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하우스토크 | 정한빈(Piano)
- 등록일2016.02.26
- 작성자하콘
- 조회1730

제56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6년 2월 22일(수) 8시
출연: 정한빈(Piano)
이번 하우스토크는, 보내는 메일마다 '기가 인터넷급'의 빠른 회신 속도를 자랑하며 세 매니저들을 감탄하게 했던 성실한 피아니스트, 정한빈과 함께 했습니다. 특히 보내온 프로그램의 곡마다 그 작품이 작곡되었던 시기가 꼼꼼히 적혀 있어, 최근 하콘 매니저들 사이에서 '핫이슈'였는데요^^ 하우스토크가 진행되기 이틀 전 하우스콘서트에 출연했던 만큼, 박창수 대표는 그날의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틔었습니다.
박창수(이하 박): "보내온 프로그램 내용을 보니까, 지금까지 어떤 연주자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곡목마다 작곡 연도가 쓰여 있더라고요. 그거 보고 놀랐어요. 굉장히 공부하는 연주자구나~ 생각 했어요. 이렇게 분명하고, 꼼꼼하고, 빈틈없이 응답하는 연주자가 드문데… 매니저들이 칭찬하더라고요."
정한빈(이하 정): "필수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살아온 생애가 짧은 작곡가도 있지만, 긴 생애에서 변화의 시기를 겪은 작곡가도 있고요. 그 시기에 따라 작곡 기법과 음악적인 성향이 달라지는 경향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단순히 어떤 작곡가가 쓴 어떤 작품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느 시기에 작곡된 작품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정한 칭찬의 말을 건네며 토크의 서막을 연 박창수 대표. 이제는 연주자들을 당황시키는데 전문가가 되어 버렸다고 말하며 그만이 할 수 있는 날카롭지만 애정 어린 질문들을 쉴새 없이 쏟아냈습니다. 물론 한빈씨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고요^^
박: 하우스콘서트에서 연주할 때, 1부에는 흰색 옷을, 2부에는 검은색 상의를 입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정: 단순한 이유였어요. 제가 연주할 때 땀이 많이 나는 스타일이라서요... 2부 때 좀 더 열정적인 곡을 연주하고 땀이 많이 날 것 같아^^; 좀 가리고 싶었어요.
박: 나는 그 옷 색깔을 보면서, 두 색깔을 서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1부에서 연주한 곡이 브람스가 죽기 3년 전쯤에 쓴 곡인데, 박력 있는 곡이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노년에 쓰여진 곡이니까 자기의 어떤 절제된 열정 또는 처절함 같은 것이 느껴지는 곡이라서, 거기에 흰색 옷이 어울리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예쁘거나 밝거나 한 곡이 아니니까요. 내가 만약 연주자였다면, 흰색을 안 입었을 것 같아요.
정: 네 저도 작품의 성격을 봤을 때는 그렇게 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해요. 저는 다만 흘러내리는 땀을 해결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말하는 한빈씨에게, '연주자에게는 약간의 반항기와 똘끼(?)도 필요하다. 정리되어 있고,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 곡에 몰입되고, 감탄하게 하는 요소는 그런 것이 흐트러졌을 때 발견되기도 한다.'라며, 무대에서만큼은 '조금 덜 착할 것'을, '조금 더 흐트러질 것'을 주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 아직은 제가 흐트러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공부나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요. 길릴로프 선생님도 To be artist.. 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연주하는 순간만큼은 좀 더 자유롭게 맡길 수 있어야 한다'라고요. 저도 갈망하지만... 쉽지는 않아요.
한빈씨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어머니도, 지금 이 시간만큼은 아들이 아닌 '피아니스트 정한빈'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머니: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을 후회해 본 적은 없는지,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이 길을 괜히 갔다라고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일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도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면서 피아니스트로서 살아갈 자신이 있는지...
사실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을 후회해본 적이 아주 많다는 의외의 대답으로 말문을 연 그는,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정: 음.... 사실 피아니스트로서 이 길을 후회해 본 적은 아주 많아요. 그래도.. 다시 태어나도 피아노를 하고 음악을 할 것인가 스스로 질문 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했을 것 같다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이 세상에서 다른 어떤 것이 주는 힘보다, 음악이 주는 위로가 가장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을 갈 자신 있어요. 그래야지만 제가 살 수 있을 것 같고요.
이토록 자신의 앞에 놓인 길에 확신을 갖고 있지만, 아직도 한 연주가 끝나면 다음 연주 걱정을 시작한다는 한빈씨. 가끔은 너무 스파르타식으로 사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하콘과 하톡을 통해 보여주신 '피아니스트 정한빈'만의 특별한 색깔, 그리고 잠재되어 있는 똘끼를^^; 다시 만났을 때는 마음껏 분출하실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아시죠? 흐트러지세요 한빈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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