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elife] 2005년 가을호 vol.24. - 피아니스트 박창수씨의 파티 같은 공연장
  • 등록일2006.01.27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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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박창수씨의 파티 같은 공연장

House Concert






뜨겁던 더위도 한 풀 꺽이고 시원하게 비가 내려 거리가 한 층 시원해진 금요일 오후. 연희동 한적한 동네에 사람들이 두서너 명 짝을 이루며 골목 어귀에 있는 2층 벽돌집으로 향한다. 사람들은 왼 쪽 대분에 붙은 앙증스런 "The House Concert" 나무 푯말을 한 번 힐끔 쳐다보고는 미소지으며 현관에 이르는 좁은 계단을 오른다.

/포토그래퍼 박성희 | 애디터 박태전/





현관 입구에는 큰 개 래트와 작은 개 몇마리가 사람들을 보더니 반갑게 꼬리를 흔든다. 반갑다고 짖기도 하는데 그리 밉지 않다. 주인장 덕분에 TV를 보며 문화생활(?)을 하는 복받은 녀석들이다. 열린 현관문 앞에는 공연 스태프들이 오늘 있을 공연 팸플릿을 나눠주고 방명록을 기록하도록 한다. 물론 2만원의 입장료는 필수. 실버와 골드로 만들어진 팸플릿도 나름대로 주인장의 정성이 엿보인다. 공연장에 도달하는 길목마다 묘한 즐거움이 숨어있다.





공연장에서 느끼는 기분 좋은 긴장감



콘서트 홀이 마련된 2층에 오르니 한 쪽 벽면은 온통 음악 CD로 빼곡이 정리되어 있고, 오른쪽 메인 홀에는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다. 심플하면서 편안한 분의기가 오늘 있을 공연에 기대감이 부풀게 한다. 30여명의 관객이 2층에 자리를 잡을 때 쯤 하우스 콘서트 주인장 박창수씨가 관객의 시선을 조용히 불러 모은다. 잔잔한 그의 음성을 통해 오늘 연주자가 소개되면서 관객은 다시 한 번 기분 좋은 긴장을 품는다.



카네기 홀 최연소 연주가.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 프로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우예주 양이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 앞에 서는 순간 관객은 눈과 귀, 마음이 열린 듯 그녀에게 집중한다. 피아노와 어우러지는 바이올린 소리가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위트와 부드러움으로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러한 공연이 한 달에 두번. 하우스 콘서트를 통해 열리고 있다.



하우스 콘서트 주인장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박창수 씨. 서울예고 졸업 후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 수석 입학할 만큼 실력 있는 인물로, 그는 국내를 비롯 독일, 폴란드, 영국, 일본 등 약 15개국에서 퍼포먼스와 연주활동을 해오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연주 때문에 독일을 세차례나 방문했고, 가을에는 대만과 일본 공연이 잡혀 있다.크고 작은 공연 속에 오는 9월에 있을 전주소리축제에서 한 파트를 맡아 감독으로 현재 작업 중이다.







음악이 안기는 자유로운 호흡



"연주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그 느낌은 하우스 콘서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감동이죠. 흔히 대형 연주홀에서 느끼는 거리감은 이곳 하우스 콘서트에서는 찾아 볼 수 없어요."



하우스 콘서트란 말 그대로 집에서 하는 콘서트. 박창수씨는 연희동 자택의 2층 거실을 콘서트 홀로 만들어 정기적으로 연주자와 공연 예술가 등을 초청해 관객과 거리를 두지 않고 서로를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느낄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놓은 음악의 메신저와 같은 사람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 그 자체만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공간을 꿈꿔온 그는 2002년 음악이 살아 숨쉬며 관객과 연주가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인 하우스콘서트를 오픈하게 되었다, 2층 방 3개를 하나로 터서 하우스 콘서트 홀을 만든 이후 유명한 연주자들이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 기타리스트 이병우, 타악기 주자 김대환,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씨를 포함해 총 300여명에 이른다. 또 관객중에는 하우스 콘서트 공연에 매료되어 행사요원을 자원할 만큼 마니아층도 두텁다. 매달 2회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 온 지 어느덧



100회 째. 하우스 콘서트 100회 생일잔치는 4개의 공연팀이 초청돼 성대하게 치러졌다. 두 달에 한 번은 박창수 씨 자신의 공연도 갖지만 공연하고자 하는 연주자들이 많아서 되도록 양보하게 된다고.







연주자와 함께 즐기는 파티



연주가 끝난 후 이어지는 와인파티는 하우스 콘서트만의 특별한 시간이다. 와인과 함께 치즈와 과자를 먹으며 나누는 연주자와 관객의 즐거운 대화는 대형 공연장에서는 감히 엄두도 못 내는 일. 하우스 콘서트만이 가지는 강력한 매력이다. 또 매년 연말에 파티 분위기로 20~30명 정도의 연주자들이 참여해서 대규모의 공연이 열리는 갈라콘서트가 있다. 이 날은 회비를 받지 않고 각자 간단한 먹을거리를 가져와 즐기는 포트럭 파티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렇듯 하우스 콘서트에는 음악과 관객과 연주자 간에 살아 숨쉬는 따뜻한 만남, 즐겁게 웃을 수 있는 파티가 있어 더욱 즐겁다. 그 특별한 행복이 앞으로도 쭈욱 계속 되기를.





/포토그래퍼 박성희 | 애디터 박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