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E] 2005년 11월호 - 작지만 큰, 하우스 콘서트
  • 등록일2006.01.27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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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 vs Amateur]

작지만 큰, 하우스 콘서트








# Pro's view

3백 년 전 유럽 귀족들은 자신의 저택에서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음악연주회를 가지며 낭만과 풍류를 즐겼다. 상류층만이 향유했던 문화, 피아노를 전공해 서울대 작곡과에 입학했지만 퍼포먼스에 더 관심이 많아 독일, 일본 등 17개국을 돌며 공연을 펼치던 박창수는 2002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를 열었다. 관객이 우러러봐야 하는 무대 대신 자신의 집에서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호흡하는 소박한 콘서트를 벌써 1백회, 그간 2천여 명의 사람들이 다녀간 하우스 콘서트. 이번 공연은 전주세계소리축제 "Musica Ataraxia"에 참여한 동아시아계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프리 뮤직을 들려주었다. 고쿠 노나카(타악.일본), 왕 밍(비파.대만), 박정민(첼로.한국)이 참여한 1부 연주는 프리뮤직의 공격적이고 전위적인 면보다는 안정적인 통일감을 중시한 점이 돋보였다. 각 악기가 지닌 특유의 질감을 잘 드러내면서 그 울림 사이의 공간적 여백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리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광활한 공간적 느낌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르 콴닌(타악.베트남), 즈엔팡 즈앙(얼후.중국), 박창수(피아노.한국)가 함께한 2부 연주는 여러모로 1부와 대조적이었다. 소리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 보다는 서로를 충돌시키면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할까. 박창수의 건반 연주스타일은 타악적이어서 어찌 보면 2부에서는 2명의 타악 주자가 연주를 하는 듯한 느낌. 그날의 연주자들은 공연을 함께한 적(기껏해야 그날 오전 전주소리축제에서 한 번)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합주를 이끌어냈다. 익숙한 음악에서는 얻기 힘든, "자극과 고양" 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해 주었음은 물론이다.



/전정기(음악전문지 Musical Box 전 편집장)/







Amateur's view

1m, 
연주자와 관객과의 거리는 정말 딱 1m 남짓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하우스 콘서트의 연주자들이 공연에 앞서 준비할 건, 입냄새 제거를 위한 부단한 칫솔질과 다크서클, 모공 커버를 위한 피부관리? 그리고 관객들이 준비할 건, 기습적으로 날아올 땀방울과 파편(침)도 기꺼이 맞겠다는 용기일까. 물론 농담이다. 하지만 하우스 콘서트는 그랬다. 그저 30평 정도의 거실 하나를 연주자와 관객이 적당히 나누어 쓰고 있었다. 공연에 열중한 연주자들의 땀방울은 최신 HD TV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왔으며, 그들의 음악은 4-way 스피커 보다 더 큰 울림으로 전해졌던 것이다. 아시아계 뮤지션 6명의 프리 뮤직으로 꾸며진 101회 하우스 콘서트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피아니스트 박창수(이 집의 주인장이기도 하다)는 단순히 피아노를 치는 것이 아닌 건반을 폭발적으로 때리기도 하고 현을 뜯기도 했으며 일본의 퍼커셔니스트에게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악기가 되었다. 연주라기 보다는 퍼포먼스에 가까웠다. 다소 낯선 만큼 신기했다. 관객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음악에 몰두했다. 두 다리를 쭉 뻗고 벽에 기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용을 하듯 온몸으로 음악을 받아들이는 이도 있었으니. 1시간 30분 남짓의 공연이 끝나자 조촐한 와인 파티가 이어졌다. 연주자는 단 몇 발자국을 옮기는 것만으로 관객과 하나가 되었다. 가히 하우스 콘서트의 백미라 할 만했다. 박창수의 연희동 2층집. 생판 남인 그의 집을 찾아갈 용기를 낸다면 그 누구라도 분명 예술의 전당 VIP석에서 본 공연 보다 최소한 2.5배는 더한,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지우(SURE 에디터)/







If you want to go

www.cyworld.com/hconcert 를 통해 공연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 월 2회 금요일 저녁 8시에 공연이 진행된다. 회비는 2만원(공연관람료+간단한 와인 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