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상냥했던 우동 한 그릇
  • 등록일2009.01.31
  • 작성자주시완
  • 조회4509
친구와 함께 찾았던 풀룻 공연 말미에,
하우스 콘서트의 주인장인 박창수 씨가
정록기 씨의 공연을 기대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
겨울에 듣는 바리톤에는 남다른 맛이 있다고...

말은 확실히 씨가 되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성악 공연에 관심이 생겨서, 공연소개글을 꼼꼼히 읽어보았다.
무엇보다도 정록기 씨 사진을 보고 "아, 웬지 좋을 거 같은데..."하는 막연한 신뢰감이 생겼다!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선명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다정한 느낌의 피아노가 어우러져서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내 음악 한 번 맛 좀 볼래~" 라는 식의 자기 과시 욕망과는 정반대편에 서있는,
듣는 사람을 진정으로 진정으로 "위로"해주는 음악, 바로 그런 음악을 두 연주자가 들려주었다.
순전히 소리를 즐기러 왔을 뿐, 해설이나 설명 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록기 씨의 멋진 목소리와 위트가 곁들여지니 역시 멋졌다.
무엇보다도 배려심이 느껴졌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겨울 추위에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버린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따뜻한 우동 한 그릇같다고 해야할까...
겨울의 우동에는 특별함이 있다.
자극적이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저자극성의 국물이
겨울 추위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가슴 속에 웬지모를 따뜻함을 불어넣어준다.

겨울에 듣는 바리톤에는 남다른 맛이 있다고 하더니,
오늘에서야 그 남다른 맛을 볼 수 있었다.

차가운 겨울 밤에 먹는 따뜻한 우동 한 그릇,
잘 먹었습니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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