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회 House Concert 관람기.
- 등록일2006.05.21
- 작성자최경후
- 조회10046
Musika 이후 8개월여 만에 다시 찾은 하우스 콘써트였습니다.
처음 찾았을 때의 새롭고 약간은 이질적이기도 한 느낌이 이제는 친근함과 정다움으로 다가와
소박한 문패의 글씨가 어찌나 반갑게 느껴지던지요. 하루종일 고단했던 발을 구두에서 해방시켜
[맨발]로 마룻바닥을 밟는 순간 하우스 콘써트는 이미 시작 되었습니다.
피아노 솔로나 바이올린이 아닌 현악 앙상블을 그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겪어본 적이 없어서
연주자들의 격정이 아무런 여과없이 전달된다는 것이 처음에는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 느낌들이 너무 거세게 휘몰아쳐 곡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아직 미숙한 탓에 정말 멋진 공연을 즐기지 못했던 것이 아쉽군요. 공연 내내 제 자신이
밑도 끝도 없는 심연으로 내동댕이 쳐져서 그것을 추스리는데 급급하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거친 바다의 조각배가 아무런 힘없이 풍랑이 이끄는대로 휩쓸리듯, 어느새 저는 벌거벗은
몸으로 연주에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귀를 통해 듣고 느끼기에 앞서 가슴으로 그 울림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연주자와 피연주자들의 호흡이 공명을 일으켰기 때문일까요..
phrase 하나 하나에 녹아든 세 분들의 호흡의 일치부터 finale 에서 아슬아슬한 긴장감 속에
모든 音을 無로 만들어 버리는 조화로움은 이전의 공연에서는 놓쳐왔던 부분들 이었습니다.
그 명쾌함이 마치 할시위를 힘겹게 천천히 당겼다가 한 순간에 미련없이 놓아버리는 순간과
같더군요.
감정이 이성을 지배해 버리는 묘한 시공간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악을 먹기 위해
저녁도 가볍게 했었지만 이틀 동안이나 너무 불러버린 배가 이제야 조금 꺼진 것 같습니다.
맨발로 느끼는 마룻바닥에서의 소리가 곧 그리워 질 것 같네요.
다음 번에는 소리를 온 몸에 채우기 위해 공복으로 하우스콘써트를 찾아야겠습니다.
함께 아름다운 밤을 만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ps. Piazzolla 의 사계가 너무 맘에 들어서 음반을 구입해서 들어보았는데 이내 후회하고 있습니다.
강렬한 선율을 들려주신 Klasse 분들의 사계를 퇴색시킬까봐 당분간 듣지 않을 생각입니다..
처음 찾았을 때의 새롭고 약간은 이질적이기도 한 느낌이 이제는 친근함과 정다움으로 다가와
소박한 문패의 글씨가 어찌나 반갑게 느껴지던지요. 하루종일 고단했던 발을 구두에서 해방시켜
[맨발]로 마룻바닥을 밟는 순간 하우스 콘써트는 이미 시작 되었습니다.
피아노 솔로나 바이올린이 아닌 현악 앙상블을 그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겪어본 적이 없어서
연주자들의 격정이 아무런 여과없이 전달된다는 것이 처음에는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 느낌들이 너무 거세게 휘몰아쳐 곡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아직 미숙한 탓에 정말 멋진 공연을 즐기지 못했던 것이 아쉽군요. 공연 내내 제 자신이
밑도 끝도 없는 심연으로 내동댕이 쳐져서 그것을 추스리는데 급급하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거친 바다의 조각배가 아무런 힘없이 풍랑이 이끄는대로 휩쓸리듯, 어느새 저는 벌거벗은
몸으로 연주에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귀를 통해 듣고 느끼기에 앞서 가슴으로 그 울림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연주자와 피연주자들의 호흡이 공명을 일으켰기 때문일까요..
phrase 하나 하나에 녹아든 세 분들의 호흡의 일치부터 finale 에서 아슬아슬한 긴장감 속에
모든 音을 無로 만들어 버리는 조화로움은 이전의 공연에서는 놓쳐왔던 부분들 이었습니다.
그 명쾌함이 마치 할시위를 힘겹게 천천히 당겼다가 한 순간에 미련없이 놓아버리는 순간과
같더군요.
감정이 이성을 지배해 버리는 묘한 시공간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악을 먹기 위해
저녁도 가볍게 했었지만 이틀 동안이나 너무 불러버린 배가 이제야 조금 꺼진 것 같습니다.
맨발로 느끼는 마룻바닥에서의 소리가 곧 그리워 질 것 같네요.
다음 번에는 소리를 온 몸에 채우기 위해 공복으로 하우스콘써트를 찾아야겠습니다.
함께 아름다운 밤을 만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ps. Piazzolla 의 사계가 너무 맘에 들어서 음반을 구입해서 들어보았는데 이내 후회하고 있습니다.
강렬한 선율을 들려주신 Klasse 분들의 사계를 퇴색시킬까봐 당분간 듣지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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