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9회 하우스콘서트 | 박창수(Piano)
이른 봄날 저녁, 자신의 분신인 피아노를 한 없이 학대하는 그에게서, 그렇게 자기 자신을 격렬히 몰아대는 그에게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고통과 절망,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분노와 외로움이 얼핏 눈에 보이는 듯했다. 자신을 무한에로 확장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넓이와 깊이가 어렴픗이 느껴지는 듯했다. 자신의 존재를 모두 파괴함으로써 타인의 삶을 거짓에서 끌어내는 사람, 그런 구도자 앞에 서 있는 사람처럼 내 심장은 부끄러움에 계속 쿵쾅거렸다.
529회 관객으로 참여...