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포럼] 2002년 11월호 - 아직은 나의 세계를 완성해가는 과정일 뿐
  • 등록일2006.01.19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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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나의 세계를 완성해가는 과정일 뿐


-무용음악가 박창수(朴暢秀)씨








우선 무용음악과는 어떤 계기로??



동생이 국립발레단 단원이었고, 지금은 재즈발레 무용수로서 활동하고 있어 무용이라는 장르가 어려서부터 낯선 분야는 아니었다. 1985년도에 남성무용단 마다의 박용옥씨 개인발표회가 첫 무용작업이었고, 김영희씨와는 어디만치왔니를 위해 87년에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용음악 작업을 일년에 한번정도 작업하고 있다. 사실 나는 현대음악쪽이라서 일부 소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내 음악이 듣기 좋을런지 모르겠지만 무용수들이 춤동작을 맞추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김영희씨와는 교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김영희씨의 무용음악을 하고는 있지만 내 전체 음악작업의 일부분이다. 즉 나는 전문 무용음악 작곡가라고는 말할 수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간단하게 본인을 소개하면??



서울예고와 서울음대서 작곡을 공부했고, 퍼포먼스의 데뷔는 1986년부터였다. 1988년 한국행위예술협회에 소속되어 주로 뮤직 퍼포먼스 공연을 많이 했고, 1999년부터는 Free Music이라는 이름으로 즉흥 연주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리고 올 7월부터는 하우스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하우스콘서트에 대해 설명하면??



지금까지 평균 2주에 한번씩 10회를 공연했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하우스 콘서트는 주로 free music과 클래식 음악이 70퍼센트를 차지하고, 나머지 부분은 요가와 마임 등 다른 예술분야와 접목시켜 공연을 한다. 하우스 콘서트에 대한 생각은 고등학교 때부터 갖고 있었는데 아직 우리에겐 어색한 문화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외국에서는 간혹 만날 수 있는 공연방식이다. 조금 다른점이라면 그것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제 시작한 셈이고 어떻게 발전되어 갈 것인지는 두고봐야 겠다.

하우스콘서트를 통해 나의 음악을 발표할 수도 있고, 직접 그 자리에서 관객과 만나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내가 외부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에 있어 많은 부분은 인터넷에 개설된 나의 홈페이지를 통해서이다. 그래서 꼭 폐쇄적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작업에 있어서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콘서트에서 매번 연주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두 번 중에 한 번은 꼭 참가하고 있다. 현재 20회까지의 콘서트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함께 작업하면서 느끼는 안무가 김영희에 대한 개인적 소견은??



서로의 작업에 대해 관심은 갖고 있지만 절대 관여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같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김영희란 안무가는 다른 예술분야를 자기 작품에 잘 규합시키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좋은 안무가로서의 자질의 최우선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 중에서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점이기도 하다. 즉 유명한 연출가, 음악가, 미술가 혹은 다른 분야의 최고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한다고 해도 따로 논다는 인상을 주게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하지만 능력있는 안무가라면 각 분야의 예술가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여 결국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본다. 사실 현대음악이라는 장르가 대중성이 있는 예술분야는 아니라서 내가 작곡한 음악에 무용가들이 동작을 맞추기는 약간은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리라 보는데, 김영희씨와 무트단원들은 나와 오랜시간 같이 호흡해 왔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작품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달아』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는지??



작품 하나하나마다 주제와 성격은 있지만 김영희씨의 작품에서는 전체를 흐르는 커다란 줄기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달아』도 그 큰 줄기에서 흘러가는 한 부분의 과정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과정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고, 결국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두 세 편의 작품을 더 하고 나면 청중은 전체를 읽을 수도 있게 될 것 같다. 관객들에게 이번 작품이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전달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나의 참여는 그에 함께 동조하는 작업이다.





작업하는데 영감을 주는 것이 있다면??



특별하게는 없다.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쪽은 인문사회과학 분야이고, 나는 매우 잡식성이다. 하다못해 의상 분야까지도 관심이 많다. 요즘은 시간이 없어 책을 가깝게 대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많이 접한다 하더라도 거기서 영감을 얻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나는 피아노를 배우기 전인 6살때 부터 작곡을 했었다. 아버님의 예술적 재능과 어머님의 의식, 사고를 물려받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퍼포먼스나 실험적 작업을 하면서는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즉 자생적 작업으로 만들어 왔다는데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음악계에서 바라보는 무용음악분야는??



순수 음악만을 하지 않고 있어 외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무용음악을 하는 분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관계로 색깔이 다양하지 않다. 몇사람의 작곡가가 많은 작품을 소화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생기는 결과라고 보여진다. 또 하나 덧붙여 얘기하고 싶은 점은 음악을 편집해서 사용하는 무용가에 대해서는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쉽고 편하게 작업할수도 있겠지만 선택한 음악 속에는 동작을 형상화시킬 수 있는 이미지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안무가는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먼저 동작으로 생각하고, 그 동작에 어떤 음악을 사용할 것인가는 작곡가에 요구하여 새로 만들어가야만 진정한 자기 작품이 되는 것이다. 즉 기성화된 음악을 짜집기 해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순수한 자기의 모습은 아닌 것이다. 물론 자신과 맞는 음악가를 찾아내는 작업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무용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정신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예술에 있어 대중성에 대한 의견은??



특히 요즘 전국민의 연예화가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것이 시류일런지는 몰라도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아직은 내 자신이 영글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작업이라면 사심이 들어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미연의 방지 차원에서라도 대중성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고, 언젠가 내게도 차고 넘치는 날이 온다면 굳이 알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나갈 것이라 생각 한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잡혀있는 계획이 있다면??



올해 12월 27일에 그동안 함께 하우스콘서트를 했던 참가 예술인들과 갈라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는 영상, 비디오아트 예술가들도 하우스에 초청해 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매년 가고 있는 유럽에서의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영화음악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내가 워낙 사회성이 떨어져서인지, 사람들과 비타협적이어서인지 아직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해보고 싶은 장르이다. 나중에 박창수라는 사람의 예술행위가 징검다리 역할을 한 음악가로 남기를 바라며, 그 이상의 것을 바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2002년 10월 19일 오후 2시 연희동 ‘박창수 작업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