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5년 9월 19일 - 풀뿌리 문화의 본보기..23일로 100회 맞아
- 등록일2006.01.27
- 작성자정성현
- 조회2369
[인터뷰]
하우스콘서트 주인장 박창수씨
풀뿌리 문화의 본보기... 23일로 100회 맞아
의자가 아닌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두 발 쭉 뻗고 볼 수 있는 공연. 음악을 잘 몰라도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연. 공연 후 엔 연주자와 관객이 와인 한 잔 놓고 둘러 앉아 어울리는 공연... 다름 아닌 프리뮤직 전문 연주자 박창수(41) 씨의 연희동 자택에서 한 달에 두 번씩 열리는 "하우스 콘서트"다. 요즘은 비슷한 성격의 음악회들이 곳곳에서 종종 열리고 있지만 박씨의 하우스 콘서트가 원조격이다. 2002년 7월부터 시작된 이 공연이 23일로 딱 100회를 맞는다.
"사실 뭐 100회가 축하받을 일인가요?(웃음). 100회를 이어오기도 쉽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한 10년은 해야 어떤 흐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우스 콘서트는 말 그대로 전문 공연장이 아닌 집에서 열리는 공연이다. 이를 위해 박씨는 지어진 지 30년 가까이 된 낡은 집을 개조해 1층은 주방.침실로, 2층은 30여 평의 연주 공간으로 꾸몄다. 2002년 7월 12일 열린 제1회 콘서트에서부터 23일 100회 콘서트까지 출연자는 외국 연주자 31명을 포함해 총 227명. 장르로 따지자면 50% 가량이 클래식, 25%가 프리뮤직, 나머지 25%가 국악, 대중음악, 연극(마임), 무용 등이었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e-메일을 통한 것 외에는 따로 홍보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계에 차차 입소문이 나면서 처음에 100명에게 보내던 공연 안내 메일이 이젠 2천 5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연주자들을 초청할 때도 낮은 인지도 때문에 초반엔 다소 애를 먹었다. 섭외를 위해 연락을 하면 "공연을 왜 집에서 하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연주자들 쪽에서 하우스 콘서트에 서고 싶다는 연락을 해 오곤 한다. 덕분에 이미 내년 상반기 스케줄까지 다 나와있는 상태다.
"한 번 직접 와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공연장에서보다 감동이 몇 배나 크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소리는 귀로만 듣는 게 아니거든요. 바닥에 앉아 들으면 귀로 들리는 소리뿐 아니라 바닥의 진동을 통해 몸으로까지 전해지는 소리를 느낄 수 있어요. 공연장에선 맛볼 수 없는 체험이죠." 박씨는 한때 국내 공연계에 유행했던 대형 공연들, 가령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이나 잠실 올림픽 경기장 등에서 열리는 공연에 대한 반발로 하우스 콘서트에 대한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한다. 연주자들의 경우 관객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일 수 있지만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는 면에서는 분명 매력일거라 생각했다. "음악의 참 맛을 아는 방법이 큰 무대를 통한 것 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연주자들도 보통 독주회를 열면 관객 대부분이 친척이나 제자들인데, 하우스 콘서트에 오는 관객은 진정 음악을 들으러 오는 관객이거든요."
100회를 이어오기까지 어려운 고비도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 경제적 여건. 공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매회 관객이 내는 2만원의 회비 만으로 충당되는 만 큼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이걸로 연주자 개런티도 줘야 하고, CD 제작비며, 스태프 인건비며, 뒤풀이에 쓸 와인 등 식비며 갖가지 경비도 대야 한다. 자택을 매달 두어 차례씩 전혀 모르는 외부인들에게 개방한다는 것도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론 위험하기까지 하다. 실제 한 번은 수상한 사람이 들어오는 바람에 경찰을 부른 일도 있다. 2주에 한번씩 꼬박꼬박 돌아오는 콘서트를 위해 최소 사나흘은 준비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그는 이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부인 김영희씨(이화여대 한국무용 교수. 김영희 무트댄스 대표)와는 멀리 여행 한번 가보지도 못했다. 이젠 어느 정도 틀이 잡혔으니 스태프들에게 공연을 맡기고 본인은 집을 비워도 될 법도 한데 그는 "그래도 하우스 콘서트인데 집주인이 집에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웃었다. "집사람이 사실 조용하게 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요. 사실 집사람 도움이 없었다면 힘든 나머지 이 콘서트를 중간에 그만뒀을지도 모릅니다." 계속 쌓이는 적자에, 더이상 공연을 지속하기 힘들어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는 그는 그러나 집사람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만류로 지금까지 왔다고 했다.
처음에 관객으로 왔던 이들이 지금은 공연 스태프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을 만큼 이 콘서트에 대한 팬들의 애정도 뜨겁다. "힘들지만 이런 공연을 통해 풀뿌리 문화를 조금씩 일구고 있다고 생각하면 보람이 됩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공연들이 하우스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는 걸 볼 때마다 뿌듯하기도 하구요." 100회를 맞는 23일 공연에는 특별히 관객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연주자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얼마전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이라는 낭보를 전한 17세의 유망주 김선욱군, 첼리스트 채희철, 피아니스트 어수희, 해금 연주자 강은일, 가수 강산에, 그리고 하우스콘서트 주인장 박씨가 출연해 작지만 의미있는 축하무대 를 꾸민다.
- 공연안내 www.cyworld.com/hconcert
/이윤영 기자 yy@yna.co.kr/
하우스콘서트 주인장 박창수씨
풀뿌리 문화의 본보기... 23일로 100회 맞아
의자가 아닌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두 발 쭉 뻗고 볼 수 있는 공연. 음악을 잘 몰라도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연. 공연 후 엔 연주자와 관객이 와인 한 잔 놓고 둘러 앉아 어울리는 공연... 다름 아닌 프리뮤직 전문 연주자 박창수(41) 씨의 연희동 자택에서 한 달에 두 번씩 열리는 "하우스 콘서트"다. 요즘은 비슷한 성격의 음악회들이 곳곳에서 종종 열리고 있지만 박씨의 하우스 콘서트가 원조격이다. 2002년 7월부터 시작된 이 공연이 23일로 딱 100회를 맞는다.
"사실 뭐 100회가 축하받을 일인가요?(웃음). 100회를 이어오기도 쉽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한 10년은 해야 어떤 흐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우스 콘서트는 말 그대로 전문 공연장이 아닌 집에서 열리는 공연이다. 이를 위해 박씨는 지어진 지 30년 가까이 된 낡은 집을 개조해 1층은 주방.침실로, 2층은 30여 평의 연주 공간으로 꾸몄다. 2002년 7월 12일 열린 제1회 콘서트에서부터 23일 100회 콘서트까지 출연자는 외국 연주자 31명을 포함해 총 227명. 장르로 따지자면 50% 가량이 클래식, 25%가 프리뮤직, 나머지 25%가 국악, 대중음악, 연극(마임), 무용 등이었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e-메일을 통한 것 외에는 따로 홍보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계에 차차 입소문이 나면서 처음에 100명에게 보내던 공연 안내 메일이 이젠 2천 5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연주자들을 초청할 때도 낮은 인지도 때문에 초반엔 다소 애를 먹었다. 섭외를 위해 연락을 하면 "공연을 왜 집에서 하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연주자들 쪽에서 하우스 콘서트에 서고 싶다는 연락을 해 오곤 한다. 덕분에 이미 내년 상반기 스케줄까지 다 나와있는 상태다.
"한 번 직접 와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공연장에서보다 감동이 몇 배나 크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소리는 귀로만 듣는 게 아니거든요. 바닥에 앉아 들으면 귀로 들리는 소리뿐 아니라 바닥의 진동을 통해 몸으로까지 전해지는 소리를 느낄 수 있어요. 공연장에선 맛볼 수 없는 체험이죠." 박씨는 한때 국내 공연계에 유행했던 대형 공연들, 가령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이나 잠실 올림픽 경기장 등에서 열리는 공연에 대한 반발로 하우스 콘서트에 대한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한다. 연주자들의 경우 관객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일 수 있지만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는 면에서는 분명 매력일거라 생각했다. "음악의 참 맛을 아는 방법이 큰 무대를 통한 것 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연주자들도 보통 독주회를 열면 관객 대부분이 친척이나 제자들인데, 하우스 콘서트에 오는 관객은 진정 음악을 들으러 오는 관객이거든요."
100회를 이어오기까지 어려운 고비도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 경제적 여건. 공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매회 관객이 내는 2만원의 회비 만으로 충당되는 만 큼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이걸로 연주자 개런티도 줘야 하고, CD 제작비며, 스태프 인건비며, 뒤풀이에 쓸 와인 등 식비며 갖가지 경비도 대야 한다. 자택을 매달 두어 차례씩 전혀 모르는 외부인들에게 개방한다는 것도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론 위험하기까지 하다. 실제 한 번은 수상한 사람이 들어오는 바람에 경찰을 부른 일도 있다. 2주에 한번씩 꼬박꼬박 돌아오는 콘서트를 위해 최소 사나흘은 준비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그는 이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부인 김영희씨(이화여대 한국무용 교수. 김영희 무트댄스 대표)와는 멀리 여행 한번 가보지도 못했다. 이젠 어느 정도 틀이 잡혔으니 스태프들에게 공연을 맡기고 본인은 집을 비워도 될 법도 한데 그는 "그래도 하우스 콘서트인데 집주인이 집에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웃었다. "집사람이 사실 조용하게 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요. 사실 집사람 도움이 없었다면 힘든 나머지 이 콘서트를 중간에 그만뒀을지도 모릅니다." 계속 쌓이는 적자에, 더이상 공연을 지속하기 힘들어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는 그는 그러나 집사람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만류로 지금까지 왔다고 했다.
처음에 관객으로 왔던 이들이 지금은 공연 스태프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을 만큼 이 콘서트에 대한 팬들의 애정도 뜨겁다. "힘들지만 이런 공연을 통해 풀뿌리 문화를 조금씩 일구고 있다고 생각하면 보람이 됩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공연들이 하우스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는 걸 볼 때마다 뿌듯하기도 하구요." 100회를 맞는 23일 공연에는 특별히 관객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연주자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얼마전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이라는 낭보를 전한 17세의 유망주 김선욱군, 첼리스트 채희철, 피아니스트 어수희, 해금 연주자 강은일, 가수 강산에, 그리고 하우스콘서트 주인장 박씨가 출연해 작지만 의미있는 축하무대 를 꾸민다.
- 공연안내 www.cyworld.com/hconcert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