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타임즈] 2005년 2월 25일 - 집에서 즐기는 작은 음악회
- 등록일2006.01.26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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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즐기는 작은 음악회
피아니스트 박창수의 The House Concert
연희동의 한적한 골목 어귀에 위치한 붉은 벽돌집. 대문 한쪽에는 "House Concert" 라고 쓰인 정겨운 나무판이 하나 걸려있고, 좁은 계단을 지나 올라간 2층에는 벌써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열댓명 남짓의 관객들이 보인다. 지금까지 독특하고 실험적인 뮤직 퍼포먼스로 주목받아 온 이력과는 달리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로 공연소개를 하는 피아니스트 박창수, 그가 어느덧 80회를 맞는 'The House Concert'의 주인이다.
딱딱하고 형식적인 분위기의 공연장에서는 음악과 거리감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한 그는, 때문에 고등학생 때부터 "집에서 여는 음악회"에 대한 희미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단다.
결국 지난 2002년 7월, 자신의 집 2층을 이용하여 하우스콘서트를 열기 시작했고 이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연주일정을 조절하여 한달에 두 번씩 지금까지 단 한번도 거른 적 없이 운영을 하고 있다. "집에서 열리는 음악회 이다보니 염려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별다른 사건 없이 잘 운영이 되는데다 무용가인 아내도 적극적으로 이해를 해주고 있다"는 그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재정적 문제. 'The House Concert'는 관객들에게 2만원의 회비를 받아 그 중의 반은 연주자에게, 그리고 나머지 반은 운영비로 사용되지만 항상 적자이기 마련이다.
그는 "지금까지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적자만 2500만원 가까이 된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지만, "그래도 음악회를 찾아와준 관객들이 남긴 후기를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진동을 느끼는 행위인데, 저희 집 2층은 마루바닥으로 되어있어 2층 전체가 하나의 악기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The House Concert'의 장점 덕분에 벌써 9월까지 연주 일정이 모두 정해져 있다고. 일년에 서너번은 박창수 자신이 직접 연주에 나서기도 하는데, 마침 기자가 찾아간 날은 뛰어난 테크닉과 음악성을 지닌 프리재즈 섹소포니스트 강태환과 함께 그가 협연을 하는 날이었다.
일반 관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이들은 전위음악의 요소인 우연성과 불확정성, 재즈의 즉흥성이 결합한 장르인 "프리뮤직(Free Music)"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성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했다. 음악회가 끝나면 간단한 다과와 와인이 준비되는데 관객들은 이시간을 이용해 연주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에서는 연말에 갈라 콘서트를 준비, 쟁쟁한 국내외 뮤지션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우스콘서트는 원래 유럽에서 음악가들이 귀족들에게 선보이는 실험적 음악의 장이었다"고 지적한 그는 " 최근들어 하우스콘서트를 여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데 'The House Concert'는 본래의 실험정신과 개성을 살려 색깔있는 하우스콘서트로 자리 잡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박창수의 'The House Concert'가 추구하는 음악가와 관객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는 신선한 경험이 앞으로 하나의 새로운 문화형태로 자리잡아 나가길 기대해 본다.
/권지현 기자(kikipure@mh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