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하우스토크 | 박근자(서양화가)
- 등록일2016.07.26
- 작성자하콘
- 조회1601

제69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6년 7월 20일(수) 8시
출연: 박근자(서양화가)
69회 하우스토크는 서양화가 박근자와 함께 했습니다.
박근자는 지금까지 60여 회의 하톡 출연진 중 최고령임에도, 소녀 같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림과 명상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때면 특히 맑은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가 가진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졌는데요. 박근자의 추억과 현재의 모습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하우스토크를 열며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故유현목 감독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콘 주인장 박창수는 故유현목 감독에 대해 “예술영화를 추구하셨던 분이고, 예술성을 끌어올렸던 분이다. 여러 예술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조예도 깊으셨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혹시 그의 명성에 부인이었던 박근자가 가린 것이 아닌가 물었습니다.
“아니에요, 제 탓이죠. 제가 뭘 열심히 파고들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대신에 제 남편은 무엇이든지 했다 하면 무섭게 집중하는 성격이었죠. 그래서 좋은 작품들을 낼 수 있었고요.”
박근자는 소탈하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의 유연하고 다양한 관심사로 인해 故유현목과의 관계가 상호보완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으로 박근자의 예술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박근자의 추상화는 ‘구상과 비구상의 혼합’ 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라고 정의할 수 있겠는데요.
“화가란 하나님의 흉내를 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추상화의 대가는 하느님이거든요. (...) 전자 현미경 속에 나타나는 미립자의 세계를 보면 아름다운 추상화의 세계가 벌어지더라고요. (확대)하면 할수록 정교해지고 아름다워지고 완벽해져요.”
이처럼 ‘단지 우연처럼 보일 뿐인 엄격한 질서’가 바로 박근자가 추구하는 미적 방향성을 잘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박근자는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해 여행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명상’이었습니다.
“‘내 그림이 자유롭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데에서 명상이 시작됐어요.”
또 그는 살면서 겪게 되는 체험으로부터 다양한 것을 깨우치면서 보다 깊이 있는 작품세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제가 80년대 초에 북악산을 여럿이 산을 오르내린 적이 있었는데, 죽을 뻔 한 적이 있었어요. (...) 그동안 제가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 ‘살도록 해주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때야 그걸 알게 됐죠. 그런 걸 알게 되는 게 인생이 아닌가 생각해요. 많은 그림을 제가 그리진 못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그림은 점점 농익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토크를 마치면서 박근자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불가에서는 과거는 지나가버렸기 때문에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없다고 해요. 그러니까 순간밖에 없는데,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라는 거죠.”
그가 살아온 시간만큼 현명함을 얻는 걸까요, 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박근자의 얼굴에서는 완숙한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다정하고 수수한 미소로 마음 따뜻했던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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