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사람] 2003년 3월호 - 음악과 하우스와의 만남
  • 등록일2006.01.20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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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하우스와의 만남 ‘하우스 콘서트’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멋진 ‘콘서트장’ 을 만날 수 있었다. 2층 양옥집을 개조해 만든 이 콘서트홀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아늑한 곳이어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주 관객이 되고 있다.







외형적인 경계 없고 호흡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공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하우스콘서트’가 매달 두차례에 걸쳐 개최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12일에 첫 선을 보인 ‘하우스콘서트’(www.free-piano.com)는 말그대로 ‘집에서 하는 음악회’를 말한다. 예술가들의 작업을 거창한 장소가 아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에서 공연을 개최한다는 것.

‘하우스콘서트’를 생각해 낸 인물은 작곡가 겸 퍼포먼스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로 자신의 양옥집 2층을 개조해 ‘콘서트’홀을 만들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해 오던 일이예요. 삶의 공간인 집이라는 곳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 연주를 감상한다면 공연장에서 느끼는 감동보다 실질적으로 느끼는 감동이 두 배는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죠. 연주자의 숨결까지 느끼며 연주를 공유하고, 연주후에는 연주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포도주 한잔하는 거 멋있지 않아요?”

박창수씨는 필요에 의해서 가는 음악회가 아닌, 음악을 즐기기 위해 찾는 그런 공연장을 찾고 있었다. 외형적인 경계가 없고 호흡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인 집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첫 공연에는 50여 명쯤 왔었어요. 25평 남짓한 공간이 꽉 차더군요, 많이 참석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너무 고맙더라구요.”

첫 무대를 장식한 연주자는 바로 ‘하우스콘서트’를 계획한 박창수씨와 일본 피아니스트 치노 슈이치(千野秀一)였다.

첫 번째 공연은 좋은 반응을 일으켰고, 이후 이곳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났다. 어느새 입소문으로 전해져 건축가, 컴퓨터, 미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오히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란다. 연령층 또한 20대부터 70대까지 폭넓다. 지금까지 한 번 이상 다녀간 관객만 해도 무려 4백여 명에 이르고 있다.







국악부터 재즈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 음악 선사



박창수씨는 한번 다녀간 사람들의 이메일을 꼭 받아 놓는다. 공연일정과 세미나 등을 꼼꼼히 체크해 한사람 한사람에게 통보해 주고 소식을 전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저희 공연은 무조건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리 어떤 프로그램의 공연이 있는지 알려주고, 관심있는 사람만 자발적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 무대는 한 장르에만 국한돼 공연이 펼쳐지지 않는다. 국악부터 재즈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사하고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해 언제든 마음놓고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콘서트’ 는 평균 2주에 한번씩 금요일에 1시간에서 1시간 반 동안 개최되고 있으며 주로 free music과 클래식 음악이 70%를 차지하고, 나머지 부분은 요가와 마임 등 다른 예술분야와 접목시킨 공연이 개최되고 있다.

지금까지 임미정, 신이경, 어수희, 현영주, 치노슈이치, 최경아(피아노), 김대환, 이정오(타악), 이병우, 배장흠(기타), 알프래드(색소폰), 채희철(첼로), 손형원(오보에), 계희정(클라리넷), 채유미(바이올린), 박윤초(가야금.시조창), 한문경(마림바), 이정래(대금)등 프로연주자들이 참석해 관객들과 담소를 함께 나눴다. 이 외에도 고음악에 관한 세미나도 큰 호응을 얻어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계획이다.







공연 후 연주자와 함게 하는 와인파티로 분위기 고조



‘하우스콘서트’ 의 공연이 관객들로 하여금 꾸준한 인기를 끄는 비결 첫 번째는 공연이 끝난 후 연주자와 함께 와인파티가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관객들은 치즈와 크래커를 안주 삼아 연주자와 담소를 나누며 음악적 기운에 흠뻑 빠져든다는 것.

“연주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있어요. 그들을 위해 연주자와 친숙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지요. 연주자도 좋아하고 관객들도 호응이 좋아요.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만남이죠.”

두 번째는 늘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넓은 음악적 식견으로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박창수씨의 모습에서다. ‘하우스콘서트’를 대표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서 그들과 고민하고, 웃으며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우스콘서트’에 참석하기 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2만원의 입장료를 내야지만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 그렇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음악회장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 그 후에 펼쳐지는 음악가와의 만남, 서로 다른 계층의 사람들과의 만남 등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죠. 2만원으로 이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행운 아닙니까.”

음악회장에 가는 것보다 이곳에 발길을 멈출 수 밖에 없다는 한 관객의 말이다.

“와인파티와 연주자들의 교통비를 위해 참석할 때마다 관객들에게 2만원씩을 받고 있어요. 사실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음악을 좋아해서 모이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답니다.”

사실 2만원으로 포도주, 음료수, 간식 등을 준비하고 연주자들에게 교통비 정도 주려면 턱없이 모자르다. 하지만 박창수씨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들이 감동을 받고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하우스 콘서트 일정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콘서트가 꾸준히 열렸다. 지난 1월 15일 제15회 하우스 콘서트에는 국창 김소희의 딸 박윤초씨가 출연해 춘향가, 심청가 판소리 중 일부를 들려주었으며 시창과 살풀이춤도 선보였다. 1월 29일에는 바이올린 채유미씨가 출연해 감미롭고 정제된 감성을 표현했으며 2월 14일에는 ‘박창수’씨의 콘서트로 펼쳐졌다.

앞으로 제 19회 하우스 콘서트가 3월 14일(금)에, 제 20회가 3월 28일에 계획돼 있다. 3월 14일에는 박정민(첼로), 이규봉(타악) 씨가 출연하며 28일에는 소프라노 오은경 씨가 출연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계획이다.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문화 정착 필요



박창수씨는 “아직 우리에겐 어색한 문화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외국에서는 간혹 만날 수 있는 공연 방식”이라며 “저희 하우스 콘서트가 문화운동의 조금이나마 힘이 돼 하우스 콘서트가 보편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음악문화에 익숙해져서 특정인만이 즐기는 장르가 아닌,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는 박창수씨는 앞으로 ‘하우스콘서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세지가 되기를 바란다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곡가 겸 퍼포먼스 피아니스트 박창수



6세때부터 작곡에 두각을 나타낸 박창수씨는 8세부터 피아노를 익혔으며 14세부터는 퍼포먼스에 발을 들여놓을 정도로 일찍이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서울예고와 서울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현재 국내 뮤직 퍼포먼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86년 바탕골 소극장에서 ‘혼돈’이라는 작품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 국내를 비롯한 독일, 폴란드, 영국, 일본 등 약 15개국에서 퍼포먼스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연극음악, 실험영화음악 작곡 등 다방면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호흡시리즈><레퀴엠시리즈> 등이 있으며 99년부터는 타악의 김대환, 색소폰의 강태환 등과 프림뮤직 공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월 22일에는 일본의 치노 슈이치와 투피아노 공연을 가진바 있으며 현재 세계 작곡가연맹(ISCM)의 회원으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