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하우스토크 | 안상수(Graphic Designe)
  • 등록일2015.08.14
  • 작성자하콘
  • 조회2164


제31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5년 7월 22일(수) 8시 
출연: 안상수(Graphic Designer)

 

“날개님 시간 있으세요?”
위의 문장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학생(배우미)이 교장(날개) 안상수를 찾는 소리입니다.

안상수체로 잘 알려져 있는 안상수는 20여 년간 미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60의 나이에 돌연 재직하던 학교를 떠나 새로운 학교를 세웠습니다. 바로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인 PaTI입니다. 한배곳(학부), 더배곳(대학원) 과정을 통틀어 7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PaTI는 우리나라 유일의 독립(?)미술학교입니다.

“저는 이 학교를 저의 디자인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어요. 학교를 디자인하고 있는 거죠. 더 근본적으로 얘기를 하면 제 삶을 디자인해보고 싶었어요.”

60이라는 인생의 한 매듭에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손에 쥔 채 매듭을 짓기보다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하는 그는, 세상을 떠날 때 뭘 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학교를 만들기로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결심에도 용기가 필요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쳐도 늦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걸어놓고 몇 년간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60의 나이에 자신이 타고 있던 기차에서 그는 내렸습니다.

안상수는 세상에 대학이라는 큰 제도가 있지만 미술학교라면 마땅히 미술학교만의 멋스러움, 예술적인 감성이 길러져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표준화의 위험성을 떠나 들판의 다양한 꽃이 피듯 다양한 학생들을 길러내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입니다.

“얼마나 자기 삶이 생기있게 돌아가느냐가 문제인 거예요. 그 문제를 계속 일깨워주어야 하는 거죠. 이렇게 해랴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거에요.” 

63세의 날개 안상수는 점프수트 작업복 차림에 눈에 보이는 피사체를 이따금씩 카메라에 담으며 나긋 나긋하게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저는 자꾸 다짐하고 있어요. 저를 존중하고, 북돋아주고면서요.. 60 이후의 삶은 보너스라고 생각해요. 아주 바싹 마른 나무가 타면 재도 안 남거든요. 하얗게 타버리는 거죠. 저는 그렇게 하얗게 타버리고 싶어요. 한 톨도 안 남기고 싹 타고 싶어요. 그걸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그럴 수 있게끔 저에게 기운을 주세요.”

 

그가 들려준 60 이후의 인생 이야기는 마른 나무에 불을 지피듯 뜨거웠습니다. 그렇게 그는 밝게 웃으며 파주에 꼭 놀러 오라고 당부하며 길을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