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4년 5월 25일 - 하우스콘서트 현장
  • 등록일2006.01.20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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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집으로 들어온다





하우스콘서트 현장



아마추어 연주가 실험무대

분위기 뜰땐 밤샘 콘서트도






수백 수천 명의 낯선 숨소리와 성급한 박수 소리, 그 속에 우아한 옷차림으로 끼어 앉아 듣는 음악이 ‘연주회’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 집에 음악 들으러 오세요”라며 가정집 거실을 전문 연주홀로 제공하는 곳이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 화제가 된 하우스 콘서트. 30∼40명의 청중을 공개 초청해 소규모의 음악회를 여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하우스 콘서트로는 금호그룹 박성용 명예회장의 한남동 자택과 프리뮤직 피아니스트 박창수씨의 연희동 자택이 꼽힌다.



박씨의 연희동 집에서는 지난 2년간 격주 금요일 저녁 빠짐없이 하우스 콘서트가 열렸다. 클래식 공연과 프리 뮤직이 대종을 이루지만 국악이나 요가, 마임 등 색다른 공연도 접할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연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4월 9일에는 하우스 콘서트 이래 처음 아마추어들을 무대에 세우기도 했다. 주인공은 Musika(MUSIcians of KAist)라는 카이스트 공학도 음악동호회. 이들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협주, 기타 연주, 남성 중창 등을 선보였다. 이날은 동네 옆 블록에 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청중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박씨는 “내년 1월까지 연주 스케줄이 잡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즐거운 비명이다. “연주인들에게는 자신의 고정팬뿐 아니라 새로운 관객과 호흡한다는 기쁨이 크죠. 처음에는 프로 연주인들이 일반 서민들에게 가까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제 음악동호인들이 듣는 즐거움에서 나아가 직접 연주 욕심을 내기도 합니다. ” http://free-piano.com



이 밖에 미술·건축 분야 예술인들이 열고 있는 하우스 콘서트도 부쩍 늘었다. 건축가 김부곤(코어핸즈 대표)씨가 매달 셋째주 토요일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대하는 ‘집에서 만나는 예술파티’도 있다. 김씨는 평창동 코어핸즈 사옥의 1∼3층은 물론 마당과 옥상을 두루 콘서트장으로 활용한다. 이곳에서는 KoPAS(코파스·한국실험예술정신) 회원들을 포함, 퍼포먼스 무용 마임 그림 보디페인팅 등 실험 공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문의 한국실험예술정신 (02)322-2852



경기도 파주의 도자기 공방 ‘우일요’의 김태욱씨 또한 회사 건물 3층의 도자기 전시장에 송판으로 콘서트 무대를 꾸몄다.



끝난 후 와인이나 음료를 들며 연주자와 관객들 사이에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하우스 콘서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때때로 분위기가 뜨면 관객들의 신청곡을 연주하거나 시간 제약 없이 밤새 콘서트를 펼치기도 하는 것은 일반 콘서트홀에서 맛볼 수 없는 묘미다.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