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체험
  • 등록일2006.10.29
  • 작성자권유정
  • 조회8307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마법의 성>이라고 했던 사람이 있었다.
비록 꿈이지만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
마법에 빠진 공주를 구한다는 생각만 해도 기쁘다던 그 사람은
말도 까칠하고 성격은 더 엉망진창이었지만
꽤나 좋아했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봄날, 그는 말도 없이 첫사랑을 찾아 홀랑 날아가버렸고
분해진 나는 그 때부터 TV든 라디오든 마법의 성이 흘러나오면
휙 돌려버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음… … <마법의 성>이었다.

공연장에서는 아는 곡이 훨씬 재밌다.
멀뚱멀뚱 앉아 있는거보단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기라도 하고
손가락으로 박자라도 맞출 수 있어야 흥이 난다.
오리지널 재즈보다는 하우스 콘서트라는 특성에 맞추어
귀에 익은 동요와 가요, 팝으로
친절하게 프로그램을 짠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끔
관객을 배려해주는 곡도, 개성있는 연주자들의 연주도 즐거웠고,
처음에는 딱딱하게 굳어 앉아있던 사람들도
와인 한 잔과 함께 부드럽게 풀어진다.

불편한 마음은 잠시, 어느 순간 생각을 잃어버렸다.
건반 소리를 따라가다가 기타를 따라가다가
드럼을 따라가다가 여러가지 생각들이 흩어져 길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재즈란 그런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정해진 길을 따라 가다가, 나만의 길을 또 찾아 갔다가
언젠가는 다시 정해진 길로 되돌아오는 것.
그래서 연주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자유로운 음악.
잡다한 생각도 잊어버리게 해주는 힘을 가진 음악.
모든 연주가 끝났을 땐
그저 언제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싶을 정도로 아쉬울 따름.

********************************************************************

세상에는 아무리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 있는가하면
생각보다 쉽게 익숙해지는 일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우스 콘서트 대문안으로 들어가는 일도
어찌할 바를 모르게 했던 와인 파티도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집 현관문 드나들듯 쉽게 넘나들게 되고
여전히 어색하긴 하지만 사람들과 말하는 시간이 즐거워지는걸 보면 말입니다
하긴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울거 같습니다.
마법의 성처럼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