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회 하우스토크 | 임미정(피아니스트)
- 등록일2016.01.03
- 작성자하콘
- 조회2069
제48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5년 12월 9일(수) 8시
출연: 임미정(피아니스트)
하우스토크는 12월 한 달간 국내 문화예술계에서 의미있는 걸음을 걷고 있는 분들과 함께 합니다. 그 두 번째 순서로 피아니스트이자 한세대학교 교수, 그리고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의 이사장인 임미정과 함께 했습니다. 얼핏 그녀의 역할을 들으면 대단한 욕심쟁이다(?)라고 쉽게 어림짐작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3박자는 임미정에게는 필연적인 결과였습니다.
어린시절,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당연하다는 듯 ‘고아원장’이라고 답했던 임미정은 피아니스트의 길을 갈지, 다른 길을 갈지 꽤나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회상합니다. 피아노를 좋아했지만 언뜻 화려해보이는 음악가의 삶은 그의 이상과는 달라보였습니다. 거듭된 고민 끝에 결국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한 임미정은 어느날 연주를 위해 방송국에 방문했고,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장면을 만나게 됐습니다. 바로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으로 흡사 아수라장이된 방송국 로비의 모습이었습니다.
“당시에 학교에서 치열하게 피아노를 하면서 점수를 신경쓰는게 불편했어요.. 음악은 왜 이런거야? 라고 생각하던 차에 방송국에서 있을 수 없는 비극을 겪는 인간들의 아픔을 너무 진하게 봤고, 그게 머리에 남았어요.”
고3 수험생 시절, 위암 말기 판정으로 너무나 빨리 아버지를 떠나 보내야했던 임미정은 충분히 슬퍼할 여유도 없이 대학입시라는 과정을 지냈습니다.
“제 마음 속에서는 인생이 그렇게 행복한게 아니었어요. 어머니가 50대에 갑자기 남편을 잃고 슬퍼하는 모습, 그리고 세 자녀를 갑자기 책임져야 하는 한 개인의 모습을 발견했어요. 최루탄 냄새가 가득한 학교에서 음대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저는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했고 제 마음속의 풍경은 우울했어요.”
즐거움보다는 우울감이 가득했던 그녀가 음악의 진정한 기쁨을 맛본 것은 유학시절 ‘남북 가곡의 밤’ 음악회였습니다. 당시 뉴욕에서 남북한의 가곡을 한대 모아 연주 했고 뉴욕의 실향민들이 눈물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을 때 임미정은 처음으로 음악가가 된 것에 대한 깊은 프라이드를 느꼈다고 얘기합니다. ‘인간의 고통을 음악이 나눌 수 있다는 것..’ 그런 기쁨을 느낀 임미정은 이후 피아니스트로서 남북을 오가며 연주하고, 더 많은 음악가들이 의미있는 일에 동참하기를 바라며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을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음악 하나에만 집중해도 부족한 마당에 교육자로서 그리고 재단의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금도 계속 마음 속에서는 방황을 하고 있다며 웃어보이는 임미정은 결국은 음악가, 교육자, 재단 이사장, 이 세 가지를 다 같이 가져갔을때 그 안에 내용이 채워지는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어느 한가지를 빠르게 키우기보다 느리게 가더라도 그 세가지를 유지해가는 것, 그것이 서로를 완성시켜간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입니다.
“제가 음악가로만 살았다면 과연 나의 음악이 더 좋아졌을까? 라는 질문을 해요.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여러 경험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엔진의 구석 구석을 보게된다고 할까요? 음악가들은 보통 사회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요. 결국 음악가의 삶이 사회와 연결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구성원들도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럽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임미정은 음악가로서 치열하게, 교육자로서도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 지속가능한 국제문화예술개발단체로 성장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영혼의 진화를 위해서 삶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말을 좋아해요. 저는 지금도 피아노를 보면 너무 흥분되고 좋아요, 그런데 음악도 중요하지만, 세상의 비참함을 다루는게 저에게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 있어서 음악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최근에 참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나 하나가 내가 볼 수 있는 최선의 가치와 희망 그리고 좋은 일로 나의 삶을 완성시키면 그게 모여서 사회가 변화될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내 삶의 완성 하나가 제일 중요하구나.. 그러면 우주를 완성하게 될지 모른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피아니스트 임미정의 삶이 완성되어가며 그녀의 발걸음으로 인해 그 주변도 더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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