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하우스토크 | 장재효(국악타악)
  • 등록일2016.02.11
  • 작성자하콘
  • 조회1983


제54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6년 2월 3일(수) 8시 
출연: 장재효(국악타악)

하우스토크에서 장재효를 소개하며 ‘국악타악 연주자’라는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사실 그 타이틀을 달면서도 뭔가 이렇게만 규정하기엔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비슷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하콘 주인장 박창수는 하우스토크를 시작하며 다짜고짜 장재효에게 질문을 합니다.

“장재효씨는 정말 특별해요. 그런데 정체성이 딱 명확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오셨는데, 뭐라고 규정 짓기가 어려운데, 자신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질문, 단순해 보이지만 무거운 질문이었습니다.

“저를 옭아매고 있는 사슬과도 같은 부분을 말씀해주셨어요…..”

장재효는 자신이 우주를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으로써 고민을 가지고, 대답을 찾기 위한 도구로 음악/예술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그를 옭아매는 사슬과도 같은 부분은 뭘까요? 그것은 그에게 드리워진 ‘전통음악가’라는 타이틀입니다.

“해외에 나가서 저를 전통음악가로 소개하는 순간 모두가 ‘너의 전통음악을 보여줘’라고 얘기해요. 그러면서 개인 장재효는 없어지는거죠. 제 음악을 궁금해하지 않는 현상을 많이 접했어요. ‘나도 내 음악이 있거든?’ 아무리 얘기해도 이미 전통음악가라는 필터가 껴있는거에요.”

비단 해외에서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국악인’, ‘전통예술가’라는 일종의 범주는 그의 음악을 제한적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저는 음악가이고 싶어요. 국악인이 아니라.. 음악인이고 싶은 후배들에게 ‘전통음악가’라는 굴레를 벗겨주고 싶어요. 악기는 그냥 도구일 수 있잖아요. 이것이 그 사람의 예술세계를 규정하게 하고 싶진 않은거에요.”

전통악기를 다루지만 철저하게 동시대성을 획득하고싶다고 하는 그는 그 고민에 걸맞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푸리, 슬기둥의 멤버로 새로운 음악을 제시했으며 소나기 프로젝트를 통해 장구 앙상블 작품 <바람의 숲>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여우락페스티벌의 음악감독, 북촌뮤직페스티벌 예술감독, 일본 스키야키 미츠 더 월드 페스티벌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 둘씩 깨나갔습니다.

“저는 ‘경계’에 있지 않고 ‘사이’에 있어요. 딱 중간에 있어요. 퓨전국악, 대중음악, 아방가르드 그리고 전통에 문어발처럼 발을 놓고 있어서, 중간에서 조율하는 느낌도 있어요 (웃음)”

모 포털에서 테스트를 해보면 ‘합리적인 조정자’라는 결과가 나온다며 환히 웃어보이는 그는 열심히 고민해온만큼 열심히 활동해왔습니다. 우리에게 ‘국악’, ‘전통음악’에 대한 색안경이 있었다면, 이젠 그 범주에만 머물지 않고 본연의 ‘음악’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고민하는 그를 마주하며 우리에겐 우리의 고정관념을 타파할 몫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