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회 하우스콘서트 관람기
  • 등록일2006.06.10
  • 작성자임예솔
  • 조회8856
어쩐지 잠 못 드는 밤이네요..
하우스콘서트의 첫 방문이었기에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두 마리의 강아지가 저와 친구를 보고 짖어대는 바람에 정말 깜짝 놀랐고 처음엔 순간 잘못 찾아왔나 싶어 어찌할 줄 몰랐습니다.;; 어쨌든 무사히 하우스 콘서트에 도착! 사실은 공연이 벌써 시작한 줄 알았습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려야했고 사람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아마도 학교 시험기간이라 그런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도 공부를 뿌리치고 왔다는^^;;)
건축과 선배의 추천으로 알게 된 하우스콘서트는 제가 상상 했던 것만큼이나 특별했습니다. 작은 공간, 넓은 세계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연주가 시작되기 전 주인이신 박창수씨께서도 하우스콘서트 역사상 최소 인원이라고 하셨습니다. 스텝들을 제외하면 저와 제 친구, 그리고 대기실에서 아주 우연히 만나게 된 고향의 고등학교 선배와 동행 이렇게 4명이었거든요... 사실 저는 속으로 Lucky를 외쳤습니다.(죄송^^;ㅋ)
프리뮤직이라는 음악 장르는 저와 같은 일반인으로서는 굉장히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생소했던 만큼 굉장히 충격적이었죠.
첫 연주부터 너무나 멋졌습니다. 음악으로부터 어떠한 테마를 읽거나 복잡한 사고를 하는 게 아니라 연주가 진행되는 그 순간순간에 제 혼이 쏘옥 빠져서 연주를 하고 있는 요코 아라이씨의 몸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단순히 건반들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어쩐지 말이 이상하네요, 하하;
인터미션 후에 친구랑 다시 자리를 잡고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앞에서는 장발의 사토 유키에씨와 요코 아라이씨께서 기구들로 음을 맞추며 장비들을 손보고 계셨습니다. 저희는 계속 수다를 떨고 있었죠. 그런데 옆에서 선배가 저를 툭 치더니 시작한 거니까 조용히 하자고 하셨습니다. 전자음을 맞추고 피아노 쪽으로 기구를 갖다 대며 소리를 유도하시는 요코 아라이씨와 사토 유키에씨는 장비를 꽤 오랫동안 손보고 계시....는게 아니었습니다.;;; 부끄러움을 뒤로 한 채 생전 보지도 못한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멜로디언, 피아노, 철판, 수저, 젓가락, 디카와 플래시... 이 단어들로 과연 표현이 될 수 있을까요?
마지막 박창수님과의 듀엣 공연도 멋지다, 굉장하다...라는 말로밖엔 표현이 안 되네요. 마치 거대한 두 개의 세계가 꼭 부부싸움이라도 하는 것 같았어요. 한쪽에선 큰소리치고 옆에서 잔소리하고 꼭 부부처럼 조화를 이루면서 말이죠. 신기신기+_+.. (이건 지극히 제 주관적인...-__-;;)
멋진 프리뮤직 공연들이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작은 다과회 속에서 와인을 마시며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같이 찍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요코 아라이씨와 사토 유키에씨께서, 관객들이 중간에 공연의 시작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그것은 의도적이었던 것이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하시면서 웃으시던 게 생각나네요ㅡ
어쨌든 처음 방문한 저에게는 너무도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즐거웠던 시간들이었어요.. 한마디로 특별한 경험이었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계속 지난 생각으로 잠시 정신을 잃고(?) 핸드폰을 두고 내렸다가 극적으로 다시 찾았다는 비화도 있답니다.;
기회가 되어 다시 하우스콘서트를 찾게 되면 집주인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청소라도 하고 가야겠네요~ㅋㅋ
정말 좋은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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