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목회] 2007. 가을호 - 고품격 콘서트의 새로운 대안
- 등록일2007.10.13
- 작성자박창수
- 조회3129

고품격 콘서트의 새로운 대안 – 하우스콘서트(House Concert)
온몸을 울리는 소리와 감각의 연주
거실에 편하게 앉아 좋아하는 음악가의 연주와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면? 공연이 끝난 후에는 연주자와 함께 와인이나 음료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일반 공연처럼 사진 한 컷 찍고 집에 가기 위해 종종 걸음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 이야말로 교회가 만드는 행사에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장 편한 집에서의 연주회 ‘하우스 콘서트(House Concert)’를 다녀왔다.
7월의 강한 햇살은 저녁이 되자 그 기세가 줄어든다. 신촌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내린 연희동의 조용한 주택가 모퉁이, 빨간 벽돌 담장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집이 보인다. 꽃이 그려진 ‘HOUSE CONCERT’라는 문패를 보는 순간 기대감에 마치 애인을 만난 듯 가슴이 두근거린다. 집 밖에는 땅거미가 묽은 안개 퍼지듯 내리고 있고, 2층집 유리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오늘 이곳을 찾은 50여 명의 관객들은 마룻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거나 벽에 등을 기댄 채 두런두런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자친구와 온 남성은 무엇이 좋은지 여자친구를 보며 연신 웃음을 띠며 대화를 나눈다.
오후 8시 정각, 하우스 콘서트가 시작된다. 오늘은 뮤지컬 넘버들을 연주하는 팀의 공연이다. 집 주인 박창수 씨가 (하우스콘서트 주인) 앞자리에 앉아서 오늘 공연을 소개한다. 흩어져 있던 시선들이 집중된다. 넓은 거실에 기대가 가득하다. 불이 꺼지고 이내 콘서트가 시작된다. 오늘 노래 부르는 고은희 씨는 빼곡히 들어찬 관중 앞에서 10곡의 노래를 들려주면서 곡을 시작하기 전에 자세한 설명을 잊지 않는다. 뮤지컬 <루나틱>, <마리아 마리아>, <레 미제라블> 등과 영화음악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젊은 연인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나이 먹은 부부 등 손님의 대부분은 그야말로 일반인, 눈을 감고 마룻바닥에서 전해 오는 음악을 느끼는 사람과 연인의 손을 꽉 잡고 감상하는 사람까지 관객들의 모습은 각양각색, 플래시만 터트리지 않는다면 사진 촬영을 해도 문제없는 것이 하우스 콘서트의 특징이다. 이곳에 자주 온 사람들은 2층 거실 바닥에 편하게 앉는 법을 안다. 벽이나 유리벽에 기댈 수 있는 명당자리를 일찍부터 와서 차지하고 있다.
오늘의 출연자인 고은희 씨와 다른 출연자(민세나, 김종한, 이지혜, 장기석)들을 출연자 대기실로 쓰이는 1층 방에서 만나봤다. “너무 떨려요. 다른 콘서트장보다 이곳이 더 부담돼요. 관객이 정말 코앞에 있으니 어찌나 떨리는지….”
하우스콘서트는 음악을 전공한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 집에서 격주 혹은 금요일 밤에 열리는 작은 공연이다. 주로 클래식과 프리뮤직(Free Music), 이지리스닝(Easy Listening) 뮤직을 비롯해 국악과 대중음악, 독립영화, 퍼포먼스등 다양한 장르속 다양한 예술가들이 콘서트를 진행한다 30평 남짓의 마룻바닥으로 전해지는 연주자와 관객간의 뜨거운 교감은 다른 공연장에서 느끼지 못한 감동과 환희를 제공한다. 집이라는 편안함과 조금은 불편한 마룻바닥에서 전해지는 감동은 라이브 공연이 갖고있는 매력을 100% 발휘하게 되고 관객 또한 100% 공연을 즐기며 빠져든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박창수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창수 씨는 “대형 콘서트홀에서는 음악이 ‘소리’로 들릴 뿐이지만 이 작은 공간에서는 ‘피부’로 먼저 전해져 온다.”며 자랑이다. 한국에는 하우스콘서트를 하는 곳이 15군데 정도 되고, 그 중 이곳이 제일 먼저 시작된 곳이라 한다. 음악회가 집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지만 하우스 콘서트의 주인장인 박창수 씨는 서울예고 재학 시절, 연습을 위해 친구 집을 오가며 듣는 음악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그 소망을 현실로 이루었다. 그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작곡과에서 공부했고, 1986년 퍼포먼스 활동을 시작하여 “호흡 시리즈”, “레퀴엠 시리즈” 등을 독일과 일본 등 17개국에서 공연했다. 한국행위예술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협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9년 프리뮤직(Free Music, 즉흥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현재 실험적인 파격 즉흥 공연을 하며 다양한 콘서트를 갖고 있다. 그 동안 하우스 콘서트를 거쳐 간 연주자로는 박창수 씨와 가장 친한 친구로 알려진 첼리스트 채희철을 비롯하여 바이올리니스트 채유미, 피아니스트 어수희, 허원숙, 올리버 케른, 클라리네티스트 볼프강 스트리 등 클래식 연주자를 대거 꼽을 수 있다. 또한 이병우(클래식 기타), 강산에(가수), 강은일(해금), 故 김대환(드럼), 강태환(색소폰)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도 무대를 빛냈다. 중국 전통 악기인 구쟁의 권위자인 펭시아 쑤와 프리뮤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하라다 요리유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하우스 콘서트는 2002년 7월 12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한 달에 2회씩 현재까지 159회가 넘는 공연이 진행되어 왔다. 그는 연희동 자택의 2층을 개조함으로써 작업실 및 공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고, 공연 기획을 비롯해 섭외부터 공연 준비, 영상과 오디오 작업, 와인 파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그의 손을 거쳐 지금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하우스 콘서트의 가장 큰 매력으로는 연주자와 관객 간의 거리가 무척 가깝기 때문에 연주자들의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까지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30평 남짓한 마룻바닥에서 연주자들은 관객들의 호응과 시선을 코앞에서 느끼며 함께 호흡하고 관객들은 연주자의 작은 숨소리와 땀방울 하나하나 사소한 동작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제일 앞쪽에 앉은 관객과 출연자의 거리는 1m 내외, 그리고 제일 뒤에 앉은 관객도 채 5m가 안 된다. 제일 뒤에 앉은 기자도 출연자의 얼굴 표정 하나하나까지 다 느낄 수 있었다.
하우스 콘서트의 시작은 음악가를 후원하던 귀족의 후원을 받던 음악가가 귀족의 집에서 연주하는 것으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이 18세기에 들어서는 유럽 살롱음악회로 발전하였고, 이후 이른바 하우스 콘서트로 대중과 음악이 가까이 교감하는 것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우스 콘서트는 이름만 들어서는 집에서 열리는 콘서트 같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집뿐만 아니라 소형 레스토랑, 미술관 등 50명 내외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통틀어 하우스 콘서트라 한다. 연주곡은 클래식에서 재즈, 퓨전음악, 대중음악 등 제약이 없다. 물론 공간의 제약을 받는 대규모 오케스트라, 뮤지컬 등은 제외일 테지만 모든 장르를 섭렵할 수 있을 정도로 응용의 폭이 넓다.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공연이 끝난 후 연주회장은 바로 파티의 장소가 된다. 어차피 집안의 거실이었으니 조그만 파티 장소가 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거실은 바로 친밀한 교제와 사교의 공간으로 탈바꿈 하면서, 이곳에 초대된 손님들은 준비된 와인과 치즈, 간단한 다과를 나누며 자유로운 분위기의 와인 파티를 시작한다. 이 시간을 통해 관객들은 연주자와 공연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며, 때로는 즉석 공연이 마련되는 자유롭고 멋진 시간들이 이어진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하우스 콘서트’의 출연진의 면모를 보면 전문 콘서트장 못지 않다.
손님으로 온 오승엽, 맹아름 씨는 이곳의 연주와 분위기가 좋아 가끔 데이트 겸 해서 온다며, 이곳이 여러모로 좋다고 추천한다. 학생인 박혜림 씨는 이곳이 좋아 자원봉사를 한다고 한다. 스태프들은 대부분 자기 일을 갖고 있지만, 이곳의 정겨운 분위기가 맘에 들어 틈틈이 시간을 내서 돕고 있다고 한다.
하우스 콘서트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면 관련 홈페이지 www.freepiano.net 에서 공연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참여 비용은 고등학생 1만원, 성인 2만원이다.
지역교회에서의 새로운 시도 – 제주충신교회 최원준 선생
멀리 제주 충신교회 담임 김광식 목사에서도 일 년에 한 번씩 하우스 콘서트와 같은 조그맣지만 수준 있는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제주 충신교회 같은 경우 교회 행사 차원에서 여러 음악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이는 담임 목회자의 음악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비올라 전공인 최원준 선생은 이런 작은 콘서트를 기획하면서 많은 어려운 점이 있다고 고백한다. 먼저 교회가 자연광이 드는 풍경을 가진 박스형의 건축 형태로 교회 건물 내부가 음악회 하기에는 좋지 않은 음향 상태를 지니고 있는 단점이 있으며,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출연자를 섭외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아직은 직접 포스터를 붙이고 다니고, 후원자를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며, 출연자 섭외 시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상 온전히 2일 정도를 비워야 하는 스케줄 등이 어렵지만 이런 수준 있는 연주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참석하기도 하고, 이 시도가 지역의 음악적 토양을 만들고 독주회 등을 통해 좁은 지역적 한계를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곳 역시 교회 연주회가 관객과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자랑을 한다.
기존 교회에서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새로운 하우스 콘서트와 같은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대형 교회가 아니더라도 중소형 규모의 교회에서도 이런 하우스 콘서트나 제주도의 연주회 등의 모델을 응용하여 교회 전도와 기독 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시도해 봄직 하다.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