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ng & Bow] 2005년 4월호 - 첼리스트 채희철 vs. 프리뮤직 아티스트 박창수
- 등록일2006.01.26
- 작성자정성현
- 조회2520

베스트 프렌드
첼리스트 채희철 vs. 프리뮤직 아티스트 박창수
이 정도로 자신의 속마음을 모두 보여준 친구는 없었다는 그들에게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고 열정을 공유했던 사람들이 풍기는 편안한 믿음이 배어나온다. 격의 없는 관계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묻어나는 대화는 조율이 잘된 악기로 연주하는 향기로운 두오를 연상시킨다.
두 분이 고등학교 때부터 막역한 사이였다고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친구인 만큼 재밌는 사건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채 : 서울예고에 다닐 때의 일입니다. 하루는 집에 있는데 이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기가 막힌 곡을 발견했다고. 버스를 타고 부랴부랴 이 친구 집으로 뛰어갔더니 어디서 구했는지 아마데우스 콰르텟과 두 명의 연주자가 연주한 브람스의 현악 6중주곡 1번의 2악장 음반을 들려줬습니다.
박 : 당시는 파트 악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 간신히 스코어를 구해다가 직접 복사하고 그것을 다시 잘라 붙여 파트 악보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교회 등에서 두어 번 연주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 그 악보를 아직도 갖고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오히려 지금보다 더 많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또 언젠가는 외국에서 교향악단이 왔는데 그 연주가 정말 보고 싶더라구요. 하지만 학생이었고 돈도 없고 하니까 리허설을 보러 가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학교 수업중에 담을 넘고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채 :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하고서는 리허설을 시작할 때까지 숨을 장소가 필요했어요. 들키면 안되니까 할 수 없이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나와서 리허설을 보는데 그만 잡혀버렸습니다. 당시 교장 선생님과 음악과장 선생님께서 세종문화회관에 다 불려가고, 학교가 발칵 뒤집혀졌었지요
요즘은 학생들이 연주회장에 잘 안 간다던데, 오히려 그런 열정이 부럽네요.
박 : 요즘 학생들은 좋은 공연을 풍요롭게 누리고 있어서 관심이 줄어드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우리도 보기 힘들고 절박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봤던 것 같습니다.
두 분이 서로 친구로서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어떤 점을 높이 사고 있나요?
채 : 이 친구의 존경스러운 점은 음악에 있어서 늘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아낌없이 질책과 충고를 해줍니다. 사실 싫은 소리라는 것을 달게 듣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듣고 조금 섭섭하지만 결국에는 음악적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또 남에 대한 배려가 남다릅니다.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면 그 이상을 해주는 친구죠. 어떻게 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마음 씀씀이가 넓어요. 우리가 고등학생이었을 당시는 CD도 없던 시절이라 음악 듣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친구가 집에서 전축을 통해 테이프로 녹음해 줬습니다. 그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웠어요. 이런 배려는 유독 저한테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면이 저한테는 부족했기 때문에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고요.
박 : 저는 어린 시절부터 "꾸준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평생 한 가지 일을 하면서 자기자신을 계속 발전시키고 노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나는 과연 저 정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보통 유학을 다녀오고 교수가 되고 하면 연습이나 공부를 게을리하기도 하는데 절대로 그런 법이 없죠. 오늘도 인터뷰 끝나고 좀 놀자고 하니까 연습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음악가로서 신뢰가 가는 모습이죠.
프리뮤직이란?
프리뮤직은 일종의 즉흥음악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즉흥연주는 최근 들어 전문 장르화된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프리뮤직을 하는 음악가는 10명 남짓인 반명 일본은 그 규모가 1,000여 명에 다다른다. 현대음악, 전통음악, 클래식음악 등 다양한 음악과 융합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프리뮤직은 그 즉흥성 때문에 흔히 재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재즈가 틀 안에서 즉흥을 하는 반면, 프리뮤직은 틀이 없는 상태에서 연주를 하기 때문에 이 두 분야는 엄격히 기본이 다르다. 프리뮤직 아티스트 박창수는 국내 프리뮤직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으며 매달 수차례씩 하우스 콘서트를 열고 있다. /http://www.free-pian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