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iano] 2006년 9월호 - 따뜻한 교감이 있는 하우스 콘서트 주인장, 박창수
  • 등록일2006.08.31
  • 작성자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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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교감이 있는 하우스콘서트 주인장, 박창수




그가 바라는 것은 하우스 콘서트가 꾸준히 계속 이어지면서, 이런 공연들이 다른 곳에서도 더 많이 늘어나서 자연스럽게 공연문화의 한 축을 형성했으면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그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좋은 공연에 대한 감동은 언젠가 꼭 청중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연희동에 위치한 박창수의 자택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착하고 순한 눈을 가진 레트가 반긴다. 8세 된 이 커다란 개는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으로 유명하여 TV 동물농장에도 출연했던 유명인사(?)이다. 1층은 침실과 거실이 있어서 가족이 거주하는 곳이고 2층에 올라가면 하우스 콘서트가 열리는 꿈의 무대, 하우스 콘서트장이다.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에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뭉개구름이 너무나 운치있어 잠시 상념에 잠길 수 있을 만큼 매력이 넘치는 곳, 탁 트인 풍경도 인상적이다. 프리뮤직을 하고 있는 박창수는 처음 보기에도 외향적인 느낌의 예술가는 아니었다.



“시끄럽고 사람 많이 모이고 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예요. 하지만 하우스 콘서트만은 다릅니다. 하우스 콘서트를 찾은 관객이 좋은 음악을 즐기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해지니까요. 교감하는 그 느낌이 얼마나 따뜻하고 여유로운지는 직접 와 봐야 아실 겁니다. 많이들 그 느낌을 느껴 봤으면 좋겠습니다.”



박창수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작곡과에서 공부했고 1986년 퍼포먼스 활동을 시작하여 ‘호흡시리즈’ ‘레퀴엠 시리즈’ 등을 독일과 일본 등 17개국에서 공연했다. 한국행위예술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협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9년 프리뮤직(즉흥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현재 실험적인 파격 즉흥공연을 하며 다양한 콘서트를 갖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 집에서 악기 연습을 하다보면 무대에서 듣는 소리보다 훨씬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죠. 나중에 크면 우리 집에서 연주를 하고 들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음먹은 것은 꼭 하는 성격이라 그의 꿈은 현실로 이어졌고, 2002년 가정집이었던 자신의 집을 개조하여 지금의 하우스 콘서트장을 만들었다. 이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은 초대가 아닌 직접 표를 발매하여 진행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한 계층이 초대되는 기존의 하우스 콘서트와는 확실한 차별성을 갖는다.



“물론 이런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아내(김영희 이화여대 한국무용과 교수, 김영희 무트댄스 태표)의 도움이 컸습니다. 2002년 7월 12일에 시작해서 매달 격주로, 한달에 두 번씩 금요일마다 꾸준히 공연을 가졌어요. 처음에는 공연자를 섭외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공연을 하고 싶다고 미리 말씀하시는 분들이 생길 반큼 이 음악회만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아껴주시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외 연주자는 물론 프리뮤직. 국악. 대중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루어졌다. 홍보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와 e-메일을 통해서만 공연 소식을 안내한다. www.freepiano.net 으로 들어가 신청하면 홍보소식 메일을 받을 수 있다.



“공연을 위해 도와주는 스탭진이 있는데 모두 자발적으로 하는 분들이에요. 공연에 오시는 분들도 다양해서 혼자 오시는 분들도 있고 연주를 정말로 듣고 싶어서 오는 분들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처음에는 의자를 놓고 감상했었는데, 그보다는 그냥 마루에 앉아서 몸을 타고 듣는 소리가 훨씬 좋아서 지금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했던 예술가들 역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왜냐하면 연주를 듣기 위해 오는 청중이 우선 자발적으로 그 공연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교감하는 면에서 일반 연주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관객이 적다 해도 모두 의미있는 청중이기 때문에 더 집중력있게, 더 아름답게 그 시간들을 채워나갈 수가 있습니다. 연주가는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는 것이 의미가 더욱 깊고 또 연주에 대한 자기 훈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들 말씀하세요.”



하우스 콘서트는 그래서 매번 할 때마다 공연자와 청중의 교감과 분위기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바로 그 찰라의 순간에 공연이 갖고 있는 매력을 100%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는 연주자에게 공연한 작품을 녹음해서 CD로 제작하는데, 그 음질과 전체적인 퀄리티는 기대 이상,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박창수만의 오랜 경험의 노하우도 있겠지만 그만큼 공연장에서의 음향과 그 울림, 느낌이 최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하우스 콘서트를 거쳐간 연주자는 셀 수 없이 많다. 박창수와 가장 친한 친구로 알려진 첼리스트 채희철을 비롯하여 바이올리니스트 채유미, 피아니스트 어수희. 허원숙. 올리버 케른. 클라리네티스트 볼프강 스트리 등 클래식 연주자가 대거 참여했다. 또한 이병우(클래식 기타). 강산에(가수). 강은일(해금). 故 김대환(드럼). 강태환(색서폰)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도 무대를 빛냈다. 중국 전통악기인 구젱의 권위자인 펭시아 쑤와 프리뮤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하라다 요리유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바라는 것은 하우스 콘서트가 대단하게 홍보가 되어 청중이 늘고 하는 것이 아니다. 콘서트는 꾸준이 계속 이어지되, 이런 공연들이 더 많이 늘어나서 자연스럽게 공연문화의 한 축을 형성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그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좋은 공연에 대한 감동은 언젠가 꼭 청중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하우스 콘서트의 또 다른 매력은 공연 후 갖는 여유로운 티타임 시간이다. 와인과 치즈를 먹으며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되는 의미있는 나눔의 순간은 연주 후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는 최고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관람하는데 2만원을 받고 있어요. 물론 연주자에게 개런티 드리고 와인과 치즈 등 다과에 필요한 음식들을 사고 나면 적자인 게 사실이에요(웃음).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게 하는 시간은 제게도 이젠 아주 소중한 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공연뿐만 아니라 세미나와 독립영화 감상 등 다채로운 기획들도 준비되어 있어서 다양한 분야의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월에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연주회도 펼쳐질 예정이며, 해마다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바베큐 파티와 갈라 콘서트도 이어져 색다른 감흥을 전한다.



“어떤 스케줄도 하우스 콘서트를 우선시해서 잡고 있어요. 주인이 손님을 초대하는 것인데, 집을 비워서는 안되니까요. 이 공연을 통해 모두 깊은 영감을 받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 아름다운 시간들을 계속 꾸준히 이어가려고 합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깔끔하게 단장된 대문 앞에 어여쁜 팻말이 바람에 흔들 거린다. ‘하우스 콘서트!’







/글_국지연 기자. 사진_윤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