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회 하우스 콘서트 관람"기"
  • 등록일2006.05.29
  • 작성자배성철
  • 조회10136
잠이 오지 않아 컴퓨터를 켜서 음악을 듣고 이것저것 하다가 엊그저께 있었던 하우스 콘서트가

생각나서 홈페이지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지난 토요일을 떠올리며 관람기를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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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초조하던 주말.. 은희의 초대로 처음 하우스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이야기는 몇번 들었지만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식으로 하는지 몰랐었기에 매우

궁금했고 이번엔 은희가 연주를 한다고 해서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대 반, 심난한 마음 반으로 연희동에 있는 하우스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로 출발했다.

밖에는 비가 내렸고 주말이라 차도 좀 밀렸다. 가는 내내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협주곡만

계속 들었다..문을 들어서기 직전까지.

도착해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관람비를 낸 후 2층으로 올라갔다. 테라스 밖으로 비가 내리는데

올 때는 싫던 비가 매우 운치있어 보였다. 곧 박창수 선생님께서 간략히 하우스콘서트의

취지를 설명해주셨고 희상이 형의 입장으로 콘서트는 시작되었다.

얼마전에 서초동에 있는 DS홀에서 피아노 연주를 감상한 적이 있는데 무대가 크다고 좋은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신경을 잘 써서 꾸민 집에서 하는 콘서트는 연주자와

청중 사이에 교감을 민감하게 만들었고 그런 편안하면서도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분위기가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희상 형의 헨델은 비록 언어를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가 담고 있는 내용을 짐작 할 수 있게 감정을 잘 실어서 노래해주었고

특이한 화성의 재미있는 라벨의 노래도 너무 좋았다. 잠시 인터미션을 가진 후 2부 은희의

차례가 되었다. 매번 클래식 곡만을 부르는 은희를 봐와서 그런지 뮤지컬을 한다는게 생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본인이 좋아서 프로그램을 전부 정해서 하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이 소개해주시는걸 들으며  뮤지컬 곡으로 공연을 하게 된 데에는

박창수 선생님의 조언도 있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혼자 뮤지컬 곡을 그것도 한 뮤지컬이 아닌 각각 다른 뮤지컬의 곡들의 분위기에 맞게 잘

살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연주 간에 짧고 명쾌한 뮤지컬과 곡 설명도 잘 해주었고,

한곡 한곡 몰입해서 불러주었다. 너무 듣기 좋았고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바닥에 앉아서 보느라 약간 몸이 불편하긴 했지만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귀로만 듣는게 아닌 몸으로 와닿는 연주를 들은지라 마음은 즐거웠다.


한가지 제안을 하자면 요즘 좌식 등받이 의자가 시중에 잘 나와 있는데 비용은 좀 들겠지만

그 의자로 방석을 대신하면 공연을 더 편하게 들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어디서 후원을 받으심이...^^;;)

그리고 공연 시작 전에 팜플렛 앞면을 얼핏 보고는 21회구나...하고 펴놓고 계속 있었는데

알고 보니 121회였다. 세상에나..

장소가 크지 않은 관계로 많은 사람이 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어서..찾는 사람만, 아는 사람만

보러 오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본인도 공연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인데

하콘을 얼마전까진 몰랐으니 말이다..(121회나 이어져 올 동안..;;)

오늘은 홈페이지에 와서 주욱 둘러보다가 지난 콘서트 동안 어떤 공연들이 있었나 살펴보았는데..

올리버 케른이나 김선욱 같은 탁월한 피아니스트들이 이전에 여기서 공연을 가졌었다는 사실을

알고 거기에 내가 참석해서 직접 연주를 듣지 못했다는..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성악 공연도 이렇게 좋은데, 피아노를 전공하는 나로선 피아노 연주도 듣고 싶은게 당연지사.)

앞으로 좋은 공연이 있으면 꼭 다시 갈 것이고,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준 좋은 연주를 들려주신

이희상 님과 고은희 님, 그리고 좋은 취지를 가지고 몇회로 끝나지 않는 계속해서 좋은 공연을

기획해왔고, 또 기획해 나가실 박창수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이상 관람"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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