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파문학] 2007년 6월호 - 박미경의 예술탐방
- 등록일2007.06.29
- 작성자박창수
- 조회2694
<박미경의 예술 탐방>
‘온 몸으로 느끼는 빛과 소리의 향연’
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박창수씨 집에서 격주로 금요일 밤에 열리는 작은 공연이다. 클래식과 프리뮤직을 비롯해 국악과 대중음악, 독립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 속 예술가들이 콘서트를 진행한다. 2002년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현재 151회를 맞이했다. 30평 남짓한 마룻바닥에서 솟아나는 예술의 향연과 연주자와 관객간의 뜨거운 교감은 다른 공연장에서 느끼지 못한 감동과 환희를 제공한다. 매 회마다 그 찰나의 순간에 공연이 갖고 있는 매력이 100% 발휘되고, 관객은 100% 즐긴다.
박미경
월간 문학으로 등단. 동포문학상, 월간문학 동리상(수필부문) 수상
작품집 [내 마음에 라라가 있다] [박미경이 만난 우리시대 작가] [50헌장] 외
현재 내일신문 <미즈앤> 에디터
연희동 마루에서 만난 시인 제 151회 하우스 콘서트/
sound 공간을 찌르는 소리와 그 빛을 부유하는 드로잉
(박진경, 박승희 + 박창수의 "SOUNDRAWING"
2007.5.18 오후 8시 서울 연희동 하우스 콘서트
30평 마루객석에서 뇌 폭풍의 환희를 만나다
할 수만 있다면, 머릿속을 맑은 물에 헹궈내고 싶을 때가 있다.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이 떠올랐다. 뇌폭풍, 머릿속을 새로운 이미지로 충돌시켜 환치시키는 일, 그러나 일상속에서 우리가 겪는 뇌폭풍이란 엄청난 사고나 끔찍한 경험으로 얻는 일종의 트라우마(Trauma. 정신적 외상)일 터, 아름다운 뇌폭풍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정적, 햇빛, 소녀, 애기, 초록, 검정, 숲, 그림자, 별, 토마토, 나뭇잎, 여인의 발, 빛, 바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영상이 무너지고 섞이며 흩어진다. 영상을 따라 조명이 빛을 달리하고, 피아니스트의 격정적인 연주가 무대를 뒤덮는다, 머릿속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고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며, 불꽃과 연소가, 무질서와 질서가, 현실과 초 현실이, 충돌과 화해가 소용돌이친다. 뇌에 폭풍이 일었다.
거실에 발 뻗고 앉아 예술을 만지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로 마음은 적당히 가라앉았다. 해질 무렵, 석양과 어둠이 조심스레 섞이는 하늘의 풍경은 그대로 작품이다. 연희동 조용한 주택가 모퉁이를 들어서자 빨간 벽돌 담장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집이 보인다. 꽃이 그려진 "HOUSE CONCERT" 라는 푯말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를 연상시킨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신비의 암호처럼 마음이 설레었다.
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박창수씨 집에서 격주로 금요일 밤에 열리는 작은 공연이다. 콘서트가 집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지만 ‘박창수의 하우스 콘서트’ 는 2002년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현재 151회를 맞이했다. 클래식과 프리뮤직을 비롯해 국악과 대중음악, 독립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 속 예술가들이 콘서트를 진행한다. 151회 하우스콘서트는 작년에 이어 미술과 음악의 그 두 번째 만남이 준비되었다. 이번 만남은 젊은 작가들이 연출해 내는 미술에서의 영상과 설치와 조명, 그리고 박창수씨의 즉흥 음악이 결합된 공연이다.
공연은 2층 거실에서 열렸다. 무대라고는 해도 관객의 자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관객들은 각자 원하는 자리에 방석을 깔고 앉거나 계단에 걸터앉아 코앞에서 펼쳐지는 예술이 세계에 심취한다. 박창수의 프리뮤직(악보 없이 연주하는 자유로운 음악) 연주와 박진경, 박승희의 즉흥 드로잉 조명작업, 영상 작업이 만나는 특별한 공연은 어둠속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다섯 인물의 꿈과 무의식에 관한 이미지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첫 번째 인물, 아기의 꿈에서는 아직은 구체화 되지 않은 소리, 색, 선이 서로 엉키면서 경험된다. 두 번째 인물, 젊은 여성의 욕망은 고통과 만나고 다시 에너지가 되어 창조와 생명의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세 번째 인물, 중년 여성은 과거 기억에 대한 강박증 적 회상을 일으키고 다섯 번째 인물, 본능적으로 죽음을 예감하는 노인은 휘청거리고 흔들리고 떠도는 느낌의 주문을 왼다.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온 몸으로 느끼기
이러한 일련의 이미지와 영상드로잉에 맞춰 즉흥적인 박창수씨의 피아노 연주가 조화를 이룬다. 순간의 느낌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에 단 한 번만 존재하는 연주인 것이다. 그는 건반을 노크하듯, 농락하듯 때로는 애인처럼 부드럽게, 때로는 깨부수고 말 이념의 대상처럼 온 몸으로 두드려댄다. 피아니스트의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고 나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 한 숨 막히는 긴장에 빠져들었다. 이인성의 소설이 문득 떠올랐다. 아마도 <마지막 연애의 상상> 일 것이다. 단어와 쉼표, 말줄임표, 괄호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이미지의 행렬..., 의미 없는 것들의 나열 속에서 찾는 의미란 무엇일까. 70분이 넘게 이어진 이 이미지들의 충돌에서 내가 얻은 것은 뇌의 폭풍, 그리고 한없이 자유로워진 영혼이었다.
“프리뮤직은 피아노를 단지 손가락의 놀림으로 ‘치는 것’ 이 아니라, 관객들과의 대화와 교감을 통해 온몸으로 ‘소리 내는 것’ 이기에 연주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도 중요하다” 고 박창수씨는 말한다. 즉흥연주를 들으면서 저마다의 머릿속에 즉흥적인 하나의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다면 이미 이 예술의 작업에 함께 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술은 ‘보고’ 음악은 ‘듣는다.’ 하지만 이 공연에서는 일상적으로 단순하게 보고, 듣는 것에서 벗어나 때로는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온 몸으로 느껴본다. 미술이 공연으로 펼쳐지고, 음악으로 이야기 하는 세계. 우리가 가끔 꿈꾸는 일탈처럼,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독특하고 실험적인 무대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것이다.
밤이 깊어 갈수록 수십 명이 모인 작은 콘서트는 서서히 무르익는다. 연주자의 작은 땀방울과 숨소리, 관객의 빛나는 시선과 가슴의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하우스 콘서트의 공간은 특별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긴장과 고요, 그리고 열정이 어둠을 뚫고 도심 속 주택가 밤하늘에 펼쳐진다. 하우스 콘서트의 또 다른 즐거움은 공연 후 갖는 여유로운 와인파티다. 연주자와 관객이 공연 후의 느낌과 의견을 나누며 와인과 다과를 즐기는 시간은 연주 후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는 최고의 추억으로 남았다.
박창수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작곡과에서 공부했고 1986년 퍼포먼스 활동을 시작하여 ‘호흡시리즈’ ‘레퀴엠 시리즈’ 등을 독일과 일본 등 17개국에서 공연했다. 한국행위예술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협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9년 프리뮤직(즉흥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현재 실험적인 파격 즉흥공연을 하며 다양한 콘서트를 갖고 있다.
그동안 하우스 콘서트를 거쳐 간 연주자로는 박창수와 가장 친한 친구로 알려진 첼리스트 채희철을 비롯하여 바이올리니스트 채유미, 피아니스트 어수희, 허원숙, 올리버 케른, 클라리네티스트 볼프강 스트리 등 클래식 연주자가 대거 참여했다. 또한 이병우(클래식 기타), 강산에(가수), 강은일(해금), 故 김대환(드럼), 강태환(색서폰)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도 무대를 빛냈다. 중국 전통악기인 구쟁의 권위자인 펭시아 쑤와 프리뮤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하라다 요리유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www.freepiano.net)
‘온 몸으로 느끼는 빛과 소리의 향연’
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박창수씨 집에서 격주로 금요일 밤에 열리는 작은 공연이다. 클래식과 프리뮤직을 비롯해 국악과 대중음악, 독립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 속 예술가들이 콘서트를 진행한다. 2002년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현재 151회를 맞이했다. 30평 남짓한 마룻바닥에서 솟아나는 예술의 향연과 연주자와 관객간의 뜨거운 교감은 다른 공연장에서 느끼지 못한 감동과 환희를 제공한다. 매 회마다 그 찰나의 순간에 공연이 갖고 있는 매력이 100% 발휘되고, 관객은 100% 즐긴다.
박미경
월간 문학으로 등단. 동포문학상, 월간문학 동리상(수필부문) 수상
작품집 [내 마음에 라라가 있다] [박미경이 만난 우리시대 작가] [50헌장] 외
현재 내일신문 <미즈앤> 에디터
연희동 마루에서 만난 시인 제 151회 하우스 콘서트/
sound 공간을 찌르는 소리와 그 빛을 부유하는 드로잉
(박진경, 박승희 + 박창수의 "SOUNDRAWING"
2007.5.18 오후 8시 서울 연희동 하우스 콘서트
30평 마루객석에서 뇌 폭풍의 환희를 만나다
할 수만 있다면, 머릿속을 맑은 물에 헹궈내고 싶을 때가 있다.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이 떠올랐다. 뇌폭풍, 머릿속을 새로운 이미지로 충돌시켜 환치시키는 일, 그러나 일상속에서 우리가 겪는 뇌폭풍이란 엄청난 사고나 끔찍한 경험으로 얻는 일종의 트라우마(Trauma. 정신적 외상)일 터, 아름다운 뇌폭풍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정적, 햇빛, 소녀, 애기, 초록, 검정, 숲, 그림자, 별, 토마토, 나뭇잎, 여인의 발, 빛, 바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영상이 무너지고 섞이며 흩어진다. 영상을 따라 조명이 빛을 달리하고, 피아니스트의 격정적인 연주가 무대를 뒤덮는다, 머릿속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고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며, 불꽃과 연소가, 무질서와 질서가, 현실과 초 현실이, 충돌과 화해가 소용돌이친다. 뇌에 폭풍이 일었다.
거실에 발 뻗고 앉아 예술을 만지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로 마음은 적당히 가라앉았다. 해질 무렵, 석양과 어둠이 조심스레 섞이는 하늘의 풍경은 그대로 작품이다. 연희동 조용한 주택가 모퉁이를 들어서자 빨간 벽돌 담장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집이 보인다. 꽃이 그려진 "HOUSE CONCERT" 라는 푯말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를 연상시킨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신비의 암호처럼 마음이 설레었다.
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박창수씨 집에서 격주로 금요일 밤에 열리는 작은 공연이다. 콘서트가 집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지만 ‘박창수의 하우스 콘서트’ 는 2002년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현재 151회를 맞이했다. 클래식과 프리뮤직을 비롯해 국악과 대중음악, 독립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 속 예술가들이 콘서트를 진행한다. 151회 하우스콘서트는 작년에 이어 미술과 음악의 그 두 번째 만남이 준비되었다. 이번 만남은 젊은 작가들이 연출해 내는 미술에서의 영상과 설치와 조명, 그리고 박창수씨의 즉흥 음악이 결합된 공연이다.
공연은 2층 거실에서 열렸다. 무대라고는 해도 관객의 자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관객들은 각자 원하는 자리에 방석을 깔고 앉거나 계단에 걸터앉아 코앞에서 펼쳐지는 예술이 세계에 심취한다. 박창수의 프리뮤직(악보 없이 연주하는 자유로운 음악) 연주와 박진경, 박승희의 즉흥 드로잉 조명작업, 영상 작업이 만나는 특별한 공연은 어둠속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다섯 인물의 꿈과 무의식에 관한 이미지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첫 번째 인물, 아기의 꿈에서는 아직은 구체화 되지 않은 소리, 색, 선이 서로 엉키면서 경험된다. 두 번째 인물, 젊은 여성의 욕망은 고통과 만나고 다시 에너지가 되어 창조와 생명의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세 번째 인물, 중년 여성은 과거 기억에 대한 강박증 적 회상을 일으키고 다섯 번째 인물, 본능적으로 죽음을 예감하는 노인은 휘청거리고 흔들리고 떠도는 느낌의 주문을 왼다.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온 몸으로 느끼기
이러한 일련의 이미지와 영상드로잉에 맞춰 즉흥적인 박창수씨의 피아노 연주가 조화를 이룬다. 순간의 느낌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에 단 한 번만 존재하는 연주인 것이다. 그는 건반을 노크하듯, 농락하듯 때로는 애인처럼 부드럽게, 때로는 깨부수고 말 이념의 대상처럼 온 몸으로 두드려댄다. 피아니스트의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고 나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 한 숨 막히는 긴장에 빠져들었다. 이인성의 소설이 문득 떠올랐다. 아마도 <마지막 연애의 상상> 일 것이다. 단어와 쉼표, 말줄임표, 괄호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이미지의 행렬..., 의미 없는 것들의 나열 속에서 찾는 의미란 무엇일까. 70분이 넘게 이어진 이 이미지들의 충돌에서 내가 얻은 것은 뇌의 폭풍, 그리고 한없이 자유로워진 영혼이었다.
“프리뮤직은 피아노를 단지 손가락의 놀림으로 ‘치는 것’ 이 아니라, 관객들과의 대화와 교감을 통해 온몸으로 ‘소리 내는 것’ 이기에 연주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도 중요하다” 고 박창수씨는 말한다. 즉흥연주를 들으면서 저마다의 머릿속에 즉흥적인 하나의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다면 이미 이 예술의 작업에 함께 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술은 ‘보고’ 음악은 ‘듣는다.’ 하지만 이 공연에서는 일상적으로 단순하게 보고, 듣는 것에서 벗어나 때로는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온 몸으로 느껴본다. 미술이 공연으로 펼쳐지고, 음악으로 이야기 하는 세계. 우리가 가끔 꿈꾸는 일탈처럼,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독특하고 실험적인 무대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것이다.
밤이 깊어 갈수록 수십 명이 모인 작은 콘서트는 서서히 무르익는다. 연주자의 작은 땀방울과 숨소리, 관객의 빛나는 시선과 가슴의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하우스 콘서트의 공간은 특별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긴장과 고요, 그리고 열정이 어둠을 뚫고 도심 속 주택가 밤하늘에 펼쳐진다. 하우스 콘서트의 또 다른 즐거움은 공연 후 갖는 여유로운 와인파티다. 연주자와 관객이 공연 후의 느낌과 의견을 나누며 와인과 다과를 즐기는 시간은 연주 후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는 최고의 추억으로 남았다.
박창수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작곡과에서 공부했고 1986년 퍼포먼스 활동을 시작하여 ‘호흡시리즈’ ‘레퀴엠 시리즈’ 등을 독일과 일본 등 17개국에서 공연했다. 한국행위예술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협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9년 프리뮤직(즉흥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현재 실험적인 파격 즉흥공연을 하며 다양한 콘서트를 갖고 있다.
그동안 하우스 콘서트를 거쳐 간 연주자로는 박창수와 가장 친한 친구로 알려진 첼리스트 채희철을 비롯하여 바이올리니스트 채유미, 피아니스트 어수희, 허원숙, 올리버 케른, 클라리네티스트 볼프강 스트리 등 클래식 연주자가 대거 참여했다. 또한 이병우(클래식 기타), 강산에(가수), 강은일(해금), 故 김대환(드럼), 강태환(색서폰)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도 무대를 빛냈다. 중국 전통악기인 구쟁의 권위자인 펭시아 쑤와 프리뮤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하라다 요리유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www.freepian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