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회 하우스토크 | 심철종(연극인)
  • 등록일2016.09.09
  • 작성자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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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6년 9월 7일(수) 8시 
출연: 심철종(연극인)

제73회 하우스토크는 연극인 심철종과 함께 했습니다.
심철종은 실험적인 연극 작품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극단 <씨어터제로>, 춘천 국제마임페스티벌 <난장페스티벌>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실험연극을 친근하고 가깝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과 이 사회, 이 공간에서 이 직업을 가지고 죽을 때까지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어요.”

심철종이 처음 연극에 입문한 것은 83년도였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심철종은 “제가 연극에 입문한지 얼마 안됐던 때였는데, 그 당시의 연극이 저는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저의 예술을) 막 분출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합니다. 그 때부터 그는 하우스콘서트 주인장인 박창수와 함께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공연을 많이 했는데, 박종철 고문 사건 등 사회적인 이슈와 맞물려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난리가 났었죠. 15분 정도를 (TV에) 나왔는데 마치 추적 60분 나오듯이 ‘한국의 실험예술이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꼭지로 취재를 했어요. 기자가 박종철에 대한 이야기인 거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하면서 (공연을) 했어요. 아주 재미있었어요.”
젊은 시절부터 실험예술에 대한 열정이 각별했던 그. 심철종은 그때 그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예술을 할 수 있는) 힘을 지금까지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우리나라 연극계가 오태석이나 몇 분을 빼놓고는 미국 스타일의 연극이 대부분이었어요. 코미디나 러브 스토리가 다수였는데, 저는 저런 연극을 왜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극이라고 하면 깊이 있게 표현해야 하고, 인간의 내면의 무언가를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이 거의 없었어요.”
80년대 이후로 심철종은 인간 내면의 표현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의 이러한 관심은 투병 이후에 더욱 심화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8년 전에 6개월 선고 받았거든요. 근데 8년을 살고 있어요. 제 개인적인 얘기지만 병에 걸려서 전 너무 행복해졌어요. 병을 얻고 나서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요즘에 하는 작품도 죽느냐 사느냐를 다루는 거고. 그래서 행복해요.”

한편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도 그의 화두 중 하나입니다. 그가 예술에 임하는 태도,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예술계에 대한 날카로운 평가는 바로 이러한 탐구 정신에서 비롯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연극을 통한 자신의 삶, 자신에 대한 발견, 자신이 왜 살아가고 있고 무엇을 그리고 있나에 관심이 많아요. 제가 만드는 연극은 주로 그런 것들이에요. 이미지를 멋지게 보여준다, 예술의 세계를 열어주고 판타지를 관객들에게 준다는 것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거예요.”
“실험이라는 게 (요즈음) 활성화는 많이 됐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예술의 방향이) 본질적인 예술과 이 사회 등에 맞춰야 하는데 다른 것에 맞춰져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어 부토 페스티벌을 한다든지 할 때에 부토에 대해 공부를 하고, 그 정신을 이해하는 게 아니고, 그냥 분칠만 하고 행동만 ♡는 게 아닌가 싶어서 아쉽죠. 그런 것이 좋은 관객들이 오도록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30년 이상을 연극에만 몰두해온 그는 이제 연극계의 장인(匠人)이라 칭할 수 있는 깊은 내공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대담을 마무리 지으며 그에게 꿈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릴 때는) 꿈이 없었어요. 정말. 중고등학교 때는 그림을 잘 하나보다 했지만,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몇 가지 꿈이 있어요. 한 가지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한 평 극장’과 ‘옆집에 배우가 산다’를 좀 더 고민을 하면서 활성화 시키는 것이에요. 또 하나는 창수 씨와 작품을 하나 만드는 게 내 꿈이에요. 박창수의 사운드와 나의 이미지를 합쳐서 ‘100인의 오필리어’라고… 2-3년 안에 이뤄져야 하는 꿈처럼 지금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느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예술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또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박창수와 예술적인 동지로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던 심철종의 소망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박창수와의 각별한 우정과 더불어 그의 예술 세계도 더욱 더 깊어지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