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하우스토크 | 김기철(조선일보 문화부 부장)
- 등록일2015.11.11
- 작성자하콘
- 조회1738

제42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5년 10월 28일(수) 8시
출연: 김기철(조선일보 문화부 부장)
얼마전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소식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장안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간 많은 연주자들이 해외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지만 이 정도로 전 국민이 주목한 경우는 처음이었는데요, 널리 알려지기까지 수많은 노력이 있었겠지만 김기철 부장의 숨은 공이 컸습니다. 바로 정치/경제/사회 이슈가 가장 먼저 기록되는 신문의 1면 톱기사와 3면 한 페이지 모두를 조성진의 우승 소식으로 장식한 일입니다.
“제가 문화부에 온지가 20년 가까이 됐고, 신문사에 들어온지 24년이 됐는데, 저도 처음 보는 일이에요.”
김기철 부장은 쇼팽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이 있기 직전 운명처럼 문화부 데스크를 맡았습니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루기 위해 그는 편집회의에서 이 사건의 중요성을 설득했고, 결국 매일 주요 뉴스가 넘쳐나는 정치/경제/사회 뉴스를 뚫고 조성진의 우승 소식을 1면 톱기사와 3면 전페이지에 내보냈습니다.
“쇼팽 콩쿠르 우승은 한 사람의 영예를 넘어 음악계 전체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대중들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고 더불어 클래식 음악계는 관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는거죠.”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얘기했지만, 하톡 참가자들은 숨겨진 스토리와 그 의미를 귀를 쫑긋하며 경청했습니다. ^_^
본래 역사학도인 김기철부장은 졸업 이후 진로를 고민하다 ‘기자’의 길을 선택 했습니다. 역사학자가 과거의 자료속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기자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속에서 사실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업이기에 역사학자와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는 지금도 간단한 곡은 칠 수 있을만큼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어쩌면 오래 전부터 문화부 기자가 될 준비를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_^
지방 소도시 진주에서 자란 김기철 부장은 홀어머니 아래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았지만, 그 어머니는 아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싶어했습니다. 어느날, 어머니가 녹음기를 건내시며 피아노 치는 걸 녹음해오라는 특명을 주셨습니다. 그 때 칠 수 있는 곡은 ‘즐거운 나의 집’처럼 피아노 소곡집에 있는 곡뿐이지만, 분부대로 녹음해서 집에 가져갔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어머니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과 사치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부엌에서 힘들게 일하면서도 아들의 연주를 들었을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아무리 연주를 잘한들 이만한 기쁨이 될 수 있었을까요? 제가 아무리 서툴게 연주를 해도 어머니는 굉장히 만족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음악이 일상적인 사람들에겐 별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음악이 절실하고 한 사람이 살아야 할 이유를 주는 순간이 되기도 하죠…”
어쩌면 김기철 부장은 이렇듯 절실하게 음악을 만났기에 지금도 현장에서 벌어지는 감동의 순간을 역사로 기록하는 운명을 만난 것 같습니다. 두 시간을 훌쩍 넘어 계속된 하우스토크는 밤이 깊도록 이어졌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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