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2회 하우스콘서트 관람기 - 피아니스트 박진형
  • 등록일2019.01.23
  • 작성자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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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날 자신만의 소리를 가지고 있는 또 한명의 훌륭한 음악가를 만났다.



피아니스트 박진형. 그는 맑고 명료하면서 예민한 사운드로 음악의 텍스트를 선명하게 구현해냈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신비스러운 느낌까지 들었다. 박진형만의 아름다운 피아노 음색은 이 날 프로그램이기도 했던 바흐와 드뷔시에 잘 어울렸는데 특히 그의 바흐가 연주 될때 나는 굉장히 자연스럽고 살아있는 소리들을 경험했다. 만약 그런 사운드로 골드베르크나 평균율을 그가 연주한다면 무슨일이 있어도 들으러 갈 것이다. 하지만 슈베르트의 즉흥곡 3번과 앵콜곡이었던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하는 도중 음이 결여되기도 하고 미스터치를 듣기도 하는 등 완성도면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치 노래하듯 어떤 흐름을 타면서 연주되는 그의 신비스러운 피아노 음색에 매료되어 음악회 내내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피아니스트 박진형은 더 높은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만한 만 22세의 어린나이이다. 때문에 음악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테크닉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진다면 지금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들과 어깨를 동등히 하는 날이 오지않을까.      

설레었던 만남을 뒤로 예술가의 집을 나오면서 앞으로 이 소년의 음악이 가치를 인정받아 티켓을 구하기 더 어려워지기 전에 무대를 자주 찾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