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회 하우스콘서트 관람기]- 권혁주 김호정 구자은 트리오
  • 등록일2015.03.03
  • 작성자김명희
  • 조회1836

​​간단한 저녁 요기를 하고 가니 8시 공연 시작 직전이다... 아니 이미 몇분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도곡동에서 하던 하우스콘서트가 대학로로 간 후 처음 가는 시간.



도곡동의 그 녹음스튜디오를 좋아했기에 대학로의 정부가 운영하는 '관제' 시설에서도 그 분위기가 날까하는 의구심을 안은 채.



그러나저러나 겨우 시간맞춰 들어가 안내해주시는 분들께도 더 신경쓰이게 하는 민폐를 끼치고서야 착석.



주인장 박창수님의 인사



그리고 바로 시작되는 공연.



그 음이 시작되자마자 속으로 짧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잘 왔다....



 



평일 저녁 시간 맞춰 도착하기 위한 동동 걸음과 오늘의 소소한 일들, 그리고 대학로 하콘에 대한 의구심 등이 한 방에 날아갔다.



그래.. 복잡한 와중에도 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잘 왔다'로 귀결되곤 했다.



억지로 틈을 만들어 공연장에 나를 집어넣은 결정에 안도하면서.



 



모차르트 피아노 트리오 3번



척 들으면 작곡가를 맞추는 수준이 전혀 못되는 나지만 몇몇 작곡가는 '아항~'하는데 그 중 하나가 모차르트. ㅎ



봄날 꽃밭에서 뛰노는듯 하고, 귀족들이 안온한 살롱에서 잔을 들고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음.



이 곡도 여지없다.



역쉬~ 모차르트..



그래도 음이 가볍고 얇다고나 할까.. 그 느낌이 그저 행복하기만 한 모차르트 분위기에 세련된 느낌을 좀 더 강하게 얹어준다.



북적이는 축제가 아니라 몇몇이 그저 자연을 구경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듯한 음의 전개.



다소곳한 즐거움이 도시의 분주함을 뚫고 온 내게 잘왔다고 하는 듯 하다.















 



공연을 듣다보니 이곳의 천장과 내부가 눈에 들어온다. 잘 시공된 녹음 스튜디오였던 율하우스와 달리 예술가의 집은 옛날 대학교 느낌이 난다.

(실제로 1층 안내를 보니 이곳이 경성제국대학 건물이었단다.) 빛바랜,, 그러나 역사도 안고 있을 듯한 빈티지풍 공연장은 도곡동과는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 난다. 예쁘고, 안온한 공간이었던 율하우스를 버리고 월요일이라는 공연 감상의 최악의 요일에, 예술의 찬바람을 맞고 있는 대학로로 이전하다니...  그야말로 박수칠 때 떠난 새로운 도전임이 느껴져왔다.



운영자인 작곡가 박창수님이야 그렇다치고 여전한 자원봉사자분들. 입구에서 들어설 때부터,, 아 자원봉사자구나 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공연시작이 나 때문에 1분은 늦어졌을 법한데 ㅠㅠㅠ 웃으면서 소근소근 자리를 안내해주는 분들, 중간중간 안내를 전달할 때 활짝 웃는 분들. 스텝분들이 좋아서 하는 자원봉사자이기에 그러한 친절과 배려가 가능했으리라.. (어떻게 된게 요즘은 돈 받고 하는 분들이 더 딱딱하다..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체임버홀의 안내 직원들에서 웃음을 본 기억이 거의 없으니 말이다.)



공연 후 와인과 치즈, 과자류 들이 차려지고 대화시간. 늦은 시간에 어디 들어가서 소감 나누기도 그렇고, 헤어지나니 아쉬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함께 관람한 님들과 아주 편안하게 의견을 나눈다. 아마 와인이 그 편안함을 주는데 크게 기여한 듯.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공연 전 박창수님이 공연 후 특별한 공연이 있다고 했는데 안하나.. 하는 말이 나왔다.



우리는 즉시 궁금해져서 물어보니 한단다.



오호,,,



 



이어서 길다란 대나무 같은 것이 등장하고, 생전 처음보는 밸러스 아트가 펼쳐진단다.



정말 처음 들어보는 말.



공연자가 얇고 긴 대나무를 수십개 연결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퍼포먼스하듯 보여주는데 압권은 박창수님의 즉흥 연주다.



오늘 처음 본 분이라는데 바로 나오는 연주다.



처음에는 작업에 비해 좀 무겁지 않나 싶었는데 어느새 퍼포먼스와 너무 잘 어울리는 배경음이 됐다.



피아노 연주가 없었다면 TV 묘기 프로그램에 나오신 등장한 분인가 했을 텐데 행위 예술이라도 하시는 분위기가 났다.



공연 내역은 아래와 같은 가늘고 긴 대나무 수십개를 균형을 유지하며 연결하고 형태를 지키는 것. 맨 마지막에 아주 가벼운 터치로 그 모든 나무가 분리되는 걸 보고서야 깜놀.













세 분의 연주자도 열심히 보시는데,,,  이 분들도 세속에 계시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ㅎㅎㅎ 고고하게 연주만 하실듯 한데.. 우리와 같은 세계에 오셨다는...

 





와... 이거 우리 너무 뽑고 가는 거 아냐?



공연에,, 와인에,, 밸런스 아트까지..  충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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