내가 발견한 모습
-그는 매우 따뜻한 사람이며 약한 사람이기도 하다- ...
가을쯤 하우스서 만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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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와의 대담(20030817)
오늘 오전 하라다씨가 일본으로 돌아갔다.
어제 저녁에 4시간 동안 대화한 내용을 아래에 옮겨본다.
###오후 6시 고속터미널서 만난 우리는 서초동의 갈비집으로 가기로 했다.
박:소주 마실까?
하:일단 맥주부터 마시고 소주를 마시자.
박:하우스 콘서트에서의 인상은 어땠는가.
하:일단 피아노가 무척 맘에 들었다. 아케타노미세 에서 연주하던 느낌과 많이 달랐다.
만약 아케타노미세에 스타인웨이가 있어도 사실 그 공간엔 어울리지 않는다.
하:관객은 어떤 사람들이 왔었는가.
박:.....이런저런 다양한 사람들이 왔었다.(하우스 식구들을 소개했다)
하: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박:매우 깊은 인상을 줬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이었다.
하:당신은 어땠는가.
박:1부는 조금 불안했다. 2부에서 훨씬 안정적이었던거 같다.
인터미션때 당신이 뭔가를 생각한다고 느꼈다.
글쓰는 친구가 당신과 나를 비교해 쓴 흥미있는 글이 내 홈 게시판에 올려졌다.
하:궁금하다. 번역해서 보겠다.
하:일본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예술에 대한 흥미가 없다. 30년전의 내 팬들이 지금도 찾아온다. 그대신 젊고 새로운 사람을 보기가 힘들다.
박:30년 팬이라...한편 일본인의 꾸준함이 엿보인다. 그도 훌륭하단 생각이 든다.
하:그런가? 한국의 젊은이들은 일본의 젊은이들에 비해 수용하려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박:어떻게 보면 예전 일본도 그러지 않았던가.
하:요즘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선 한국음식이 유행이다, 비빔밥과 김밥이 인기다. 근데 김밥 한줄에 만원이나 한다.
박:김밥은 일본에도 있지 않나?
하:한국식 김밥이 유행이다.
박:무슨 음식을 좋아하나?
하:연어를 좋아한다. 거의 매일 먹는다. 한국에선 못본거 같은데...
박:한국에도 있다. 난 장어를 좋아하는데...당신과 장어집 가려다 이곳으로 온거다.
하:나는 장어요리를 일년에 한번 정도 먹는다.
하:치노와는 언제부터 알았는가.
박:14년 전에 처음 만났고 교류문제에 의견차이가 있어 싸운후 10년가까이 안보다가 최근 몇년전 부터 다시 만나고 있다.
하:나도 치노와 싸운후 10년정도 안본 적 있다.
박:^^...
박:한국음악가와는 누구하고 연주 해 봤나?
하:김대환. 박재천이랑 해봤다.
박:강태환과는 안해봤나?
하:씨디로 음악을 들어봤는데 끌리지 않았다. 당신은 강태환과 해봤나?
박:20회 정도 해봤다.사이가 좀 멀어져 최근엔 안하고 있다.
하:당신은 잘 싸우는가?
박:...^^ 그렇진 않다
하:^^...
박:당신의 1985년 녹음한 씨디를 들어봤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나.
하:차이...없다고 생각한다.
박:난 분명 더 젊다는 생각이 들던데?
하:오히려 힘은 그때보다 지금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박:내 경우도 그것을 느낀다. 나이들어감에 따라 붙는 힘이란게 있는거 같다.
하:음색(이라는 표현을 했다)이 있는 예술가가 많지 않다. 유명하더라도 자기의 색깔을 가진 연주자는 찾기 힘들다.
박:동감이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를 존중해야 하는 자세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카페로 옮겼지만 금연카페여서 우리는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박:요즘 담배 피우는게 눈치가 보이게 됐다.
하:일본도 요즘 그렇다.
###다른 까페
박:당신은 언제 흔들리는가. 또는 약해질땐 언제인가.
하: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박:정말 없었는가.
하:없었다. 한가지... 나이가 들면 연주를 못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은 있다.
(옆에서 부인인 장리향씨가 거든다-아마 죽을때까지 할 거예요)
박:사람들은 당신이 피아노가 없다는데 대해 신기하게 생각한다.
하:필요가 없기 때문에 없는거다.
박:당신은 나보다 16살이 많다.나에게 음악적인 또는 삶에 대한 충고를 해준다면?
하:어차피 사람 사는거 다 제각각 아닌가.
박:째즈클럽서의 공연 기획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음에 한국에 오면 해보겠는가. 그리고 하우스서 또 해보고 싶은가.
하:클럽 공연은 하고 싶지 않다. 좀 더 제대로 된 무대에 서고 싶다. 하우스는 다시 하고 싶은 무대다. 일년에 한번 정도 오면 그때마다 하우스서 하고싶다. 한국의 음악관중은 일본보다 순수하게 느껴진다. 하우스 끝나고 어떤 여자가 다가와 공연을 잘 봤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봤다. 일본선 그런 일이 절대 없다.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그냥 돌아간다.
하:당신은 음악만으로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는가.
박: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인가. 사실 크게 문제를 느끼진 못하고 있다. 당신은 노동일을 언제부터 했는가
하:10년정도 해오고 있다. 그전에는 음악만 했었다.
하:당신은 연주하면서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생각하며 연주하는거 같다.
박:잘못 본 거다. 그렇진 않다.
하:정말 그렇단 말인가. 아닌거 같은데...
박:아마 작곡을 전공한 나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무엇을 당신이 보는거 같은데...당신과의 차이점 일 수도 있다.
하:하우스에 어울리는 일본의 인형공연예술가를 추천하고 싶다. 가능한가.
박:물론 가능하다 추천해 달라. 이렇게 교류하는것은 나에겐 기쁨이다.
박:올초 일본에 갔을때 이미 얘기했었지만 앞으로 당신과 치노 그리고 나, 세사람의 공연에 대한 계획을 만들어 보겠다.
하:무리하지 않았으면 한다.
(옆에서 장리향씨가 일한교류기금 신청얘기를 한다)
박:일단 공무원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진 않다. ^^
하:나도 그렇다. ^^
박:물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노력해 보는것이다. 그것이 안 통할땐 나도 어쩔 수 없다.
하:세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건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당연하다. 첨부터 끝까지 그렇게 할 생각은 없다. 분명 세사람의 스타일이 다르다.
하지만 어느정도 융통성이 필요할 땐...상황에 맡겨달라.
###식사와 커피를 내가 계산했다.
하:잘 먹었다. 다음에 일본에 오면 내가 대접하겠다.
박:기대하겠다.
###헤어질땐 서로에게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아쉬웠다. 몇번의 악수...
박:공항으로 가는 방법은 알고 있나
하:물론 알고 있다. 걱정하지 마라.
하:씨유 어게인...
박:.....씨유 순 ^^
하:^^...
#멀어지는 사이사이 몇번의 손인사...
오후 10시.
올 초 처음 만남부터 서로에게 끌리는 점이 분명 있었던거 같다.
그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