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회 하우스콘서트를 찾아준, 꼬마신사분. [photo by spoonjang] 


5월의 어느 하루가 이렇게 지나갑니다.
달콤해야 할 휴일에
영화관에 가야할지
미술관에 가야할지
대공원에 가야할지
머릿속에 수많은 경로를 그려보다
결국엔 다 포기합니다.

그 대신 손에 비눗물을 묻혀 싱크대에 가득 쌓인 그릇을 닦고,
냉장고에 오래된 반찬들을 정리하고,
빈 용기 하나에 동생들이 좋아할 것 같은 반찬을 해 담았습니다.
지난 주일에 대청소 하면서 미처 손대지 못했던 마루와 부엌 바닥을 걸레질 했고,
우리 집 고양이 화장실에 놓여있는 맛동산과 감자를 말끔히 치워줬고,
마지막으로 나옹이, 이 녀석과 함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심장 사상충 약도 바를겸,
또
가슴팍에 털이 너무 많이 뭉쳐 그것도 정리할 겸 다녀왔는데
이 녀석이 마취가 덜 풀려 아직도 비틀비틀 하네요.
배고프다고, 밥 내놓으라고 “야~” 하고 부르기도 하고 말이죠.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고
나옹이와 시간을 보내고
지금은 하콘의 홈페이지를 보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문득, 사진 한 장이 제 맘을 뭉클하게 하네요.
3년 정도 이곳에 있으면서 자주 본 장면이면서도
오늘은 왜 이리 감성적으로 다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

하콘이
이 사진에 담긴 그대로、
꾸미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진실하게 따뜻한 공간임을 알기 때문이겠죠?
이곳에 오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낌을 알기 때문이겠죠?


5월의 첫 날.
달콤한 휴일을.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이번 공연을 찾아준 꼬마 신사분이 담긴 사진 한 장과
지금, 하우스콘서트 싸이 홈피에 흐르는 어떤 노래를 들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