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길잡이 : 강선애 양이 출근할 때 이용하는 지하철 4호선의 노선표
과천->대공원->(생략)...->사당->총신대->동작->이촌->신용산->삼각지->숙대입구->서울역->(생략)...->혜화
* 집으로 돌아올 때는 혜화에서 과천으로 거꾸로.
========================================================================================
동굴속에서 칩거하는 마음으로 연 이틀을 보낸 나는,
어제가 되어서야 비로소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남은 앙금을 날려버리기엔 지금은 운동을 하는 게 낫지 싶어
퇴근 후에 헬스장에 갈 요량으로 운동화며 운동복이며 수건이며 바리바리 싸들고 회사에 온 나는,
그 무거운 짐을 들고 온 수고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약간 피곤한 기운이 들었지만 계획대로 운동을 가기로 했다.
늘 그렇듯, 혜화에서 퇴근을 하면 전철에서 서서가는 일이란 거의 없으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일찌감치 자리 하나를 확보해 놓고
함께 일하는 언니와는 서울역에서 빠이빠이를 했다.
자리에 앉아
책을 읽을까....
그냥 눈을 감고 있을까....
잠을 자기엔 나는 지금 하나도 안졸린데 그냥 책이 낫겠지..... 하고 약간 고민을 하던 중
나는 몇 초만에 그대로 잠의 나락에 빠져들었다. ㅡ.,ㅡ;;;
과천에서 내려야 한다는 굳센 의지는 언제나 정거장 마다 한번씩 나를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
눈을 떠보니 지금은 동작대교를 건너는 중...
다시 눈을 떠보니 지금은 총신대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타는 중...
"아, 10분만 더 이러고 있으면 이제 내릴 시간이 오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총신대에서 타는 그 엄청난 사람들 속에
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다는 것을 조금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그 다음 눈을 떠보면 지금은 사당이거나... 혹 꽤 오래 잠이 들었을 경우 대공원 정도여야 하는데...
눈을 떠보니 지금은 동작....?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며 다시 눈을 떠보니 지금은 이촌....??
정신을 차리고 어버버하다가 다시 보니 지금은 신용산.....???
"아까는 꿈이었나?" 하고 계속 어리둥절 하다보니 지금은 삼각지.....????
???????????????????????
그렇다.
나는 사당까지만 운행되는 전철인 줄 모르고 탄 후에
자리 하나 차지 하고 앉았다고 좋아하며 자다가
사당을 반환점으로 한번 찍고 턴을 하여 다시 거꾸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한참을 가서야 사태 파악이 된 나는 그 때가 되어서야 허둥지둥 일어났고
그렇게 허둥대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옆에 앉아있던 어떤 남자를 뒤로하며
다시 과천으로 가는 전철에 탑승했다...
과천으로 돌아가며 나는 여러가지가 떠올라 챙피하고 좀 짜증도 나고 좀 미안하기도 했다.
챙피했던 건, 사당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내리는 동안 나 혼자 자고 있었다는 것,
불이 꺼진 전철에서도 또 자고 있었다는 것,
반환점을 돌아 새 차로 사당역에 다시 돌아와 당고개로 가는 승객을 태울 때도
그 반질반질한 새 차에 나 홀로 자며 승객을 맞이했다는 것...
짜증났던 건, 그렇게 애써서 들고 온 운동복과 운동화와 수건이며 갖가지들이
결국 그 날은 소용이 없어졌다는 것...
미안했던 건, 늘 혜화에서 내리지 못하고 당고개까지 갔다가 오시곤 하는 회사 선배님을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특이하시다며 수근댔던 것...
그렇게 챙피하고 짜증나고 미안하고 허탈해하며 집으로 오던 나는
유정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어찌어찌해서 저 지금 집에 들어가요." 라고 했더니
언니는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주 환상의 콤비이십니다.
건망증 때문에 집에 들락날락 하시는 선생님이나
자다가 반환점을 돌아 거꾸로 올라간 당신이나. "
그 얘기를 들으니 며칠 전 선생님의 글에
"벌써 치매가 오신 거 아니냐" 며 답글을 달았던 것이 생각나
나는 갑자기 선생님께도 괜히 죄송해하며
챙피하고 짜증나고 미안하고 허탈한대다 죄송한 마음으로 집까지 터벅터벅 돌아왔다....
이런식의 환상의 콤비...
일하는 데 지장 없으면 나쁜 건 아니겠지.... ㅡ.,ㅡ;;;;;;
(선생님.. 이런 콤비... 괜찮으시겠어요?)
* 강선애 양의 아름다운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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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과 전혀 상관없는 Quiz.
집으로 돌아온 강선애 양은 들어오자마자 냄비에 들어있는 미역국 부터 확인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동생더러 "나가기 전에 끓여놓고 가, 안그러면 상해" 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안타깝게도 미역국은 상하고 상해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반환점까지 돌아온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미역국까지 상해있는 걸 보자 폭발한 강선애양은
오늘 외박을 할거라는 동생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 왜 안끓여놨냐며 성화를 했습니다.
동생: "아침에도 상해있었어.... " (참고로 동생 기상시간은 오후 2시)
선애: "아침에 바빴어?"
동생: "아니"
선애: "근데 왜 안버리고 갔어."
동생: "너무 많아서...."
선애: ................................. ㅡ.,ㅡ;;;;;;;;;;;;;;
화가 더 치밀어 오른 강선애 양은
썩은 미역국을 치우려다가 이 놈의 버릇을 고쳐주자며
썩은 미역국이 들은 냄비를 통째로 동생의 방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방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썩은 미역국 니 책상위에 올려놨으니 내일 니가 와서 치워..." 라는 문자를 친절히 남기고는....
자, 저는 이 냄비를 그냥 책상위에 내버려뒀을까요 아니면 그냥 포기하고 치웠을까요?
정답을 맞추시는 분께는 나옹이의 친필 사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과천->대공원->(생략)...->사당->총신대->동작->이촌->신용산->삼각지->숙대입구->서울역->(생략)...->혜화
* 집으로 돌아올 때는 혜화에서 과천으로 거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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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속에서 칩거하는 마음으로 연 이틀을 보낸 나는,
어제가 되어서야 비로소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남은 앙금을 날려버리기엔 지금은 운동을 하는 게 낫지 싶어
퇴근 후에 헬스장에 갈 요량으로 운동화며 운동복이며 수건이며 바리바리 싸들고 회사에 온 나는,
그 무거운 짐을 들고 온 수고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약간 피곤한 기운이 들었지만 계획대로 운동을 가기로 했다.
늘 그렇듯, 혜화에서 퇴근을 하면 전철에서 서서가는 일이란 거의 없으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일찌감치 자리 하나를 확보해 놓고
함께 일하는 언니와는 서울역에서 빠이빠이를 했다.
자리에 앉아
책을 읽을까....
그냥 눈을 감고 있을까....
잠을 자기엔 나는 지금 하나도 안졸린데 그냥 책이 낫겠지..... 하고 약간 고민을 하던 중
나는 몇 초만에 그대로 잠의 나락에 빠져들었다. ㅡ.,ㅡ;;;
과천에서 내려야 한다는 굳센 의지는 언제나 정거장 마다 한번씩 나를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
눈을 떠보니 지금은 동작대교를 건너는 중...
다시 눈을 떠보니 지금은 총신대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타는 중...
"아, 10분만 더 이러고 있으면 이제 내릴 시간이 오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총신대에서 타는 그 엄청난 사람들 속에
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다는 것을 조금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그 다음 눈을 떠보면 지금은 사당이거나... 혹 꽤 오래 잠이 들었을 경우 대공원 정도여야 하는데...
눈을 떠보니 지금은 동작....?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며 다시 눈을 떠보니 지금은 이촌....??
정신을 차리고 어버버하다가 다시 보니 지금은 신용산.....???
"아까는 꿈이었나?" 하고 계속 어리둥절 하다보니 지금은 삼각지.....????
???????????????????????
그렇다.
나는 사당까지만 운행되는 전철인 줄 모르고 탄 후에
자리 하나 차지 하고 앉았다고 좋아하며 자다가
사당을 반환점으로 한번 찍고 턴을 하여 다시 거꾸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한참을 가서야 사태 파악이 된 나는 그 때가 되어서야 허둥지둥 일어났고
그렇게 허둥대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옆에 앉아있던 어떤 남자를 뒤로하며
다시 과천으로 가는 전철에 탑승했다...
과천으로 돌아가며 나는 여러가지가 떠올라 챙피하고 좀 짜증도 나고 좀 미안하기도 했다.
챙피했던 건, 사당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내리는 동안 나 혼자 자고 있었다는 것,
불이 꺼진 전철에서도 또 자고 있었다는 것,
반환점을 돌아 새 차로 사당역에 다시 돌아와 당고개로 가는 승객을 태울 때도
그 반질반질한 새 차에 나 홀로 자며 승객을 맞이했다는 것...
짜증났던 건, 그렇게 애써서 들고 온 운동복과 운동화와 수건이며 갖가지들이
결국 그 날은 소용이 없어졌다는 것...
미안했던 건, 늘 혜화에서 내리지 못하고 당고개까지 갔다가 오시곤 하는 회사 선배님을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특이하시다며 수근댔던 것...
그렇게 챙피하고 짜증나고 미안하고 허탈해하며 집으로 오던 나는
유정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어찌어찌해서 저 지금 집에 들어가요." 라고 했더니
언니는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주 환상의 콤비이십니다.
건망증 때문에 집에 들락날락 하시는 선생님이나
자다가 반환점을 돌아 거꾸로 올라간 당신이나. "
그 얘기를 들으니 며칠 전 선생님의 글에
"벌써 치매가 오신 거 아니냐" 며 답글을 달았던 것이 생각나
나는 갑자기 선생님께도 괜히 죄송해하며
챙피하고 짜증나고 미안하고 허탈한대다 죄송한 마음으로 집까지 터벅터벅 돌아왔다....
이런식의 환상의 콤비...
일하는 데 지장 없으면 나쁜 건 아니겠지.... ㅡ.,ㅡ;;;;;;
(선생님.. 이런 콤비... 괜찮으시겠어요?)
* 강선애 양의 아름다운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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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과 전혀 상관없는 Quiz.
집으로 돌아온 강선애 양은 들어오자마자 냄비에 들어있는 미역국 부터 확인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동생더러 "나가기 전에 끓여놓고 가, 안그러면 상해" 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안타깝게도 미역국은 상하고 상해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반환점까지 돌아온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미역국까지 상해있는 걸 보자 폭발한 강선애양은
오늘 외박을 할거라는 동생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 왜 안끓여놨냐며 성화를 했습니다.
동생: "아침에도 상해있었어.... " (참고로 동생 기상시간은 오후 2시)
선애: "아침에 바빴어?"
동생: "아니"
선애: "근데 왜 안버리고 갔어."
동생: "너무 많아서...."
선애: ................................. ㅡ.,ㅡ;;;;;;;;;;;;;;
화가 더 치밀어 오른 강선애 양은
썩은 미역국을 치우려다가 이 놈의 버릇을 고쳐주자며
썩은 미역국이 들은 냄비를 통째로 동생의 방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방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썩은 미역국 니 책상위에 올려놨으니 내일 니가 와서 치워..." 라는 문자를 친절히 남기고는....
자, 저는 이 냄비를 그냥 책상위에 내버려뒀을까요 아니면 그냥 포기하고 치웠을까요?
정답을 맞추시는 분께는 나옹이의 친필 사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