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2026 줄라이 페스티벌
  • 등록일2026.08.01
  • 작성자권혜린
  • 조회52


매년 즐겁게 함께 하는 줄라이 페스티벌-
7월 1일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31일이 훌쩍 지나갔다.

모든 날을 다 현장에서 즐기지는 못했지만
유튜브 생중계로, 혹은 다시보기로 대부분의 공연을 다 보면서
대체로 독일어권 고전-낭만 음악에 젖어있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19세기말-20세기 초 프랑스 음악의 즐거움에 흠뻑 빠진 한 달이었다.

마지막 공연인 31일,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이관욱 피아니스트의 무대는
라인업이 나왔을 때부터 화제였는데 역시나 매진이 되었고
일찍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과 촬영팀 등
북적이는 분위기 속에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축제의 마지막 날 다운 그런 날이었다.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으로 시작해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 라벨 쿠프랭의 무덤까지,
<프랑스의 빛>이라는 올해 축제의 주제에 잘 어울리는
반짝이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올해 줄라이 페스티벌을 보내주는 마음은
아쉬움이 대부분이지만, 또 1년을 기다리면 새로운 주제로 한 달 간의 축제를
즐길 수 있으니 설렘도 어느 정도는 있다고 해야 할까?
(내년 주제는 체코라니, 기다리는 내내 행복할 것 같다!)

다채로운 편성의 기악 공연과 성악, 무용, 렉처 등
지루할 틈 없이 구성한 올해의 줄라이 페스티벌도 알차고 즐거웠다.
특히 세 분의 전문가를 초청해 3회나 마련되어 재미있게 공부하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던 렉처는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올해도 신진 연주자들을 여럿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고,
쉽게 접하기 힘든 공연-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스무 개의 시선'-도
과감하게 시도해 역시 하콘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거나 무덥거나 둘 중 하나인 7월의 서른 하루의 날들을
좋은 시간으로 꽉꽉 채워준 멋진 연주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밝은 미소로 관객들을 맞이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일 하시는 하코너 분들,
멋진 사진으로 공연의 여운을 더욱 길게 남겨주시는 사진작가님들,
뚝심과 열정으로 이 축제의 스토리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박창수 선생님, 강선애 대표님, 한진희 매니저님께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나의 7월은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즐거울 때도 있고 울적할 때도 있으며
바빠서 죽겠을 때도, 한가해서 곤란할 때도 있다.

하지만 7월의 줄라이 페스티벌이 늘 그 자리에 있다는 건 아주 큰 위안이 된다.
내가 어떤 상태이든 적어도 7월의 매일 저녁엔 내가 움직이기만 하면
음악으로 숨쉬고 충전하고 기분 전환 할 수 있다니, 얼마나 든든한가.

내년 7월은 더욱 무덥겠지만
분명히 더 새롭고 즐거울 줄라이 페스티벌을 손꼽아 기다린다.


댓글

1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
하콘 2026-08-04 17:32:57
늘 그 자리에 있어 위안이 된다는 글이 큰 힘이 되네요. 저희에게 가장 기쁜 말은, '그곳은 늘 그대로다, 변함없다.'는 것이거든요. 혜린님 역시, 변함없이 7월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