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산아트홀 공연...
- 등록일2006.12.04
- 작성자김형빈`
- 조회8430
을 보고 왔습니다.
박창수님 연주는 처음 보는 거라서 나름 긴장도 하고 기대도 되고... 로비에서 지난주에 공연하셨던
김가영님도 만났어요. 그 때 얼마 이야기도 못했는데 저를 기억해 주셔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공연은 한 편의 연극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연기를 하듯이 건반을 다루는 두 분,
피아노를 손으로 치는게 아니라 온몸으로 피아노를 감싸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피아노를 마치 수족처럼 부리는 모습은 너무도 열정적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공상을 많이 하는 편인데, 공연을 보면서 이런 이미지가 떠오르더군요.
눈부신 조명이 교차하는 잿빛깔의 교도소. 적막한 분위기를 깨는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제 막 부임한 교도소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복도 끝에
있는 2개의 방 사이에 간수 한 명이 앉아 있었다. 그는 이 소리가 익숙한듯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비좁은 창살사이로 비친 모습은 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2개의 피아노였다. 의자에는 두명의
남자가 앉아 있는데, 피곤해 보이는 듯한 눈과는 대조적으로 입가에는 미소가 묻어있다.
그러다 그들은 다음 라운드를 위해 일어나는 복서처럼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그 감정이 꽤나 격하다. 혼신을 다한 연주 끝에 그들은 다시 허공을 보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사람들이 살기 위해 먹는다는 일반론이 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듯 하다. 그들은 마치 살기
위해 피아노를 치는 것 같다. 그만큼 그들의 연주는 절실하면서도 뜨거운 무언가를 불러 일으킨다.
졸고 있는 간수를 깨워 그들은 누구이며 누가 피아노를 허락했는지 물어봤다.
"그들의 이름은 창수와 치노입니다. 그들이 여기에 들어온 지는 1년 남짓 되었는데, 그 이유는
자세히 모릅니다. 그러나 전 교도소장은 그들을 받아들였고 얼마 후에 피아노를 들여 오더니
그 날부터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었죠. 그들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전교도소장은 그들을 거의 귀빈 대우 하다시피 했었죠. 그들과 항상 같이 식사를 했으니까요.
아마도 그는 죄수들을 교화시키려는 방안으로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장은 흥미로운 듯 담배를 입에 물며 말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 소장, 생긴 것과는 다르게 자신은 음악을 사랑한다느니, 음악가를 후원하고 있다느니
이런 말들을 하곤 했었거든요. 참나, 교도소에서 클래식 음악이 뭔 소용이람. 이미 썩을대로
썩은 놈들인데."
소장은 불쾌한듯 얼굴을 찡그렸다.
"자네, 말이 심하구만. 아무리 그래도 전교도소장 아닌가."
간수는 같은 소장이면서 남얘기하듯 말하는 그의 말투가 재밌는 듯 쳐다보았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하지만 얼마 후에 전 그들이 여기에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죠.
사실 그들은 죄수들의 교화를 위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그래? 그들은 왜 여기있는 거지?"
소장은 점점 흥미를 느끼는 듯 했다.
"제가 그들 담당이 되고 나서 아침 조회시간에 소지품을 몰래 뒤졌었는데, 작은 쪽지를 하나
발견했었죠. 잘은 기억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세상은 너무나 많은 말들로 넘쳐난다. TV에서는 의미없는 자막과 비현실적이고 허영에 가득찬
말들이 넘쳐나고, 인터넷에서는 익명성을 가장해 서로를 할퀸다.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미디어가
작사 작곡한 노래를 립싱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나 창수와 나의 절친한 우(友) 치노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으련다. 더이상 입을 더럽힐 수는 없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피아노가 있지 않은가.
피아노! 피아노!! 피아노!!!
오직 피아노만이 서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살아가는 이유를 말해준다"
아, 이제 그만 써야겠습니다. 사실 그냥 간단하게 관람기만 쓰려고 했었는데......
저도 모르게 수준 낮은 창작열에 불타버려서...민망하기 그지 없군요. ㅋㅋㅋ
창수님, 실명으로 쓴 거 용서해주세용~~*
박창수님 연주는 처음 보는 거라서 나름 긴장도 하고 기대도 되고... 로비에서 지난주에 공연하셨던
김가영님도 만났어요. 그 때 얼마 이야기도 못했는데 저를 기억해 주셔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공연은 한 편의 연극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연기를 하듯이 건반을 다루는 두 분,
피아노를 손으로 치는게 아니라 온몸으로 피아노를 감싸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피아노를 마치 수족처럼 부리는 모습은 너무도 열정적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공상을 많이 하는 편인데, 공연을 보면서 이런 이미지가 떠오르더군요.
눈부신 조명이 교차하는 잿빛깔의 교도소. 적막한 분위기를 깨는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제 막 부임한 교도소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복도 끝에
있는 2개의 방 사이에 간수 한 명이 앉아 있었다. 그는 이 소리가 익숙한듯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비좁은 창살사이로 비친 모습은 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2개의 피아노였다. 의자에는 두명의
남자가 앉아 있는데, 피곤해 보이는 듯한 눈과는 대조적으로 입가에는 미소가 묻어있다.
그러다 그들은 다음 라운드를 위해 일어나는 복서처럼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그 감정이 꽤나 격하다. 혼신을 다한 연주 끝에 그들은 다시 허공을 보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사람들이 살기 위해 먹는다는 일반론이 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듯 하다. 그들은 마치 살기
위해 피아노를 치는 것 같다. 그만큼 그들의 연주는 절실하면서도 뜨거운 무언가를 불러 일으킨다.
졸고 있는 간수를 깨워 그들은 누구이며 누가 피아노를 허락했는지 물어봤다.
"그들의 이름은 창수와 치노입니다. 그들이 여기에 들어온 지는 1년 남짓 되었는데, 그 이유는
자세히 모릅니다. 그러나 전 교도소장은 그들을 받아들였고 얼마 후에 피아노를 들여 오더니
그 날부터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었죠. 그들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전교도소장은 그들을 거의 귀빈 대우 하다시피 했었죠. 그들과 항상 같이 식사를 했으니까요.
아마도 그는 죄수들을 교화시키려는 방안으로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장은 흥미로운 듯 담배를 입에 물며 말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 소장, 생긴 것과는 다르게 자신은 음악을 사랑한다느니, 음악가를 후원하고 있다느니
이런 말들을 하곤 했었거든요. 참나, 교도소에서 클래식 음악이 뭔 소용이람. 이미 썩을대로
썩은 놈들인데."
소장은 불쾌한듯 얼굴을 찡그렸다.
"자네, 말이 심하구만. 아무리 그래도 전교도소장 아닌가."
간수는 같은 소장이면서 남얘기하듯 말하는 그의 말투가 재밌는 듯 쳐다보았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하지만 얼마 후에 전 그들이 여기에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죠.
사실 그들은 죄수들의 교화를 위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그래? 그들은 왜 여기있는 거지?"
소장은 점점 흥미를 느끼는 듯 했다.
"제가 그들 담당이 되고 나서 아침 조회시간에 소지품을 몰래 뒤졌었는데, 작은 쪽지를 하나
발견했었죠. 잘은 기억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세상은 너무나 많은 말들로 넘쳐난다. TV에서는 의미없는 자막과 비현실적이고 허영에 가득찬
말들이 넘쳐나고, 인터넷에서는 익명성을 가장해 서로를 할퀸다.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미디어가
작사 작곡한 노래를 립싱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나 창수와 나의 절친한 우(友) 치노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으련다. 더이상 입을 더럽힐 수는 없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피아노가 있지 않은가.
피아노! 피아노!! 피아노!!!
오직 피아노만이 서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살아가는 이유를 말해준다"
아, 이제 그만 써야겠습니다. 사실 그냥 간단하게 관람기만 쓰려고 했었는데......
저도 모르게 수준 낮은 창작열에 불타버려서...민망하기 그지 없군요. ㅋㅋㅋ
창수님, 실명으로 쓴 거 용서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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