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A LIVING] 2003년 1월호 - 집으로 관객을 불러 음악을 이야기 하다
  • 등록일2006.01.20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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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관객을 불러 음악을 이야기 하다


‘하우스 콘서트’ 여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박창수



국내 뮤직 퍼포먼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박창수. 그가 하우스 콘서트로 대중들에게 한발 더 가깝게 다가왔다. 자신의 연주를 편안한 집에서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소망이라는 그는, 많은 사람들과의 교감을 바라고 있다.





“작곡보다 프리뮤직(즉흥연주)에 심취하면서 ‘자유’ 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고 많은 사람들과 자유를 공유하고 싶어 하우스 콘서트를 열게 됐어요. 오셔서 편하게 즐기다 가세요.”



매달 둘째 넷째 금요일 저녁이면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피아니스트 박창수(39세)씨 집에서는 ‘하우스 콘서트’ 가 열린다. 예술가들의 공연을 편안한 집에서 좋아하는 이들과 함게 나누는것. 그것? 바로 그가 정의하는 하우스 콘서트다.





사람들과의 ‘접속’ 통로



하우스 콘서트에서는 프리뮤직과 클래식 음악이 7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요가, 무용, 마임 등 다른 예술 분야와 접목시켜 공연한다. 작년 7월, 자신의 발표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처음 시작했지만, 연주자와 관객의 반응이 좋아 아예 연주자 겸 기획자로 나섰다. 지금가지 피아니스트 임미정, 현영주, 마임이스트 유진규, 클라리네테스트 계희정, 기타리스트 이병우, 오보이스트 손형원, 타악기 주자 김대환, 색소폰 주자 강태환 씨 등과 집에서 함께 연주했다. 앞으로는 영상, 비디오아트 예술가들도 하우스에 초청해 연주의 폭을 더욱 넓힐 계획이라고.



그는 하우스 콘서트를 위해 집까지 수리했다. 1층은 주방과 침실, 2층은 원룸으로 터서 작업실 겸 콘서트 스튜디오로 꾸몄다. 관객들은 2층 마룻바닥에 편히 앉아서 즉흥적인 음악의 교감을 느낀다. 솔로로 진행된 오늘 공연에서 그는 ‘사람의 아픔’ 을 주제로 깊은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선보였다. 듣는 이로 하여금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게 만드는 밀고 당김의 미학이 연주 곳곳에 스며있다. 그의 연주에는 흔한 드레스 코드도 엄숙을 요하는 어떤 메시지도 없다. 다만 무대 위에서 쏟아내는 열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만 하면 될 뿐. 프로그램도, 악보도 그릴 수 없고 재현할 수도 없는 프리뮤직의 매력은 바로 그 시간, 그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교감하는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준비한 치즈와 크래커를 안주 삼아 와인을 마시면서 사는 얘기도 나누고 연주에 대한 평도 한다. 티켓은 2만원이지만 와인과 다과를 준비하고 연주자들의 교통비를 지급하고 나면 턱없이 모자란다. 하지만 하우스 콘서트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발표할 수 있고, 직접 그 자리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아직은 나의 세계를 이루기 위한 과정일 뿐



“하우스 콘서트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친구들과 집을 오가며 연습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에요.집이 주는 편안함과 집이라는 삶의 공간에서 연주자의 숨결을 느끼며 연주를 공유하고, 관객들과 함께 연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꿈꿔왔어요.”



그는 서울예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음대에 수석 입학했지만 자퇴했다. 자유를 찾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런 자유에 대한 갈망은 퍼포먼스로 이어져 줄곧 국내를 비롯 독일, 폴란드, 영국, 일본 등 약 15개국에서 퍼포먼스와 연주활동을 해오고 있다.



“작곡이든 퍼포먼스든 학습이 아닌 스스로 100% 채득한 결과로 이룬 작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발전의 여지도 없는 거겠죠.전 아마 죽을 때까지 다양한 시도를 되풀이할 겁니다.”



벌써 올해 콘서트 기획을 다 세워놓았다는 퍼포먼스 피아니스트 박창수.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창조를 거듭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삶의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행복한 예술가다.





/사진=한상무 | 진행=모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