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하우스토크 | 김인희(예술경영)&제임스전(안무)
  • 등록일2015.10.19
  • 작성자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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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5년 9월 16일(수) 8시 
출연: 김인희(예술경영)&제임스전(안무)

 

국내 최초의 민간 직업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는 올해로 무려 창단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민간단체로서 정해진 예산 없이 창단 모던발레 100여 편을 올리며 어떻게 20년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하콘 주인장 박창수와 함께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 단장 그리고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시작하기가 무섭게,
20년을 맞이하는 소감을 물어보기가 무섭게,
제임스 전은 충격 발언(?)을 했습니다.

전: “서울발레시어터의 발전을 위해서 제가 빨리 떠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자식처럼 키워온 서울발레시어터를 떠나겠다는 그의 이야기에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20년간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해왔지만 이제는 차세대 안무가가 나와 세대교체가 되어야 발전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14년째 하우스콘서트를 해오며 “고인 물은 썩게 되어있다. 떠나고 싶다.”라고 얘기해오던 박창수 대표도 고개를 끄덕이며 제임스 전의 얘기에 공감한다고 얘기합니다. 제임스 전과 김인희 단장은 물론 불쑥 떠나진 않겠지만, 든든한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나면 차세대 단장과 예술감독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했습니다.

이들이 처음 발레단을 창단한 계기는 사실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90년대 중반, 후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우리도 이제 외국에서 만든 작품만 하지 말고 우리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얘기가 나왔고, 그렇게 3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발레단을 창단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얼마나 무모한 도전인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회고합니다.

20년간 30여 명의 단원들과 행정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4대 보험료를 냈지만, 딱 6개월간 월급을 주지 못하고 잠시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발레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열정 탓이기도 하지만 발레를 배우기 위해 겪어왔던 어려운 환경들이 밑거름이 되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김: “만약 제 부모님이 재산이 많아서 그냥 사회에 투자한다는 의미로 발레단을 만들어주셨다면 아마 3년도 못해보고 그만뒀을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한땀 한땀 노력해서 얻어왔기 때문에 오히려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김인희 단장은 고비를 맞을 때마다 그간 생명의 은인처럼 도와주신 선생님, 어르신 멘토를 생각하며 개인과 사회에 진 빚을 발레단을 통해 갚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최근 6년간은 ‘빅 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인들에게 발레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울발레시어터가 국내에서 다양한 창작 작품을 올렸지만 지역 공연장에 가면 아직도 ‘백조의 호수’같은 고전발레가 아니면 공연을 보러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유럽에서 창작발레가 연일 매진되는 사례를 보며 국내에서도 발레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두 리더의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어렵게 유지해온 서울발레시어터가 앞으로도 새로운 창작발레 작품을 발표하고 더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고 더 많은 관객들이 찾게 되기를 응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