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아직 자정이 되지 않았죠~??
  • 등록일2006.10.15
  • 작성자오누리
  • 조회8321
^-^

콘서트가 열리기 2주 전 정도에 항상 메일이 날라오곤 합니다.

아마도 몇 년전에 가서 메일을 적었던 것이 연이 되어서 계속해서 하콘의 소식을 접할 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동생과 제가 좋아하는 악기인 오보에 연주회 소식에 솔깃했고, 더불어 성악과 더블베이스, 피아노, 게다가 가족으로 구성된 연주회라니 왠지 조금 구미(?)가 당겼습니다.

저와 제 동생도 함께 음악을 하는지라 가족 음악회라고 하면 관심부터 가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출연자가 조성호 선생님이신데, 부모님과 친분이 있으신 분이어서 깜짝 손님으로 가자고 사정상 어머니는 참석 못하시고, 저와 동생, 아버지와 함께 하콘에 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와 동생이 둘다 관악기를 하는지라 성악보다는 관악기를 비롯한 기악음악에 관심이 더 많아서 성악 파트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게 왠걸요..

성악하시는 임현나 선생님의 목소리에 흠뻑 취해서 돌아왔습니다.

아늑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홀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좁은 실내일수도 있는 연주홀에서  성악의 볼륨을 홀 사이즈에 맞게 조절하시는 그 센스와 울림이 가득한 소리에 감동받았아요..
너무도 감미로운 음성을 선물해주셨답니다..

이제는 예전보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오보에라는 악기보다 잉글리쉬 호른을 선택하셔서 잉글리쉬 호른의 소리를 들으며 잉글리쉬 호른을 모르셨을수도 있는 청중들의 수준을 업그래이드 시켜주신 조성호 선생님의 센스에도 놀랐고, 소리에도 감동했습니다.
마지막 파트에서 오보에로 연주해주셨는데, 순환호흡하시는 모습!! 너무너무 멋졌어요~!!

베이스를 연주해주신 조영호 선생님의 너무도 유창하신 언변에 먼저 놀랐습니다~
조금은 어색했던 공연의 분위기를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해주신 선생님의 말솜씨로 연주장 분위기가 한결 더 편안해졌던 것 같습니다.
베이스 연주에서 하이포지션까지 올라가시는 모습과 길디긴 지판을 왔다갔다 하시는 모습과 거기에서 나오는 소리에서 악기와 몸이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피아노를 쳐주신 김지은 선생님의 피아노 반주 덕분에 모든 악기의 연주가 더욱더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라벨의 피아노 콘체르토를 편곡한 트리오에서는 피아노 콘체르토의 본연이 아닌 트리오의 구색을 잘 맞추어서 3가지 악기가 모두 다 잘 조화되도록 너무도 훌륭하게 반주해주신 것 같습니다.

연주가 다소 짧은 듯한 감이 있었지만, 아쉬움 속에서 연주는 끝이났고, 와인파티의 순서가 되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2002년)에 학교 언니와 처음으로 하콘장에 왔을 때, 너무 뻘쭘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그냥 쭈뼛대다가 그냥 밖으로 나왔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살짝 긴장했습니다.

은근히 아시는 분들을 많이 뵈어서 이번엔 그러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예전의 저와 같은 분이 있지는 않을까 주위를 둘러보게 되더라구요~~

저도 메일을 받고 가보고 싶은 하콘 연주회가 종종 있었지만, 지인들과 시간이 맞지 않은 경우에는 왠지 혼자가기가 고민되더라구요.. 연주만 보고 발길을 돌리기도 그렇고, 일찍 도착해서 혼자 위에 올라와서 두리번 거리기도 그렇고.. 제 성격이 살짝 낯을 가려서..ㅎㅎㅎ

암튼.. 그렇지만, 그것이 하콘의 스타일이라면 저는 그게 좋습니다.. 하하하~~
뭔가 자유스럽게 서서 또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쭉 둘러보기만 해도 괜히 제가 다 뿌듯할 정도인데, 주최자이신 박창수 선생님의 기분은 어떠실까요~??

뭔가 너무너무 길어졌어요~~ 그쵸??

이제 이만 정리를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하콘 연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종종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