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기] 420회 관람후기 올립니다 ^0^*
  • 등록일2014.11.30
  • 작성자손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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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하우스 콘서트 관람 후기 2014.11.29. 7pmㅡ



나에게 처음 하우스콘서트의 시작은. 늘 일요일 오전이면 시작되었다.

비록 오디오에 CD를 넣고 때에 맞춰 음악을 바꾸어주는 아빠는 연주가가 아닌 DJ였지만, 아침 알람대신 조용한 선율로 깨워주시던 사랑이 아마 하우스 콘서트의 시작이지 않았나 싶다.

반가운 음악들이 있었다. 첫 번째 순서에 하우스콘서트 장을 가득 매웠던 ‘The Arrival of the Queen of Sheba  ‘ 가 주인공이었다. 늦잠 잔다고 이불을 돌돌 둘러매던 딸에게 줄 아침을 준비하시며 이 음악을 틀어주던 아빠의 모습이 스치듯 생각났다. 추억의 프레임에서 BGM은 아빠가 좋아하던 클래식이었고, 나는 그 많은 음악들의 정확한 작품 명은 몰랐지만 귀에 내려앉은 그 소리들을 본능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의 하우스 콘서트는 그래서 내 나름대로의 부제를 정해보았다. <동반 추억>이라고. 그 시절의 소리와 오늘 하우스콘서트에서 들은 소리. 같은 작품과 다른 장소. 하지만 과거의 추억과 현재 만들어져 가는 추억이 동반자가 되어 손을 잡고 내 귀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우스 콘서트는 평상(平牀)이다. 무대와 관객석이 일자(一字), 수평선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연주자들의 진지함, 악기의 섹시한 온도, 소리의 파장을 더 리얼하게 느낄 수 있다. 리얼리즘, 이런 리얼리즘이 있을까 싶다. 극, 극 사실주의라고 표현하고 싶었다. 이날 무대의 주인공이셨던 연주자 네 분께서 연주 전 주고 받는 눈의 대화는 설렘과 긴장감으로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다섯 번째 순서였다. 에서 소프라노 색소폰의 섹시한 기교에서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경험을 했다. 같이 온 친구에게 ‘최고다,정말……’이라는 말을 연거푸 내짓는거 말고는 달리 표현 방법이 없었다. 연주의 섹시함은 한 악기의 독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악기 모두의 아우라가 밑바탕 되는 무엇 인가였다. 소프라노, 테너, 알토, 바리톤의 음색은 서로 다른 춤사위를 지어내나 같은 이웃으로서 공존한다. 그 공존 속에서 작곡가의 가치와 연주자가 권하는 따땃한 인생사의 어루만짐은 하우스 콘서트를 재방문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더 앞서 사랑해야겠다는 욕구로 무의식 안에 자리잡았다.

거창한 예술담론이나 어려워서 들을 수 없다는 선입견을 접고 포근함으로 공연장을 방문하니 하우스 콘서트를 더 열린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 경험이 먼저냐 이론이 먼저냐는 논쟁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논쟁과 다를 바 없다. 하우스 콘서트를 듣기 전 설렘으로 조그마한 지식을 공부하고 온다면 그것도 즐거움일 것이요, 하우스 콘서트를 경험한 뒤 흥미가 생겨 공부하는 것도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넓은 폭의 식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 또한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콘서트가 될 것이다.

나 또한 책으로 접하고 이렇게 콘서트나 연주회를 접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무지의 대학생이지만, 이런 좋은 연주와 공연장을 찾을 때마다 더 깊이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신념으로 굳어지는 내적 변화를 느끼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여간 흥이 돋을 수 밖에 없다.

관객의 뜨거운 앵콜 요청에 연거푸 재 입장을 하시며 좋은 연주를 보여주신 S.with 분들의 미소와 열정이 너무 아름다워서, 앨범을 낸다는 말씀을 듣고 마음속에 선약을 해 놓았다. 꼭 들어봐야겠노라고. 텍스트로 모두 담기에는 짧은 필력 능력의 한계가 오나, 과거 회상과 음악적 전율, 집에서 듣는 것같이 편안함에서 나오는 카타르시스를 종합선물세트(그것보다 훨씬, 훨씬 이상의 가치지만)처럼 안겨주신 네 명의 예술가분들에게 열성적으로 박수 세례를 보냈었다.

1부가 끝나고 진행되는 와인파티, 좋은 술과 좋은 음악, 좋은 친구와 함께한 하우스 콘서트. ‘하우스 콘서트’를 쓰신 박창수 감독님과 너무 사진을 찍고 싶어서 친구와 나는 거절을 당할까 내심 조마조마했지만(책을 읽고 의견 표현이 분명하신 분으로 생각돼서), 사진 찍는걸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아직도 짜릿(?)한 기분이 여운에 남는다. 친구와 나는 나오자 마자 탄성을 질렀다. ‘기대 이이이이~~상!’

예전에 한 비평가의 글이 생각난다. 현대에와서 예술은 소위 ‘있는 자’들의 전유물로 존립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꼭 하우스 콘서트를 방문하라고 권할 것이다. 그리고 제일 어려운 것은 골목길에서 예쁘게 자리잡은 하우스 콘서트 장을 찾는 일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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