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ere Univer] 2005년 4월호 - 자유로움에서 시작하다 "음악인 박창수"
- 등록일2006.01.26
- 작성자정성현
- 조회2619
자유로움에서 시작하다 - 음악인 박창수
이번 CU Webzine 2호 인터뷰는 The House Concert 의 박창수 선생님과 함께 했다. 비록 일정이 맞지 않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살롱뮤직의 현대화라 할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와 소위 즉흥연주라 불리는 프리뮤직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숙명"이자 "살아 숨쉰다는 증명"이라는 프리뮤지션 박창수 선생님을 만나보자.
#1. 하우스 콘서트
<하우스 콘서트라는 아주 이색적인 콘서트가 2002년 7월에 시작해서 현재 84회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러한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복합적인 계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생각한 것은 80년대 초부터였지만 후일을 기약했던거지요. 최근 들어 사회의 문화의식 수준이 높아졌지만 많은 공연들이 대형화하고 있다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진정 예술을 아름답게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일까 회의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래전 생각했던 하우스 콘서트 형식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우스 콘서트의 기본 컨셉은 무엇인가요. 정식 명칭을 The House Concert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우스 콘서트의 색깔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절한 공간에서 적절한 사람이 모였을 때 진정한 작품감상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에 의한 겉모습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살아있는 음악을 만나자는 것이죠.
하우스 콘서트를 경험하신 분들은 매우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같은 레퍼토리로 대극장에서 듣는 느낌과는 너무나 현저한 차이에 놀라곤 합니다. 저는 그 이유를 몇 가지로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주자와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이 없다는 점과 소리를 귀로 듣는 것이 아닌 몸으로 느낀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몸으로 느낀다는 것은 실제로 바닥을 통해 몸으로 전해져 오는 악기의 진동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것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만큼의 감동을 주게 됩니다. The House Concert로 명칭을 바꾼 것은- 제가 하우스 콘서트를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15군데정도로 하우스 콘서트가 새로이 생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곳과의 차별성을 두고자 했던 이유가 있고 The House Concert를 고유명사화 시키고자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이번 게스트인 올리버 케른의 공연처럼 다른 공연을 위해 온 유명한 연주자들이 하우스 콘서트의 무대에 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스트의 섭외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우리나라 연주자들도 하우스콘서트의 매력을 알게 되는 거 같습니다만 살롱뮤직을 먼저 접했던 외국인들의 경우 하우스 콘서트가 있다는 걸 알면 무척 반가워 합니다. 해서 한국에 초청되는 연주자들이 한국측 기획자들을 통해 하고싶다는 의사를 전해오곤 합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긴 하지만 때로 일정이 맞지않아 거절할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년 뒤의 스케줄까지 대략적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연에 대한 초청은 하우스 콘서트를 시작할 무렵에는 제가 요청해 이루어지곤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연주자들이 직접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잇습니다. 워낙 일정이 밀리다 보니 연주가 펑크 나는 경우에라도 하겠다는 경우가 있고 대기자들의 순서에 따라 그 공간을 메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니 카이스트 음악동호회 학생들이 공연을 한 적이 있던데요. 개인적으로는 크리스마스 파티형식의 하우스 콘서트에 관심이 갔습니다. 각각의 공연이 의미 있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지요.>
파티형식은 일년에 한번 매년 연말에 갈라콘서트라는 명칭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날은 회비를 받지 않는 대신 참여하시는 분들이 각자가 와인이나 치즈 또는 다른 먹거리를 가지고 오시게 합니다. 지금까지 세 번의 갈라콘서트가 있었는데 매번 2,30명 정도의 연주자가 참여해서 하우스 콘서트 치고는 대규모의 공연이 됐었습니다. 관객들까지 100여분이 참여해 아래층에 설치된 티브이로 보는 일도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연주자들이 몇몇 있습니다. 아주 좋은 연주를 했던 분들의 경우도 있겠지만 성의 없는 연주의 경우도 기억에 남기도 하구요. 하우스 콘서트에서 제대로 준비 안된 연주는 일반 공연장보다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연주자들에겐 무서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만만하게 생각하고 왔던 연주자들이 기겁을 하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초기에 연주를 초청했지만 거절했던 몇몇분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그분들 지금은 후회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웃음) 이러한 기억에 남는 연주자 분들은 이름을 거명 하기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소중했던 하나하나의 기억이니까 말이죠.
<2년여 동안 하우스 콘서트가 계속되어 오면서 최근에는 앞서 설명해주셨던 갈라 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나 아마추어들의 공연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진행해 보고 싶은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 있으신가요?>
앞으로는 많아진 하우스 콘서트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어떨까 계획 중 입니다. 우리나라 클래식 연주자들의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소수가 즐긴다기보다는 오히려 많은 분들로부터 외면 받는다는 것이 정확한 말이 아닐까 합니다. 연주자는 늘 새로운 관객과 소통하길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친인척만의 잔치가 아닌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는 건 연주자들에겐 가슴 떨리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진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당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긴 하지만 현재 The House Concert에서 연주했던 많은 분들이 다른 하우스 콘서트로 연계하여 공연하고 있습니다. 연주자들에게도 한번으로 끝나는 콘서트가 아닌, 여러 곳에서 여러 번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아주 기쁜 일입니다.
- The House Concert 는 www.cyworld.com/hconcert 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2. 프리뮤직
<홈페이지에서 선생님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프리뮤직’을 하고 계신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프리뮤직은 가장 쉽게 얘기한다면 즉흥연주입니다. 어떠한 무대에서든 자신이 음악을 바로 만들면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한다 할까요?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고 고도의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면 불가능 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작곡과 연주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엔 전문적인 프리뮤직 연주자가 10명 남짓합니다. 일본만 해도 1000명은 넘을 거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프리뮤직 연주자만도 5명 정도 되니 우리나라 상황이 매우 열악하단 걸 알 수 있지요. 하지만 그 적은 수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지에서 중요시 다뤄지는 매우 소중한 분들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추구하는 음악세계, 완전한 즉흥을 통한 프리뮤직은 그 때 그 때 다른 연상의 끈을 잡고 연주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와 연주자가 천을 덮어쓴 채 공연을 해서 관객들을 놀라게 하신 적도 있고요. 이러한 연상과 창작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공통적일 거라 생각하는 점은 프리뮤지션들은 모든 예술전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야를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총체적인 예술의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까요? 또 한가지 그들의 특징은 일반 성격과는 별개로 예술에 있어서의 순발력이 매우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사회나 기존 예술계와 융화되기 힘든 경우도 더러 있기도 합니다만 반대로 그들의 그러한 실험 정신이 높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이것이 어쩌면 예술정신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관객들이 놀라는 것은- 작품의 창의성이나 순발력에 당황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선생님이 하고 계시는 프리뮤직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많은 비주류 장르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연 활성화를 위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비주류가 활성화 되기 위한 노력은 비주류 예술인들이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의 경우는 만약 제가 하는 프리뮤직이 보편화 된다면 저는 그만둘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저의 숙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 새로운 것을 찾는 행위란 보편타당함 속에 머물게 될 경우 이?낡은 것이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다른 예술세계를 찾으려 할 겁니다. 요즘 비주류 장르에 대한 많은 호기심들이 생기는 일은 일단 환영 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제가 찾아야 할 또다른 돌파구를 찾을 각오를 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제가 살아 숨쉰다는 증명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그리고...
<클래식이라 하면 아직도 소수의 문화수혜자들만이 누릴 수 있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에 대해서 공부하는 저희도 클래식은 아직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데, 이런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수의 수혜자...... 그건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음악 하시는 분들을 하우스 콘서트에 초청해보려고 했지만 아직까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매우 비쌌거든요(웃음). 오히려 비 대중적(클래식이나 프리나 째즈)인 분들이 적은 개런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참석해 주신다는 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대중문화는 대중문화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듯 클래식 분야는 또다른 소중함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가야 하는 것이죠. 지금의 대중 문화는 과거의 클래식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걸 이해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만 그건 사실이거든요. 과거 클래식에서 사용되던 음악형식이나 기법들이 지금의 대중 속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베토벤시대에도 대중문화는 있었습니다. 바하나 베토벤의 음악형식은 지금이 대중가수들 속에 보이지 않게 남아있습니다. 예술과 대중예술은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실험까지 이해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하우스 콘서트를 하는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여유가 있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두들 어려운 속에서 추진하고 있거든요. 그들에겐 나름의 사명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나누고 싶다는 것입니다.
<한 달에 두 번 공연이라도 준비, 안팎의 관리, 그리고 선생님의 음악활동까지 생각하면 굉장히 바쁘실 것 같은데,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사실 한번의 하우스 콘서트를 하게 되면 준비작업과 후반작업까지 4,5일을 소비하게 됩니다. 저의 개인적인 활동을 생각하면 무척 아쉽고 안타까운 점들이 많습니다. 제 연주일정을 하우스 콘서트 사이사이에 맞춰야 한다든가, 또는 약속된 하우스 콘서트를 위해 외국 공연 중 중간에 들어왔다 다시 나가야 한다던가 하는 일입니다. 또 하우스 콘서트를 위한 경제적인 문제도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하우스서 연주된 음악들을 지금까지 1회부터 녹음해 왔는데 모두 CD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습니다. 간혹 기억나는 연주를 찾아 들을 때면 개인적으로 매우 행복한 일이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사실 여가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간혹 틈이 날 경우 제가 2년간 산속에 머물던 퇴촌엘 가곤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Culture Univer와 같이 문화를 배우고 관심 있어 하는 학생들에게, 그리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급히 이루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됩니다. 예술가든 아닌 사람이든 말이죠. 제 생각에 가장 무서워해야 할 사람은 꾸준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기의 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 꾸준함 속에서 나온 것이거든요. 그리고 말씀 하셨듯 많은 예술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누구나 자신의 흥미로운 분야를 찾는다는 일은 매우 행복한 일이기도 할 거라 생각합니다. 각자가 행복하다면 세상의 싸움은 덜 일어날 거라 믿고싶습니다.
이번 CU Webzine 2호 인터뷰는 The House Concert 의 박창수 선생님과 함께 했다. 비록 일정이 맞지 않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살롱뮤직의 현대화라 할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와 소위 즉흥연주라 불리는 프리뮤직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숙명"이자 "살아 숨쉰다는 증명"이라는 프리뮤지션 박창수 선생님을 만나보자.
#1. 하우스 콘서트
<하우스 콘서트라는 아주 이색적인 콘서트가 2002년 7월에 시작해서 현재 84회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러한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복합적인 계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생각한 것은 80년대 초부터였지만 후일을 기약했던거지요. 최근 들어 사회의 문화의식 수준이 높아졌지만 많은 공연들이 대형화하고 있다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진정 예술을 아름답게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일까 회의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래전 생각했던 하우스 콘서트 형식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우스 콘서트의 기본 컨셉은 무엇인가요. 정식 명칭을 The House Concert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우스 콘서트의 색깔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절한 공간에서 적절한 사람이 모였을 때 진정한 작품감상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에 의한 겉모습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살아있는 음악을 만나자는 것이죠.
하우스 콘서트를 경험하신 분들은 매우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같은 레퍼토리로 대극장에서 듣는 느낌과는 너무나 현저한 차이에 놀라곤 합니다. 저는 그 이유를 몇 가지로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주자와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이 없다는 점과 소리를 귀로 듣는 것이 아닌 몸으로 느낀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몸으로 느낀다는 것은 실제로 바닥을 통해 몸으로 전해져 오는 악기의 진동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것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만큼의 감동을 주게 됩니다. The House Concert로 명칭을 바꾼 것은- 제가 하우스 콘서트를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15군데정도로 하우스 콘서트가 새로이 생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곳과의 차별성을 두고자 했던 이유가 있고 The House Concert를 고유명사화 시키고자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이번 게스트인 올리버 케른의 공연처럼 다른 공연을 위해 온 유명한 연주자들이 하우스 콘서트의 무대에 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스트의 섭외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우리나라 연주자들도 하우스콘서트의 매력을 알게 되는 거 같습니다만 살롱뮤직을 먼저 접했던 외국인들의 경우 하우스 콘서트가 있다는 걸 알면 무척 반가워 합니다. 해서 한국에 초청되는 연주자들이 한국측 기획자들을 통해 하고싶다는 의사를 전해오곤 합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긴 하지만 때로 일정이 맞지않아 거절할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년 뒤의 스케줄까지 대략적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연에 대한 초청은 하우스 콘서트를 시작할 무렵에는 제가 요청해 이루어지곤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연주자들이 직접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잇습니다. 워낙 일정이 밀리다 보니 연주가 펑크 나는 경우에라도 하겠다는 경우가 있고 대기자들의 순서에 따라 그 공간을 메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니 카이스트 음악동호회 학생들이 공연을 한 적이 있던데요. 개인적으로는 크리스마스 파티형식의 하우스 콘서트에 관심이 갔습니다. 각각의 공연이 의미 있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지요.>
파티형식은 일년에 한번 매년 연말에 갈라콘서트라는 명칭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날은 회비를 받지 않는 대신 참여하시는 분들이 각자가 와인이나 치즈 또는 다른 먹거리를 가지고 오시게 합니다. 지금까지 세 번의 갈라콘서트가 있었는데 매번 2,30명 정도의 연주자가 참여해서 하우스 콘서트 치고는 대규모의 공연이 됐었습니다. 관객들까지 100여분이 참여해 아래층에 설치된 티브이로 보는 일도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연주자들이 몇몇 있습니다. 아주 좋은 연주를 했던 분들의 경우도 있겠지만 성의 없는 연주의 경우도 기억에 남기도 하구요. 하우스 콘서트에서 제대로 준비 안된 연주는 일반 공연장보다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연주자들에겐 무서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만만하게 생각하고 왔던 연주자들이 기겁을 하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초기에 연주를 초청했지만 거절했던 몇몇분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그분들 지금은 후회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웃음) 이러한 기억에 남는 연주자 분들은 이름을 거명 하기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소중했던 하나하나의 기억이니까 말이죠.
<2년여 동안 하우스 콘서트가 계속되어 오면서 최근에는 앞서 설명해주셨던 갈라 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나 아마추어들의 공연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진행해 보고 싶은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 있으신가요?>
앞으로는 많아진 하우스 콘서트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어떨까 계획 중 입니다. 우리나라 클래식 연주자들의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소수가 즐긴다기보다는 오히려 많은 분들로부터 외면 받는다는 것이 정확한 말이 아닐까 합니다. 연주자는 늘 새로운 관객과 소통하길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친인척만의 잔치가 아닌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는 건 연주자들에겐 가슴 떨리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진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당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긴 하지만 현재 The House Concert에서 연주했던 많은 분들이 다른 하우스 콘서트로 연계하여 공연하고 있습니다. 연주자들에게도 한번으로 끝나는 콘서트가 아닌, 여러 곳에서 여러 번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아주 기쁜 일입니다.
- The House Concert 는 www.cyworld.com/hconcert 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2. 프리뮤직
<홈페이지에서 선생님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프리뮤직’을 하고 계신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프리뮤직은 가장 쉽게 얘기한다면 즉흥연주입니다. 어떠한 무대에서든 자신이 음악을 바로 만들면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한다 할까요?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고 고도의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면 불가능 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작곡과 연주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엔 전문적인 프리뮤직 연주자가 10명 남짓합니다. 일본만 해도 1000명은 넘을 거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프리뮤직 연주자만도 5명 정도 되니 우리나라 상황이 매우 열악하단 걸 알 수 있지요. 하지만 그 적은 수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지에서 중요시 다뤄지는 매우 소중한 분들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추구하는 음악세계, 완전한 즉흥을 통한 프리뮤직은 그 때 그 때 다른 연상의 끈을 잡고 연주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와 연주자가 천을 덮어쓴 채 공연을 해서 관객들을 놀라게 하신 적도 있고요. 이러한 연상과 창작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공통적일 거라 생각하는 점은 프리뮤지션들은 모든 예술전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야를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총체적인 예술의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까요? 또 한가지 그들의 특징은 일반 성격과는 별개로 예술에 있어서의 순발력이 매우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사회나 기존 예술계와 융화되기 힘든 경우도 더러 있기도 합니다만 반대로 그들의 그러한 실험 정신이 높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이것이 어쩌면 예술정신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관객들이 놀라는 것은- 작품의 창의성이나 순발력에 당황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선생님이 하고 계시는 프리뮤직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많은 비주류 장르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연 활성화를 위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비주류가 활성화 되기 위한 노력은 비주류 예술인들이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의 경우는 만약 제가 하는 프리뮤직이 보편화 된다면 저는 그만둘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저의 숙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 새로운 것을 찾는 행위란 보편타당함 속에 머물게 될 경우 이?낡은 것이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다른 예술세계를 찾으려 할 겁니다. 요즘 비주류 장르에 대한 많은 호기심들이 생기는 일은 일단 환영 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제가 찾아야 할 또다른 돌파구를 찾을 각오를 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제가 살아 숨쉰다는 증명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그리고...
<클래식이라 하면 아직도 소수의 문화수혜자들만이 누릴 수 있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에 대해서 공부하는 저희도 클래식은 아직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데, 이런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수의 수혜자...... 그건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음악 하시는 분들을 하우스 콘서트에 초청해보려고 했지만 아직까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매우 비쌌거든요(웃음). 오히려 비 대중적(클래식이나 프리나 째즈)인 분들이 적은 개런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참석해 주신다는 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대중문화는 대중문화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듯 클래식 분야는 또다른 소중함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가야 하는 것이죠. 지금의 대중 문화는 과거의 클래식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걸 이해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만 그건 사실이거든요. 과거 클래식에서 사용되던 음악형식이나 기법들이 지금의 대중 속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베토벤시대에도 대중문화는 있었습니다. 바하나 베토벤의 음악형식은 지금이 대중가수들 속에 보이지 않게 남아있습니다. 예술과 대중예술은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실험까지 이해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하우스 콘서트를 하는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여유가 있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두들 어려운 속에서 추진하고 있거든요. 그들에겐 나름의 사명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나누고 싶다는 것입니다.
<한 달에 두 번 공연이라도 준비, 안팎의 관리, 그리고 선생님의 음악활동까지 생각하면 굉장히 바쁘실 것 같은데,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사실 한번의 하우스 콘서트를 하게 되면 준비작업과 후반작업까지 4,5일을 소비하게 됩니다. 저의 개인적인 활동을 생각하면 무척 아쉽고 안타까운 점들이 많습니다. 제 연주일정을 하우스 콘서트 사이사이에 맞춰야 한다든가, 또는 약속된 하우스 콘서트를 위해 외국 공연 중 중간에 들어왔다 다시 나가야 한다던가 하는 일입니다. 또 하우스 콘서트를 위한 경제적인 문제도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하우스서 연주된 음악들을 지금까지 1회부터 녹음해 왔는데 모두 CD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습니다. 간혹 기억나는 연주를 찾아 들을 때면 개인적으로 매우 행복한 일이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사실 여가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간혹 틈이 날 경우 제가 2년간 산속에 머물던 퇴촌엘 가곤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Culture Univer와 같이 문화를 배우고 관심 있어 하는 학생들에게, 그리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급히 이루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됩니다. 예술가든 아닌 사람이든 말이죠. 제 생각에 가장 무서워해야 할 사람은 꾸준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기의 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 꾸준함 속에서 나온 것이거든요. 그리고 말씀 하셨듯 많은 예술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누구나 자신의 흥미로운 분야를 찾는다는 일은 매우 행복한 일이기도 할 거라 생각합니다. 각자가 행복하다면 세상의 싸움은 덜 일어날 거라 믿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