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탱고
  • 등록일2006.11.05
  • 작성자조은희
  • 조회8439
퇴근 후에 평소에 듣고싶었던 오리엔탱고가 있어서 하우스콘서트엘 갔다.
거의 1년만의 방문.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잘생긴 래트와 귀여운 코카가 반갑게 맞이한다. 래트… 견품이 느껴지는 참 잘생기고 젊잖은 녀석. 2층 거실에는 깊어가는 가을밤 탱고의 열기에 푸욱 빠져들고싶은 관객들로 꽉 메워져있었다.

주인장, 박창수 선생님의 조근조근한 소개에 이어 드디어 연주시간.
귀엽고 깔끔한 외모의 남자 피아니스트와 강렬한 카리스마가 풍겨져나오는 여자 바이올리니스트가 콤비를 이룬 환상적인 연주가 펼쳐졌다.
와우~~~!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정말 소름끼치도록 멋진 연주였다. 우리가 잘 아는 "여인의 향기" 주제곡에서부터 귀에 익숙한 ‘La Cumparsita’, ‘Por Una Cabeza’, ‘Adios Nonino’에 이어 새야새야, 아리랑, 밀양아리랑, 두껍아두껍아 편곡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민요로 이렇게 열정적이고 다이나믹한 연주를 할 수 있다니 그저 감탄에 겨울뿐이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바이올리니스트와 피아니스트의 호흡이 인상적이었는데 화려한 외모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갖춘 바이올리니스트는 숙련된 피아니스트의 안정적인 써포트를 받으며 마음껏 그녀의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 그들이 주고받는 신뢰어린 눈빛과 경쾌한 웃음, 여인을 빛내주며 훌륭하게 써포트를 하고있는 남자의 강한 자신감과 그런 안정감 속에서 무아의 경지에 빠져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쳐보이는 여자의 자유롭고 행복한 모습. 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오늘 두 사람은 확실히 프로였다.
프로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는것같다.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젊잖아보이는 피아니스트도 막상 피아노 앞에 앉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내재된 끼와 열정이 거침없이 뿜어져 나오며 피아노를 부술 듯 연주에 빠져든다. 180도로 달라진 진지하고 강렬한 눈빛 역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것이다. 두 사람을 통해서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을 보았다. 이들이 아름다운 건, 살아있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건, 이들이 꼭 맞는 자리에서 진정한 자아를 드러내고있기 때문에, 그들의 일 속에서 푸욱 빠져 심취해있기 때문에 아름다와 보이는 것이다.

"생활의 달인"인가 하는 프로에서 보면 먼곳에서 딱총을 백발백중 명중시키는 사람, 볼펜을 한번에 열개씩 잡고 무지 빠르게 끼워넣는 사람, 드럼통을 돌려서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끼워놓는 사람, 만두 속을 정확한 무게로 무지 빠르게 싸는 사람, 맨손으로 헤엄치는 물고기를 재빠르게 잡는 사람등등 별에별 희한한 달인들을 다 만나게 된다. 나는 이 프로를 참 좋아하는데 그들의 신기에 가까운 스킬이 신기하기도 하고, 얼마만큼 오랜동안 노력했으면 저런 경지에 이르렀을까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누구든지 오래 한가지 일만 죽어라 하면 저런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도 드는 것이다. 어느 한가지 일에 달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든 것. 그것만큼 섹쉬하고 매력적인 모습이 또 있을까?  나도 나의 일 속에서 최고의 매력녀가 되어 보련다.






매달 두번, 금요일, 연희동의 한 주택에서는 저녁이 되면 노란 현관등이 하나둘 켜지며 대문이 열리고, 손님맞이를 시작한다.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포 2세로 구성된 탱고 뮤지션, 오리엔탱고
이날부로 나는 탱고 매니아가 되어부렀다.^^

성경선(Sunny) Violin

76년 부산출생. 91년 아르헨티나로 이민. 91죔 오케스트라 "UAP" 퍼스트 주자로 활동. 92년 Parana 시 주최 음악회 참가연주. 93년 한인 오케스트라 "아마데우스"에서 활동. 94년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립대학교 소속 오케스트라와 협연. 96년 레꼴레따 문화원 연주홀에서 독주회. 97년 오케스트라 "Juvenil de la Camara" 에서활동. 98년 음악학교 "Profesorado Superior" 졸업. 00년 "Orientango" 결성. 01년 "Nueve de Julio" 시 음악 문화제에서 연주.

정진희(Jinny) Piano

76년 서울출생. 93년 아르헨티나로 이민. 94년 "Carlos Lopez Buchardo" 국립음악원에 입학. 95년 한인 오케스트라 "아마데우스"와 활동. 96/97년 리스트 음악원 교수에게 사사, 리스트 음악원 홀에서 실내악 연주회 다수. 97년 "Promociones Musicales" 협회 주최 콩쿨 피아노 부문 1위. 98년 FM  국립 라디오 방송에서 생방송 독주회. 98년 "Circolo Italiano" 홀에서 독주회. 98년 "Carlos Lopez Buchardo" 국립음악원 "Profesorado" 졸업. 99년 "La Scala de San Telmo" 연주홀에서 독주회. 00년 "Orientango" 결성.



편안히 거실 바닥에 앉아 연주자의 호흡마저 느낄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




연주에 들어가기 전에 주인장의 소개에 이어...



멋진 연주는 펼쳐지고...





잠시 역할을 바꾸어 바이올리니스트는 피아노를 치며 남자 연주자를 써포트하고 남자 연주자는 아코디언 연주를 했다. 세상에... 난 아코디언이 이처럼 다양하고 다이나믹한 음색을 연출하는 멋진 악기인줄 처음 알았다. 정말 너무너무 감동적이었다.



하우스 콘서트의 백미, 와인 타임~~
콘서트가 끝나고 나면 연주자와 관객이 어울려 편안하게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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